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뷰티 크리에이터의 생존 방식

Beauty

디지털 뷰티 크리에이터의 생존 방식

2020-05-11T17:29:18+00:00 2020.03.26|

뷰티 월드의 새로운 지휘관, 디지털 뷰티 창조자들의 생존 방식.

SUNRIN JEOUNG @tamburinsofficial

‘새로움’은 ‘탬버린즈’의 모토다. “늘 만나도 새로운, 그런 특별함을 추구해요. 그러기 위해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만큼 기존 제품을 신선한 방식으로 재포장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탬버린즈 콘텐츠 크리에이팅팀 리더 정선린의 최대 관심은 콘텐츠 ‘확산’이다. “초기엔 광고 캠페인과 영상 촬영 등 비주얼 작업에 몰두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잘 만든 콘텐츠도 노출 빈도가 낮으면 바로 잊히더군요. 그러니 콘텐츠 제작과 마케팅 전략은 맞물려 구상해야 해요.” 이를 위해 정선린은 오브제 & 공간 디자이너 가랑스 발레(@royalgarance), 모델 사라 파인골드(@sarah.feingold), 가구 디자이너 애나 크라스(@teget), 패션 인플루언서이자 디자이너 리즈 블럿스타인(@double3xposure) 등 전 세계 디지털 선구자들의 센스를 빌린다. 최근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며 7만 명의 추종자를 거느린 그녀는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없는 현대인을 총칭하는 신조어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의 실사판이다. “24시간 소셜 미디어와 함께하는 생산적 ‘SNS 중독자’가 되는 그날, 당신도 디지털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HYEJI KWAK @drjart_kr

기업 가치 2조원.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가 인수한 K-뷰티 대표 주자 ‘닥터자르트’. 곽혜지는 닥터자르트의 모든 디지털 콘텐츠의 골격을 세우고 재기 발랄한 영상과 그래픽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콘텐츠팀의 리더다. “각자 업무 영역은 다르지만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소품 준비부터 촬영 진행에 이르기까지 모든 걸 함께 하죠.” 그녀는 잡지 편집 디자이너로 일할 무렵, 전자출판의 인기로 기존 콘텐츠를 태블릿 PC로 재가공하면서 디지털 세계에 입문했다. “우리 계정에 접속한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서 스크롤을 멈추는지, 제품 효과가 한눈에, 흥미롭게 보이는 컨셉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해요.” 그렇게 탄생한 ‘뷰티와 음악의 만남’은 최근 가장 주목받은 프로젝트다. “계절에 어울리는 플레이리스트를 브랜드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공유했는데 반응이 놀라웠어요. 올해 목표는 DJ ‘페기 구’가 선별한 연말 파티용 플레이리스트!” 유행을 감지하는 예리한 시선과 이를 시의적절한 콘텐츠로 재가공하는 기획력, 모두를 포용하는 세심함이야말로 그녀의 성공 비결이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오디언스와 소통하는 광활한 디지털 세상에서 사회적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는지, 특정 집단을 외면하고 있진 않은지 점검하는 영민함도 필수입니다.”

ANNA BELLE CLARENBURG @gisou

‘기쥬’는 570만 팔로워를 보유한 슈퍼 인플루언서 네진 미르살레히(Negin Mirsalehi)의 헤어케어 브랜드다. 전 세계 기쥬 마니아들은 ‘@gisou’의 위트 넘치는 디지털 콘텐츠에 열광한다. “인스타그램은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긴밀한 소통 창구예요. 그들 곁에 기쥬라는 친구가 늘 존재하는 것처럼 매우 사소한 부분까지 끊임없이 묻고 또 답하죠.” 기쥬 크리에이티브 매니저 안나 벨 클라렌버그의 롤모델은 아빠다. “사진, 영상, 제품 디자인 등 여러 면에서 탁월한 아티스트 출신으로 예상치 못한 순간, 이를테면 기억이나 평범한 일상 어딘가에 창의적인 요소가 존재한다는 것을 가르쳐주셨어요.” 그녀는 한정된 자원과 제한된 상황에선 기발함으로 승부한다. “지난해 뉴욕에 팝업 스토어를 열었어요. 브랜드 핵심 가치인 ‘지속 가능’을 알리기 위해 기쥬의 빈 병을 가져오면 모든 제품의 무한 리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벤트였죠. 참신한 소셜 미디어 캠페인이 필요하던 시점이라 콘텐츠 크리에이터 니콜라스 헬러에게 협업을 제안했어요.” 그는 기쥬 종이 박스에 버려진 신문지를 채워 골프공으로 업사이클링하고 매장 앞에서 골프를 치는 등 기발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이 현장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전 세계로 전파했죠.” 안나 벨이 미래의 디지털 크리에이터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끈기는 성공을 약속하는 절대 좌표입니다.”

 

ALICIA YOON & ARIADNE COLLIARD @peachandlily

“브랜드 성패는 ‘디지털’에 달렸어요. 21세기 리더는 디지털의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죠.” K-뷰티를 ‘신드롬’으로 격상시킨 알리샤 윤은 ‘피치앤릴리’ CEO 겸 디지털 디렉터다. 그녀는 최소 자본으로 최대 효율을 얻는 디지털 경쟁력을 위해 대대적 업무 개편도 추진했다. ‘모든 직원의 디지털 업무 도입’이다. ‘다양성’이라는 브랜드 핵심어 아래, 다채로운 정보가 콘텐츠 디자이너 아리아드네 코이아르드의 지휘 아래 쏟아진다. “패키지나 텍스처, 피부에 바를 때 느낌 등 정보를 담은 콘텐츠에 대한 반응이 좋아요. 이미지만으로 제품 특성을 알아채도록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사진도 공들여 촬영하죠.” 번뜩이는 기획력은 여행이나 창의적인 분야에서 일하는 디자이너, 포토그래퍼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중에 떠오를 때가 많다. 1세대 K-뷰티 인플루언서 알리샤의 SNS 채널 운영 철칙은 ‘빠른 피드백’. “습진으로 고통받던 어린 시절 경험을 토대로 건강한 뷰티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요.” 그녀의 추천 제품은 보습과 항산화 효과가 탁월한 피치앤릴리 ‘말차 푸딩 안티옥시던트 크림’.

 

CARRIE BARBER @violetgrey

‘뷰티 바이블’. 대리석 욕조에서 반신욕을 즐기는 배우 제인 맨스필드, 영화 <세브린느> 속 카트린 드뇌브의 농염한 자태가 등장하는 바이올렛 그레이 인스타그램 ‘@violetgrey’의 다른 이름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로 이뤄져요. 직접 기획, 촬영하는 이미지와 헤어 & 메이크업 아티스트, 모델, 배우들이 연출한 매력적인 사진을 적절히 리그램합니다. 그 옛날 화려하던 할리우드 풍경도 공들여 수집하는 아카이브 중 하나예요.” 세포라, 글로시에에서 아트 디렉터로 활동한 바이올렛 그레이 콘텐츠 생산 총책임자 캐리 바버의 새로운 목표는 스토리텔링 콘텐츠 제작이다. “예전에는 그저 예쁜 이미지를 만드는 데 급급했다면 지금은 SNS에서 공감을 얻을 만한 콘텐츠에 초점을 맞춥니다. 시대를 풍미한 멋쟁이 여자들의 생활 신조나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볼 뷰티 고민을 다루는 식이죠.” 창의력을 발휘해야 할 땐 오래된 잡지나 미술 서적을 꺼낸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루바 아부 니마(@ruba)와 메이크업 아티스트 신들 K(@cyndlekomarovski)의 인스타그램은 수시로 확인하는 아이디어 창고. 부티크 호텔 체인 CEO를 꿈꾸는 캐리는 휴식이 필요한 순간에는 철저히 ‘디지털 디톡스’로 전환한다. 그런 그녀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커피, 스마트폰 그리고 유머!”

 

CATE WHITE @versed

비건, 업사이클, 파라벤 프리, 윤리적 경영, 인스타그래머블… 디지털 매체 ‘Who What Wear’ 아래 스킨케어 브랜드 ‘벌스드’에는 신인류가 열광하는 키워드가 뒤따른다. 총괄 아트 디렉터 케이트 화이트는 “패키지 디자인은 물론 포장, 광고 캠페인, SNS 콘텐츠에 이르는 모든 비주얼 디렉팅 과정에서 디지털 플랫폼과 상호 연계성을 치밀하게 살핀다”고 설명한다. 간결한 파스텔 톤 패키지는 그 자체로 감각적인 장면을 연출해 SNS 확산을 주도하도록 제작됐다. “온라인 기반 뷰티 브랜드에서 디지털 콘텐츠라는 마케팅 수단을 초월해 브랜드와 소비자를 잇는 소통 채널이자 브랜드 철학과 제품 간의 연결 고리입니다.” 두 아이의 엄마인 그녀는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미술관을 방문하고 지구에 불어닥친 환경 위기를 고민한다.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독서와 동떨어진 채 살고 있어요. 정치, 경제, 문화 등 지구 전역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관심을 갖고 책과 뉴스를 가까이하세요. 디지털 사고의 확장은 거기서 비롯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