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누리 라떼’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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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누리 라떼’는 말이야

2020-01-03T18:37:24+00:00 2020.01.07|

토종 곡물로 만들어 화제가 된 ‘이천 햅쌀 라떼’의 뒤를 잇는 ‘고창 흑누리 라떼’가 등장할지도 모릅니다. 농촌진흥청에서 원두를 흑누리, 즉 검정 보리로 대체한 디카페인 커피를 개발했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오기 때문이죠.

보리는 커피의 카페인 함량을 낮추기 위한 대체품으로 오래전부터 사용되고 있습니다. 100% 보리 커피로 유명한 이탈리아 ‘카페 오르조’가 좋은 예죠. 하지만 문제는 역시 커피의 ‘맛’과 ‘향’. 임산부, 어린이가 마셔도 무방할 만큼 카페인 함량이 제로에 가깝지만 커피 애호가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었습니다.

농촌진흥청의 디카페인 커피는 카페인 함량을 10% 미만까지 낮추되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을 살리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를 위해 2011년 고창에서 세계 최초로 수확된 검정 쌀보리 ‘흑누리’를 주인공으로 간택했죠. 흑누리는 구수한 커피 맛 닮은꼴로도 자주 꼽히는 곡물입니다. 저온(170~180도 미만)에서 장시간 볶은 후 분쇄하는 방식을 택해 커피 특유의 쌉싸래한 뒷맛도 살렸습니다. 흑누리 30%에 디카페인 원두 60%, 일반 원두 10%라는 맛의 황금 비율도 찾았죠. 100ml 기준 10kcal, 안토시아닌, 베타글루칸 함량이 높은 흑누리의 노폐물 배출 효과는 보너스.

한국무역통계진흥원 발표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디카페인 원두 수입량은 325톤으로 2018년 동일 기간 대비 65% 증가했습니다. 수입 원두의 1%만 흑누리 커피로 대체해도 연간 1500톤가량 국산 보리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셈. 농촌진흥청은 대형 커피 체인이 흑누리 커피에 관심을 가지도록 홍보하는 것은 물론 안정적 공급을 위해 보리 농가와 가공 판매자 간의 상생 협조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매일 아침 카페인 걱정 없이 보리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날이 기다려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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