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아래까지 예뻐지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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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아래까지 예뻐지고 싶다면

2020-05-11T17:25:13+00:00 2020.05.11|

속옷 아래 ‘Y’존까지 아름답고 싶은 여인들이 지금 병원으로 향한다!

필라테스 수업에 열중하던 어느 날, 거울에 비친 선명한 Y존에 시선이 꽂혔다. 새로 산 레깅스가 얇은 탓일까? Y존이 덜 부각된다는 운동복과 속옷 겉면에 붙이는 패드가 떠올랐다. 포털 사이트에서 찾은 근본적 해결책은 치구 성형. 하지만 레깅스 핏을 위해 성형이라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치구 지방 제거 시술은 20~30대 미혼 여성들의 문의가 많아요.” 리에스여성의원 산부인과 전문의 정창원 대표원장을 만났다. 치구는 Y존의 중심으로 볼록한 쿠션처럼 나와 치골을 보호하는데, 이곳에 지방이 많으면 옷맵시가 나지 않아 일부를 제거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치구와 연결되는 외음부 바깥 테두리인 대음순을 함께 줄여 드라마틱한 효과를 꾀하거나 반대로 ‘에어 백’ 기능이 부족할 때는 지방을 채우기도 한다.

이처럼 여성 성형이 젊은 여인들에게 미용 시술의 한 축이 됐다. 외음부 성형의 인기도 높은데 그중 소음순에 관한 요청이 빗발친다. 대음순에 에워싸인 소음순은 외음부 중앙에 날개처럼 한 쌍을 이뤄 질과 요도, 음핵을 보호한다. 성 경험이 많을수록 이곳이 거뭇하고 주름 잡혀 있다는 이야기는 낭설이다. 눈, 코와 마찬가지로 DNA에 정해진 피부색, 길이, 형태 등이 2차 성징 때 발현되는 것이지만 이유야 어떻듯 가지런하고 날렵한 소음순을 바라는 이들이 시술을 감행한다. 높은 수요를 증명하며 ‘쁘띠 시술’까지 생겨났다. 외음부 주름을 노화의 증표로 치부해 필러로 제거하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향한 욕망은 외음부에 그치지 않는다. 질은 가장 다채로운 성형술이 탄생한 부위. 특히 출산을 마친 여인들의 관심이 뜨겁다. 그도 그럴 것이 평균 손가락 두 개 굵기인 질이 분만 후 대여섯 개 수준으로 늘어난다. 부피로 추산하면 150% 이상. 질을 감싸는 골반 안쪽 근육까지 힘을 잃은 결과다. 이를 위해 레이저나 필러, 보톡스를 질 점막에 주사해 탄력 있게 가꾸는 시술은 회복 기간이 짧고 통증이 덜해 여성 성형의 문턱을 낮추는 대표 주자다. 하지만 플라세보 효과만 거들 뿐. 분만에 의한 질과 골반 근육의 해부학적 변화는 질 안만 손보는 레이저나 필러로 극복할 수 없다. 그렇다면 대안은? 질 축소술이 있다. 1990년대 초 탄생한 일명 ‘이쁜이 수술’에서 거듭 업그레이드 중이다. 늘어난 부분을 싹둑 잘라내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그것을 주름처럼 잡아 장기 손상에 대한 후유증을 줄이고 골반 안쪽 근육을 탄탄하게 끌어 올려 출산 전과 비슷하게 되돌린다. 여성의 오르가슴 버튼, 일명 G-스폿을 돌출시키고 설령 없더라도 실리콘 볼을 넣어 만드는 수술은 옵션이다. 성감대를 자극하기 위해 질을 지그재그로 디자인하는 방법도 있다. 재발에 따른 대안도 준비했다. 수술 이후 다시 확장된 부분에만 의료용 실리콘 밴드를 반지처럼 끼워 질의 굵기를 조절하는 임플란트 시술이다. 대체 Y-성형의 진화는 어디까지인지!

이 모든 것이 안전한지 묻는다면, 대답은 ‘No’. 출산으로 틀어진 골반 안쪽 근육을 수습하고 자궁탈출증, 복압성 요실금 등을 치료하는 질 축소술은 의학적 검증을 거쳤다. 하지만 앞서 말한 질 임플란트는 성관계 만족도 향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거니와 링이 과도하게 압박해 염증이 생기거나 주변 신경을 자극한 사례도 보고됐다. 쁘띠 시술도 방심할 수 없다. 질 점막 콜라겐 형성을 유도해 건조증을 완화하는 레이저는 충분히 활용할 만하나 필러와 보톡스는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애초에 필러는 얼굴 안면부 주름 개선 목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지만 “의료인 판단하에 다른 부위에 사용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 덕에 여성 성형 시장에 등장했다. ‘질 전용 필러’라 광고하는 여성 성형용 제품은 유지 기간을 늘리기 위해 5년 이상 분해되지 않는 콜라겐을 사용하는데 만에 하나 점막 아래 돌처럼 단단하게 뭉치는 부작용이 발생하면 제거도 힘들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와 보건복지부 모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적으로 제재할 방법은? 없다.

결심에 제동을 거는 이유는 더 있다. 여성 성형의 주 무대는 성형외과가 아닌 산부인과다. 수술 전 외음부와 자궁경부, 내막 검진이 필수기 때문이다. 리에스여성의원 정 원장은 저출산 풍토로 병원 매출이 하락해 준비 없이 여성 성형에 뛰어들거나 과한 처치를 하는 의사들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우려의 목소리에서도 발전하는 여성 성형을 그대로 지켜봐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두고 볼 일이다. 웰니스(Wellness) 가치가 존중받는 요즘, 여인들의 삶을 풍요롭게 꽃피우는 기폭제로서 여성 성형의 위치가 변화하고 있다. “바람직한 앞날을 모색하는 연구 단체가 생겨나고 안전과 효과가 보장된 수술 범위도 확대되고 있어요.” 중앙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최현진 교수는 여성 성형의 가능성을 점친다. 항노화 관점에서도 유의미한 진척이 있다. 기술의 성장으로 질 건조증과 각종 염증 등 나이 들며 쉽게 발병하는 여성 질환 예방의 길이 열린 것. 부부 관계가 고민인 여인들의 자존감 상승도 여성 성형이기에 가능하다. 성형과 의료 사이. 몸의 변화가 일상에 불편을 초래한다면 현대 의학의 도움을 받아 마땅하다.

“우리 모두 성격, 외모가 판이하고 서로 다른 사회에 속해 있습니다. 개성을 인정해야 해요. 몸을 들여다보면 정확히 알 수 있죠.” 영국 사법 정신의학 연구원이자 신체를 형상화한 자수 작품을 선보이는 사라 레너드(Sarah Leonard)의 최근 탐구 영역은 외음부와 자궁이다. 족쇄, 시계, 달과 벌, 눈동자 등 예측 불가한 은유로 포장해 사회로부터 여성이 받는 시선과 무게를 표현한다. 이번 기사를 위해 보내온 신작에는 꽃과 시퀸을 빼곡히 수놓아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조각가 제이미 매카트니(Jamie McCartney)는 여성 400명의 성기를 석고로 본을 떠 벽처럼 세운 작품 ‘The Great Wall of Vagina(질의 벽)’를 만들었다. 모습이 궁금하다면 그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thegreatwallofvagina’를 방문하길. 그곳에 우리가 상상하는 매끈한 Y존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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