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패션 스타일링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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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패션 스타일링 게임

2020-04-27T22:29:55+00:00 2020.05.11|

패션 스타일링은 이제 가상 세계에서  돈을 쓰는 게임이다.

거의 10년 전 당시 <하퍼스 바자> 영국판의 편집장 루시 여맨스(Lucy Yeomans)는 ‘드레스트(Drest)’라는 앱에 대해 발표했다. “세계 최초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럭셔리 스타일링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라고 소개한 이 앱은 얼마 전 론칭했다. 당시 반응은 이해할 만했다. 스마트폰도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앱은 기존 쇼핑 수단을 겨우 따라잡은 수준이었으며, 게임은 10대 소년들의 전유물이었다. “사람들이 모두 ‘와, 진짜 좋은 생각이다. 미스터포터랑 이걸 협업해보면 어때요?’라고 했는데, 저는 ‘안 돼요, 여성 타깃이라고요!’라고 대답했죠.”

여맨스는 게임이라고는 스크래블 정도밖에 해본 적 없고, 3,800만 개의 ‘좋아요’를 받은 농업 시뮬레이션 SNS 게임 팜빌(FarmVille)의 플레이는 구경해본 수준이었다. “제가 존경하는 사람들이 딸기를 재배하고, 닭과 소 떼를 키우는 게임을 하는 걸 보면서 신발이나 가방, 패션 같은 제가 좋아하는 것도 접목시켜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한 거죠.” 2020년을 기점으로 일반적인 사람들은 자기 시간의 절반은 인터넷을 하는 데 쓰고, 모바일 게이머의 63%는 여성이다. 여맨스의 추측으로는, 이들 대부분은 색색깔로 칠해진 과일이 나오는 게임이나 솔리테르로 얼마든지 갈아탈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의 드레스트는 패션 에디터처럼 스타일링을 해보는 앱이다. 매일 그날의 패션이나 액세서리를 골라보는 데일리 챌린지, 다른 플레이어가 점수를 매기는 시스템도 있다. 리얼리티 TV 쇼 프로그램 <찹드(Chopped)> 같은 방식인데, 요리 대신 마놀로 블라닉 펌프스와 크리스토퍼 케인의 깃털 드레스가 들어간 게 차이랄까. 다른 플레이어들이 당신의 큐레이션에 대해 더 높은 등급을 매길 때마다 더 많은 점수를 얻고, 이를 통해 더 많은 가상의 옷을 살 수 있는 보상을 받는다. 현실에서도 옷을 살 수 있는데, 프라다, 스텔라 맥카트니, 버버리, 발렌티노, 구찌 같은 160여 개 브랜드를 드레스트의 파트너인 파페치(Farfetch)를 통해 구매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맨스에게 게임과 패션은 시너지가 있다. “두 분야 모두 환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거잖아요. 어떤 캐릭터나 특징을 정하고, 마법 포션이나 샤넬 재킷 같은 다른 도구로 스스로를 보이지 않게 하거나 완벽하게 보이게 한다는 점에서 말이죠”라고 그녀가 설명했다. 게임과 패션 사이에 새로운 공통점이 하나 추가되었다. 모델이다. 드레스트는 이리나 샤크, 이만 하맘, 다우첸 크로스, 나탈리아 보디아노바를 포함, 모델 10명을 도입했다. 이 모델들 중 한 명이나 모델이 아닌 아바타를 고를 수 있다. 여맨스는 현실 세계의 다양한 연령과 사이즈, 몸매가 보이기를 희망했다.

이 앱이 게임 세계에 패션이 발을 들인 첫 사례는 아니다. 2019년 봄, 심즈는 모스키노의 제레미 스캇과 협업을 통해 게임 캐릭터를 스타일링했고, 전 세계적으로 2억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DKNY는 유저들이 디지털 DKNY 의상을 얻을 수 있는 페이스북 게임을 론칭했다. 럭셔리 브랜드조차 게임 아바타를 위한 의상 판매가 매우 많은 돈을 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지난봄, 블록체인 보안 전문가가 그의 아내에게 9,500달러의 가상 드레스를 선물한 적도 있을 정도다. 무료 강아지 얼굴 필터에 만족하던 인스타그램 유저들은 이제 그들의 포트나이트 캐릭터가 입을 수 있거나, 실제로 입는 가상의 에어 조던을 페이팔로 구매하는 것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드레스트는 알고리즘에 의거한 종이 인형 옷 입히기 놀이 같다. 사용자는 가상 세계에서 옷을 경험하고 브랜드는 플레이어의 경험을 엿본다. 여맨스는 드레스트의 핵심은 기술이지만 인류에 대한 애정이 그 바깥을 감싸고 있다는 것이 다른 앱과 차이가 되길 바란다. 드레스트 앱에서는 나탈리아 보디아노바가 전 구글 임원과 함께 2018년에 론칭한 자선 플랫폼 엘비(Elbi)에 게임을 통해 기부할 수 있다. 엘비를 통해 드레스트 앱의 클릭으로 다우첸 크로스가 돕는 코끼리 멸종 위기 기금(Elephant Crisis Fund), 또는 이만 하맘이 돕고 있는 전 세계 여성의 젠더 평등을 위해 싸우는 ‘She’s the First’에 기부 가능하다. “드레스트는 단순히 당신이 입는 것이 아니에요. 당신이 무엇을 지지하는가를 보여주는 것이죠. 우리는 창의력, 자선, 포용력같이 패션의 가장 좋은 면을 보여주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어요.”

보디아노바는 단지 드레스트의 아바타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드레스트의 팬이다. “저는 제 아바타로 골라 입고 싶은 걸 마음대로 입힐래요. 그리고 스크롤을 내려서 디스커버리 모드로 다른 사람들이 이런 원피스, 이런 주얼리로는 어떻게 룩을 꾸몄는지 볼 거예요. 그리고 이렇게 커뮤니티를 통해 만든 것 중에 좋은 것을 찾아낼지도 모르죠.”

“가방을 세 가지 컬러로 선보이려고 할 때 실제로 생산하기 전에 이 앱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이 방법을 통해 과도한 생산도 줄일 수 있을 듯해요.” 현재 그녀는 타비타 시몬스부터 케이트 모스, 그리고 나라는 ‘이 시크한 글로벌 마케팅 디렉터’에 이르는, 자신이 드레스트의 유저임을 밝힌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더 나아가 그녀는 드레스트가 젊은 여성들의 경향도 바꿔놓기를 바란다. 상담한 심리학자에 따르면 젊은 여성들은 옷을 입은 사진을 포스팅한 후 다시 그 옷을 입는 경우가 아주 적다고 한다. “가상 세계에서 자신을 표출할 수 있다면, 매번 수많은 옷을 사들이지 않을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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