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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초보자의 명상법

2020.03.28

by 조소현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초보자의 명상법

    코로나19 때문에 자가 격리와 재택근무, 약속 없는 저녁과 주말이 이어지는 나날. 팬데믹이 끝나도 그로 인한 정신적 후유증은 오래갈 거란 예측도 나온다. 커피를 400번 저어서 ‘달고나’를 만들고 강원도 감자 구매에 열을 올리고 귀여운 동물 사진을 찾아보고 넷플릭스에 몰입하는 것도 잠깐이다. 우리에겐 정신 건강을 위한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명상이 문화 예술계 유명 인사나 스티브 잡스 같은 괴짜 부호의 취미 생활에서 대중의 트렌드로 확장되었단 소식을 듣고도 망설였다면 지금이 그것을 시작하기에 완벽한 타이밍이다. 어쨌든 지금은 고립을 즐겨야 하는 상황이니까 말이다. 명상에는 수천 가지 방법이 있고 관련 애플리케이션도 많다. 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겠고, 종교적인 것도 싫고, 명상할 때만이라도 전자 기기를 멀리하고 싶다면 여기 초보를 위한 간단한 가이드가 있다.

    신체 훈련

    요가 구루 A. P. 무케르지는 <요가 독트린과 실천>이라는 책에서 ‘가만히 있기’가 집중력 훈련의 기본이라고 밝힌다. 서거나, 의자에 앉거나, 양반다리로 앉아서도 할 수 있다. 우선 온몸의 긴장을 푼 다음 목, 가슴, 머리를 일직선으로 만든다. 오른손은 오른 다리, 왼손은 왼 다리에 얹는다. 어떤 근육도 움직여선 안 되고, 어느 부위도 경직되어선 안 된다. 최소한의 압박도 없이 느슨한 상태를 5분 동안 지속한다. 익숙해질수록 시간을 늘려서 아무런 의식적 노력 없이도 15분 동안 있을 수 있도록 한다. 목표는 모든 불수의근의 움직임을 당신이 통제할 수 있게 되는 거다. 특정한 생각의 흐름에 정신을 집중하면 몸을 잊는 데 도움이 된다. 예컨대 용기, 성숙, 안정 등 당신이 갖고자 하는 자질을 마음 깊숙이 가라앉히는 상상을 하는 거다. ‘너는 용감하다’라고 자신에게 말을 걸면서 그 문장이 밀랍 위의 시체처럼 의식 아래로 가라앉아 흔적을 남기는 모습을 그리는 식이다. 이 연습은 운동이나 고된 활동 후 심신을 회복하는 데도 이상적이다. A. P. 무케르지는 이렇게 설명한다. “지혜, 영감, 직관은 자기 망각에 따른 크고 작은 과학적, 심리학적 결과다.” 자기 신체를 완벽하게 망각하는 게 깊은 집중의 핵심이다.

    호흡 훈련

    당신이 어디서 명상을 배우든 호흡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지나친 엄격함이 초보자를 좌절시킨다. 만일 호흡을 신경 쓰느라 오히려 집중력이 흐트러진다면 당신이 즐길 수 있는 다른 방법으로 곧장 넘어가는 게 낫다. 하지만 요가 호흡법 프라나야마로 아침을 시작하는 건 그 어떤 명상보다 당신의 몸과 마음에 활력을 줄 것이다. 가능한 한 조용하고 공기가 맑고 환경이 쾌적한 곳을 찾아라. 목욕 후 공복 상태면 더 좋다. 신성한 생각의 물결을 보이든 안 보이든 동서남북 모든 사람에게 흘려보내라. 양반다리를 하고 최대한 편하게 앉는다. 이제 손가락으로 왼쪽 콧구멍을 막고 오른쪽 콧구멍으로 천천히 고르게 공기를 들이마신다. 속으로 16을 셀 때까지 한다. 그다음 양쪽 콧구멍을 막고 64를 셀 때까지 숨을 참는다. 그다음 32를 셀 때까지 왼쪽 콧구멍으로 최대한 천천히 공기를 내보낸다. 무미건조하게 숫자를 세는 대신 ‘용기’, ‘성숙’, ‘긍정’ 등 자신이 원하는 자질을 속으로 되뇌면서 한다. 일주일 동안 매일 아침저녁으로 다섯 번씩 프라나야마를 수행하고, 차츰 횟수를 늘려 스무 번씩 연습한다. 이 훈련은 소화력을 높이고 심장박동을 고르고 하고 몸은 가볍게, 마음은 차분하게 한다.

    느끼기

    명상은 꼭 명상실에서 가부좌를 틀고 얼터너티브 음악을 들으면서 해야 하는 경건한 일이 아니다. 전직 승려이자 명상 전문가, 명상 애플리케이션 스타트업 대표 앤디 퍼디컴은 베스트셀러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에서 누구나 생활 속에서 간단히 실천할 수 있는 10분 명상법을 알려준다. 앉아서도, 걸으면서도, 누워서도 할 수 있다. 잠시 짬을 내어 눈앞에 보이는 특정한 사물, 내 귀에 들리는 특정한 소리, 예컨대 접시 위의 샌드위치나 낙엽을 밟는 발의 느낌 등에 집중하는 거다. 식사하는 중이라면 단 10분만이라도 당신을 우울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문제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음식의 색깔, 맛, 질감, 재료 하나하나의 유래 등을 생각한다. 혹은 내면의 대상을 들여다보거나, 특정한 단어 혹은 구절을 반복 암송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당신은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법을 깨닫게 된다.

    생각 낚시

    명상 앱 부디파이(Buddhify)에서 ‘생각 낚시(Thought Fishing)’라고 명명한 이 방법은 말 그대로 당신 자신을 낚시꾼이라 상상하고 생각을 낚는 거다. 당신의 머리 위에 호수가 있다. 당신은 호숫가에서 낚싯대를 드리운다. 그 호수 깊숙이 도망 다니는 생각을 잡아서 바구니에 넣어라. 반토막 난 주식이나 취소된 유럽 여행 환불 건처럼 흉측한 것이 잡히면 도로 호수에 풀어줘라. 그런 건 잠깐 잊자. 이제 다른 물고기를 찾아봐라. 당신을 우울에서 벗어나게 해줄 즐겁고 아름답고 긍정적인 생각을 건져 올리자. 일종의 스포츠라 여겨도 좋다. 당신의 바구니를 멋진 것으로 가득 채워라.

    일단 시작하기

    스테판 보디안의 <메디테이션 포 더미스>는 초보 중의 초보를 위한 가이드를 제공한다. 요약하면 이렇다. “아무 데나 편하게 앉아라. 입을 다물고 평범하게 코로 숨을 쉬어라. 눈은 감든 뜨든 상관없다. 콧구멍을 드나드는 호흡에 집중하라. 마음이 떠돌아다니면 잡아다가 다시 호흡으로 데려와라. 물론 그래봤자 마음은 또 도망갈 거다. 다시 잡아와라. 그 과정을 반복한다. 시간 없다고 핑계 대지 마라. 알람을 10분 일찍 맞추거나 자기 전에 TV 좀 일찍 끄고 하면 된다. 하루 10분씩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디안의 지론은 이거다. “명상은 어떤 면에선 근육 만들기와 비슷합니다. 역기를 계속 드는 건 재미없지만 그 결과는 가치 있죠.”

    이현수(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Simon Rae on Unsplash
    에디터
    조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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