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놓친 <기생충>의 디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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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놓친 <기생충>의 디테일

2020-02-18T16:12:58+00:00 2020.02.18|

*영화를 보고 이 글을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n 차’ 관람 붐이 일기 시작한 <기생충>. 아카데미 시상식 후 재개봉관이 늘어남은 물론, 흑백판 개봉도 앞두고 있습니다. 매번 볼 때마다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부분이 보인다는 평이 많죠.

봉준호 감독은 디테일의 끝을 달린다 해서 ‘봉테일’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는데요, 그가 <기생충>이라는 작품 속에 숨겨놓은 디테일을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 보고 또 봐도 새로운 게 보이는 영화 <기생충>.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던 디테일은 어떤 게 있을까요?

박 사장(이선균)네 집에 과외 선생님으로 들어가기 위해 신분을 위장하는 기우(최우식). 머리가 좋아도 돈이 없어 학교에 가지 못한 그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바로 재학 증명서 위조입니다. 감쪽같이 재학 증명서를 뚝딱 만들어내는 기정을 보고 기택(송강호)은 의외의 대사로 큰 웃음을 안깁니다.

바로 이 장면에서 기우가 위조한 학적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입니다. 연세대는 바로 봉준호 감독의 모교죠.

<기생충> 제작진은 위조된 재학 증명서에 들어가는 학교 로고 사용을 위해 연세대 측의 허가를 구했다고 합니다. 연세대 측은 봉준호 감독이 동문이기도 하고, 학교 로고가 나가면 홍보가 되니 흔쾌히  응했다고 합니다.

다음은 식탁의 비밀입니다. 기우가 박 사장네 집에 들어갔을 때, 그때만 해도 식탁에는 의자가 여덟 개였습니다.

이 부분을 주목할 만한데요, 문광(이정은)이 나갔다 들어온 후 의자 개수가 두 개 늘어납니다. 이걸 눈치챈 영화 관람객들은 이 부분에 숨은 의미가 가족의 확장이 아닐까 하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마도 식구가 늘었음을 암시하는 게 아니겠느냐는 거죠.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문광이 딩동 하고 초인종을 누른 다음부터 본 게임이 시작되는 느낌”인 겁니다.

기우가 박 사장네에 들어간 후, 곧이어 기정(박소담)도 이 집에 들어가 다송(정현준)의 미술 선생님으로 활약합니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응용미술을 전공한 ‘제시카’인 척하죠.

다송이가 그린 자화상에 대한 해석을 엄마인 연교(조여정)에게 설명할 때, 기정은 이런 말을 합니다. “보통 그림 하단 이쪽 부분을 ‘스키조 프레니아 존’이라고 해서, 신경정신과적 징후가 잘 드러나는 곳으로 보거든. 여기에 이런 독특한 형태가 그려져 있죠?”

하지만 기정의 말은 심리검사 해석에 대한 윤리를 지킨 장면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심리검사에 쓰이는 정보를 노출하면, 일종의 학습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이를 자제한 거죠. 연교를 설득한 비법에 대해 “인터넷에서 검색한 거 썰 좀 풀었더니, 갑자기 막 울더라니까”라던 기정의 대사가 딱 들어맞는 장면이죠.

이 외에도 영화에는 숨겨진 디테일 요소가 많습니다. <기생충>을 한 번 더 보게 된다면,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던 디테일을 찾아내는 재미를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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