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새로운 개념의 재테크, ‘스니커테크’

2020.03.19

by 송보라

    새로운 개념의 재테크, ‘스니커테크’

    과거, 명품 백으로 재테크를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똑같은 모델이라도 값이 저렴한 해외에서 구입한 후 한국에서 되팔거나, 구하기 힘든 모델에 프리미엄 가격을 붙여 되파는 구조였죠. 하지만 요즘은 이 명품 재테크에도 세대교체가 이뤄졌습니다. 에르메스나 샤넬 같은 하이패션이 아닌, 스트리트 패션에서 리셀 시장이 활발하게 성장 중인 것! 특히 스니커즈의 경우 ‘스니커테크’라는 신조어를 낳을 정도로 인기입니다. 명품 백 재테크의 중심에 샤넬과 에르메스가 있듯이 스니커테크의 중심에는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재테크가 될 만한 스니커즈는 대부분 협업을 통해 탄생합니다. 익숙하지만 독특한 디자인, 유명인의 손길이 닿은 메리트,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한정 수량은 대중을 애타게 만들죠.

    지난해 11월 지드래곤의 제대 후 첫 행보로 관심을 모은 나이키와의 협업. 이때 탄생한 ‘피스마이너스원x나이키 에어 포스 1 로우 파라노이즈 한국 한정판(빨간 스우시)’은 출시가 21만9,000원으로 818켤레 한정으로 선보였습니다. 이후 지드래곤의 식지 않은 인기를 증명하듯, 하루가 멀다 하고 상한가를 치던 빨간 스우시는 특정 사이즈의 경우 1,000만원까지 치솟았으며 평균 600만원대의 리셀가가 형성됐습니다. 88켤레 한정으로 선보인 노란 스우시 모델의 경우도 현재 입찰 희망가가 800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죠. 이러한 현상은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지드래곤의 팬이 한국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듯, 이 스우시에 대한 폭발적인 인기는 전 세계로 퍼져 나갔고 중국의 경우는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 될 정도입니다. 물론 현재는 출시 직후 리셀가보다 다소 안정되긴 했지만 원가 이상의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스니커테크 ‘핫’ 아이템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해당 모델뿐 아니라 아디다스의 이지부스트, 프라다x아디다스 슈퍼스타, 컨버스 앰부쉬 등도 리셀 시장에 나름의 지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세 브랜드뿐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에서 제2의 나이키x피스마이너스원을 탄생시키고자 협업을 꾀하고 있고요. 스니커즈 하나로 10배 이상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니 밤새 줄을 서 응모하고 발매일을 기다리는 현상이 조금은 이해되지 않나요? 그렇다면 앞으로 스니커테크에 발을 들이고 싶다면 어떤 스니커즈를 눈여겨봐야 할까요? 얼마 전 후지와라 히로시가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나이키 2020 포럼 참석자 명단에서 힌트를 얻어봅시다.

    지드래곤, 트래비스 스캇, 버질 아블로, 톰 삭스, 후지와라 히로시 등 2020년에 나이키와 협업을 진행할 주요 인사랍니다. 여기에 모인 인물들과 머리를 맞대고 선보인 스니커즈라면 스니커테크의 성공 확률이 아주 높겠죠. 어떤 스니커즈가 등장할지 아직 공개되진 않았지만 그들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살짝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앞으로 특별하게 주목해야 할, 줄을 서도 전혀 아깝지 않을, 보이면 무조건 수배해야 할 ‘스니커테크템’을 소개합니다.

    (기사에 반영된 시세 및 가격은 실시간 리셀가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 온라인 사이트 www.xxblue.comwww.stockx.com을 참고했습니다.)

    나이키x트래비스 스캇

    2019년에 선보인 나이키 에어 조던 6 트래비스 스캇의 출시 가격은 30만9,000원이었는데 여섯 배가 오른 180만원대의 리셀가를 형성했죠. 수익률 480%가 넘는 성공 이력이 있는 조합이니 올해도 기대해볼 만합니다. 모델명은 SB 덩크 로우 캑터스 잭이며 2월 29일 약 18만원대로 출시되었습니다.

    나이키x매튜 윌리엄스

    1017 알릭스 9SM의 디자이너 매튜 윌리엄스가 완성한 나이키 줌 MMW4입니다. 오버사이즈의 아웃솔과 미래지향적인 형태가 돋보이네요. 가격은 아직 공개된 바 없지만 올여름 출시 예정입니다.

    나이키x사카이

    2019년에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협업 결과물을 꼽으라면 단연 사카이 LD 와플이겠죠. 17만9,000원에 발매돼 인기 모델인 블랙의 경우 현재 80만~90만원대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올해 선보일 스니커즈는 사카이 2020 F/W 컬렉션에 등장한 바 있는 페가수스 베이퍼플라이 SP 모델입니다. 지난해 사례를 보면 놓칠 수 없겠죠. 올가을 발매 예정입니다.

    나이키x슈프림

    말이 필요 없는 조합입니다. 나이키와 슈프림이 만났습니다. 나이키 스테디셀러인 에어 포스 1을 협업 모델로 선택했네요. 기본 디자인을 해치지 않은 채 스니커즈 측면에 슈프림 로고를 간결하게 새겼습니다. 슈프림 로고 하나가 가져올 엄청난 파장이 예상되네요.

    나이키x후지와라 히로시

    후지와라 히로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협업 힌트를 남기곤 합니다. 이 역시 그가 직접 포스팅한 게시물로 에어 조던 34에 프래그먼트 디자인의 감성을 더했네요. 농구화인 만큼 경쟁자가 줄어들겠지만 방심해서는 안 되겠죠.

    나이키x디올

    2020년 가장 기대되는 스니커즈로 꼽히는 에어 조던 1 OG 디올입니다. 협업 사실이 공개되자마자 엄청난 화제를 모으며 가격과 구입 방법에 대한 루머가 끊이지 않습니다. 스우시 로고에 오블리크 패턴을 더한 스니커즈는 로우, 하이 총 두 제품이며 현재 나이키 뉴스를 통해 알려진 사실은 일부 디올 매장과 팝업 스토어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내용뿐이죠. 출시 일정은 미정입니다. 스니커즈 관련 소식을 전하는 여러 사이트에 의하면 하이 모델의 경우 전 세계 1,000켤레 한정에 가격은 2,000달러라고 하는데요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예측된 리셀가는 8,000달러를 쉽게 넘어설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프리랜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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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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