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더로 연인을 찾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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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더로 연인을 찾고 있나요?

2020-02-17T19:03:40+00:00 2020.02.19|

2016년에 아이슬란드행 비행기를 탄 적이 있습니다. 낯선 사람과 첫 데이트를 하러 가는 길이었죠. 틴더에서 만난 사람이었고 왓츠앱으로 전화 통화 몇 번 한 게 전부였어요. 5년 전이었다면 아마 부끄럽고 두려웠을 겁니다. 나 스스로도 무모하다고 느끼긴 했지만, 이미 친구들 사이에서는 온라인에서 누군가를 만나는 게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거든요. 게다가 난 그 사람이 비행기를 타서라도 만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느꼈습니다. 어쨌거나 그 관계는 6개월밖에 지속되지 않았지만 난 사랑에 빠졌고 다른 나라를 경험했고 삶의 교훈도 얻었죠. 한마디로 후회는 없었어요.

10여 년 전만 해도 온라인 데이트는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데이트 앱은 흔한 앱 중 하나입니다. 2014년에 틴더는 하루에 스와이프 누적 횟수 10억 회를 기록했고, 2018년에 범블은 사용자 2,600만 명, 2만 건의 결혼을 성사시켰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2019년에 미국에서만 75% 이상의 이성 커플이 온라인으로 만났다고 밝혔죠. 데이트 사이트 이하모니(eHarmony)는 2031년까지 영국에서 맺어지는 커플의 반이 온라인을 통해 만나게 될 거라고 예측했습니다.

뉴 노멀

사랑과 데이트의 새로운 형태를 다룬 책 <퓨처 섹스(Future Sex)>의 저자 에밀리 위트(Emily Witt)는 2011년에 아무도 몰래 데이트 사이트에 접속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엔 가명을 쓰는 게 필수였죠. 지금과 달리 데이트 앱을 자신의 SNS 계정에도 절대 연결하지 않았어요.” 2011년 말까지만 해도 데이트 앱의 GPS는 대중적이지 않았고 그나마 대부분 그라인더(동성애자, 양성애자 남성을 위한 SNS 앱)와 연결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2년 9월, 이성애자 버전인 블렌더와 틴더가 연이어 론칭했죠. “틴더를 발명한 사람들은 늘 주위를 얼쩡거리지만 용기가 없어서 다가가지 못하는 대학생 정도를 타깃으로 생각했어요. 그들은 여자가 만남을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상호 동의 기능(Double opt-in)을 고안해서 장벽을 낮췄습니다. 창피함에 대한 두려움을 없앴고 그게 모든 걸 바꿔놨죠.”

위트는 데이트 앱이 자신의 사진과 실제 이름을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설치돼 있는 게 얼마나 혁신적으로 느껴졌는지를 떠올렸습니다. 틴더에서 친구를 맺은 이들이 보일 때 신경 쓰이는 동시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죠.

단 하나가 아닌 여러 명  

위트의 책은 최근 서양에서 일어나고 있는, 나를 위한 단 한 사람을 찾는 경직된 개념에서 벗어나는 사회적 변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녀는 자기 또래의 수많은 다른 여자들이 그렇듯, 30대쯤에 기대했던 결혼과 아이가 어떻게 자신을 피해갔는지 관찰했습니다. 영국 인구통계 자료에 따르면 1971년 이후 1인 가구의 수는 10% 증가했고 평균 결혼 연령은 여자 22.6세, 남자 24.6세에서 각각 30.8세와 32.7세로 상승했습니다. 미국에서도 유사한 변화를 보이고 있죠.

데이트 앱이 이런 변화의 일부를 이끌고 있다고 위트는 설명합니다. 앱이 더 많은 선택항을 제공하고 경험을 공유하며, 과거에 통용된 관계의 형태를 부인하기 때문이죠. “이 기술 덕에 우리는 각자 자신과 동일한 상황에 놓인 사람과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 예를 들어 주위 친구들이 아이를 가지기 시작하면서 결혼 안 한 사람은 나뿐인 듯한 외로운 기분일 수도 있죠. 하지만 일단 앱을 사용하면 우리 모두는 같은 보트에 타고 있는 겁니다.”

새로운 경험

어떤 앱은 우리의 데이트하는 방식과 대상의 폭이 확대된 것을 반영해서 사용자들이 새로운 관계 형성을 경험하는 것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존재하기도 합니다. 필드(Feeld)는 단순한 호기심부터 독특한 성적 취향에 이르기까지 ‘열린’ 사람들을 위한 앱이라고 스스로 정의하죠. 필드의 커뮤니티 이벤트 매니저인 런던의 캐시 킨(Cathy Keen)은 실제로 그 앱을 사용하는데요. 범성애자인 그녀는 자신의 남편과 8년 동안 열린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각자 상대방 외에 또 다른 파트너와 관계를 맺고 또 함께 만나기도 하는 관계죠.

캐시는 필드 같은 유의 앱이 산악 등반뿐 아니라 스리섬, 친구 관계, 가학적 성관계에 이르기까지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해준다고 말합니다. 성적 성향과 성별에도 해당되죠. 필드는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공간이 되기 위해 회원들이 선택할 수 있는 20종류의 성 정체성과 20종류의 성적 취향 옵션을 제공합니다. 반면 커뮤니티가 보다 세분화된 앱도 있습니다. 유대인을 위한 제이스와이프(JSwipe), 동성애자 여성과 양성애자를 위한 렉스(Lex),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사람들을 위한 틴도그(Tindog) 등.

디지털 데이트의 단점

디지털에서 관계를 맺는 것이 가능해진 만큼, 데이트 앱은 일회성 문화를 조장할 수 있습니다. 스크린 뒤에 숨을 수 있다는 것은 인종차별과 동성애 혐오, 여성 혐오가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래서 그라인더는 더 나은 태도를 장려하기 위한 카인더 캠페인을 론칭했습니다. 킨은 이런 앱이 장점과 편리함도 갖고 있지만 데이트에서 로맨스와 우연한 만남을 없애버렸다고 주장합니다. 연인과의 시간을 즐기면서 우버 이츠로 배달 음식을 시킬 수 있는 지금, 현실에서 관계를 맺는 데 게을러질 수 있다는 거죠. “사용자들이 현실에서 진실한 관계를 맺는 데 도움을 준다는 앱의 원래 목표를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필드와 틴더, 라야 같은 앱은 토크쇼와 파티, 페스티벌 등 행사와 이벤트를 통해 사용자들이 커뮤니티를 맺고 현장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

위트는 이렇게 말합니다. “누군가를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전히 밖에 나가서 친구를 만나고 처음 보는 사람을 소개받고 파티에 끝까지 남아 있는 겁니다.” 그녀는 앱이 데이트의 가장 어려운 부분을 덜어냈다는 생각이 틀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앱은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매개체일 뿐입니다. 일단 한 공간에 둘만 남게 된다면 그때도 앱이 가장 어려운 부분을 해결해줄 수 있을까요?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거절할 것인가 같은 문제 말이죠. 이런 문제는 늘 어렵지만 만남에서 항상 존재해왔던 겁니다.”

그렇다면 데이트 앱은 앞으로 어떻게 발달할까요? “이미 우리가 보고 있는 것들을 더 보게 될 거예요.” 위트는 이 앱에서 ‘좋은 사람’이 되는 기준이 보다 세련돼지고, 앱은 우리가 각자 원하는 바를 보다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거라고 주장합니다. 여자들이 남자에게 먼저 말을 거는 범블(Bumble)을 예로 들면서 소통에서 합의의 중요성이 더 강화될 거라고 말하죠. “데이트에서 가장 힘든 점은 기대에 못 미쳐서 실망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누구에게 자신을 공개할지 더 명확하게 결정하겠죠. 투명성에서 더 크게 발전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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