여행

해변 여행자를 위한 헬스 가이드

2023.02.20

by VOGUE

    해변 여행자를 위한 헬스 가이드

    연말, 여름 나라나 수영장으로 휴가를 떠날 예정이라면? 당신이 명심해야 할 바캉스 매뉴얼.

    지난해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내 오락성 수중 활동 관련 발생 질병이 매년 9,000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으며 그중 ‘수영’을 수인성(물로 전염되는 특성) 호흡기 및 귀, 피부 감염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드물지만 수영장이나 호수, 강, 바다에서 발견되는 병원균으로 위장 질환 등 보다 심각한 질병이 야기되는 경우도 있으며, 아주 드물게 ‘살을 파먹는 박테리아’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죠. 실제로 지난달 플로리다 출신의 여성이 해변에서 넘어져 다리를 긁힌 후 살을 파먹는 박테리아에 감염되어 사망한 케이스가 있었습니다. 탬파종합병원의 유행병 학자이자 사우스플로리다의과대학 조교수로 재직 중인 시사 락슈미는 “물론 이처럼 극단적인 케이스는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수영 관련 질병은 상당히 흔하게 발생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임산부나 어린아이, 면역 체계가 손상된 이들의 경우 이러한 질병에 감염될 가능성이 더욱 높죠. 앞서 언급된 그룹에 속하지 않을지라도 수인성 질병으로부터 완전히 안전할 수 있는 사람은 단언컨대 없습니다. 지금부터 해변이나 수영장, 호수로 휴가 떠나기 전 알아둬야 할 헬스 가이드를 공개합니다.

    수영장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내 수인성 질병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수영장’입니다. 수영장 내 화학 처리한 물에서는 크립토스포리디움(이하 크립토)이라는 기생충에 노출되기 쉬우며 여기에 감염될 경우 ‘크립토스포리디오시스증’이라 불리는 위장 질환 발생이 우려됩니다. CDC 발표에 의하면 2009~2017년간 크립토스포리디오시스증 발병률은 매년 약 13%씩 증가해왔습니다. 그리고 해당 기간 발생한 크립토 관련 질환 중 절반 이상의 케이스가 수영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죠. 락슈미 교수는 ‘가장 강력한 염소 처리’에도 불구하고 살아남는 크립토 기생충이 있으며, 이 기생충은 설사 질환을 앓고 있거나 막 앓고 난 사람들이 수영을 할 때 물속으로 침투하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오염된 물을 수영 도중 삼키면서 결국 질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죠. 락슈미 교수는 “최대한 수영장 물을 삼키지 않도록 주의하고, 손을 자주 씻으라”고 당부합니다. 덧붙여 만약 설사 질환을 앓았다면 약 2주간은 수영장 이용을 삼가야 하며 어린 자녀가 설사 질환을 앓았을 때도 최소 2주간 수영장에 보내선 안 된다”고 조언했죠.

    담수(민물)

    지난여름 CDC가 공개한 데이터에 의하면 미처리된 오락용 물과 연관된 질병 발생 건수가 140건에 달했으며, 이로 인해 2000~2014년 사이에 약 5,000건의 질환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CDC는 바닷물 역시 미처리된 오락용 물 범주에 포함되어 있으나 무려 84%에 달하는 케이스가 호수나 연못, 저수지 등 담수에서 기인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죠. CDC는 이러한 유형의 물에서 노로바이러스, 대장균, 시겔라(Shigella)속 박테리아 등 다양한 전염병균이 창궐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모두 수영하러  들어온 사람의 배설물이나 오염 물질을 통해 확산되는 균으로, 체내에 침투할 경우 질병을 초래할 수 있죠. 락슈미 교수는 매우 드물기는 하지만 담수 역시 위험성이 잠재된 아메바의 서식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례로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의 경우 비강을 통해 뇌까지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민물에서 수영할 경우 ‘노즈 클립’을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사실.

    바다

    CDC는 지난여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녹조, 아메바, 배설물에 의한 병원균 등이 해양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미국의 환경 연구 및 교육기관 ‘Environment America’에서 7월 23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미국 내 약 4,500개 해변 중 2,600개에서 미국 환경보호국(EPA) 규정치(적어도 하루 동안 수영하기에 안전한 정도) 이상의 박테리아가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죠. EPA 측은 규정치 이상의 박테리아가 서식하는 물에서 수영하면 1,000명 중 32명꼴로 질병에 걸릴 것이라 추정합니다. 이처럼 위험한 병원균 대부분은 인간으로부터 배출되죠. Environment America의 수질 오염 부문 디렉터이자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존 럼플러는 “사람들을 병들게 하는 해양 오염의 주범으로 ‘지상의 빗물 오염’과 ‘하수 역류’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도로나 지붕 등에 빗물이 침투해 들어갈 수 없게 되면서 오염이 발생하고, 이렇게 지상에 고인 빗물이 각종 오염 물질을 흡수한 채 공공 수역으로 흘러들게 된다는 것이죠. 또한 빗물이 하수 처리 시설로 흘러들어 범람하면 아직 다 처리되지 못한 하수가 바다 또는 기타 수역으로 침투하면서 오염될 수도 있습니다. 럼플러는 수영하러 가기 전에 지역 해변에서 매일 박테리아 상황을 업데이트하는지 확인하고, 박테리아 수치가 EPA의 권고 수준을 초과한 경우 해변 방문을 다음으로 미룰 것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락슈미 교수의 조언은? 어떠한 경우에도 물을 삼키는 것은 피해야 하며, 베이거나 긁힌 상처는 반드시 봉하고 주기적으로 소독해 박테리아 감염을 방지할 것. “큰 상처의 경우 감염을 예방하려면 깔끔하게 소독하고 제대로 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에디터
      이주현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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