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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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2020-02-04T18:13:06+00:00 2020.02.04|

이런 영화를 만날 때면 관객의 희열은 배가 됩니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폭발하거나, 연출이 뛰어나 영화가 퍼즐 조각처럼 딱 들어맞거나, 미장센이 아름다워 넋을 잃고 보게 되는 작품들. 이 중에서 한두 가지 요소만 잘 맞아떨어져도 만족감이 충족되죠.

오랜만에 팽팽하게 몰아치는 영화가 나왔습니다.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입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일본 작가 소네 게이스케가 쓴 동명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 등장인물은 다들 어둡고 척박한 과거를 잊기 위해 발버둥 칩니다.

흔들리는 가장, 사채에 시달리는 공무원, 가정이 무너진 주부. 숨 쉬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지쳐버린 이들 앞에 갑자기 거액의 돈 가방이 나타납니다. 벼랑 끝에 내몰린 사람들, 그들은 이 돈 앞에서 어떻게 변할까요?

전도연, 정우성, 윤여정, 배성우, 정만식, 진경 등이 출연합니다. 연기력으로는 최고인 이들을 한자리에 모아 만든 이 영화는 호연을 넘어 독특한 시너지를 발산합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악의 선택과 엇갈린 욕망의 끈, 그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영화가 바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입니다.

영화를 연출한 김용훈 감독은 “원작도 독특한 구조이긴 하지만 영화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었다. 더 평범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범죄극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소설 속 인물보다 평범한 사람들로 그렸고, 엔딩을 바꿨다”고 원작과 차별점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영화는 깨져버린 조각을 하나씩 맞추어나가는 듯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줍니다.

모두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한탕’을 꿈꾸지만, 저마다 걷잡을 수 없는 욕망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결국 주인공들은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고, 교묘하게 속여가며 긴장감을 자아냅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최근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오는 3월 열리는 제34회 스위스 프리부르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에도 공식 초청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2일 개봉 예정이었으나,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번지면서 개봉일을 연기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이들은 커다란 유혹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