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성형, 과연 괜찮을까?

Beauty

치아 성형, 과연 괜찮을까?

2020-07-02T23:22:51+00:00 2020.07.03|

치아 성형, 그 ‘美’와 ‘用’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미국 드라마 <프렌즈> 속 허당 캐릭터 ‘로스’의 웃지 못할 ‘화이트닝’ 에피소드를 기억하는지? 호감 있는 ‘썸녀’에게 호쾌한 인상을 주고자 치아 미백에 도전한 로스. 분위기가 차츰 무르익자 키스를 시도한다. 아뿔싸!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반딧불이처럼 서른두 개의 치아가 빛나며 이들의 ‘썸’은 산산조각 났다. ‘웃픈’ 상황은 또 있다. 몇 해 전, 인기 남자 배우 A가 열연한 사극 영화에서였다. 꾀죄죄한 차림의 그가 진중한 목소리로 대사를 내뱉을 때마다 입술 사이로 보이는 백자깃빛 ‘인조 치아’는 영화 흐름을 깨는 ‘옥에 티’로 꼽힌다.

얇은 주삿바늘로 요리조리 당기고 채우는 보톡스나 필러 시술 말고도 남몰래 예뻐지는 묘약이 있다면? 두말할 것 없이 치아 성형이다. 돌출된 앞니를 단기간에 교정하는 것, 닳거나 깨진 마모 상태를 보완하는 것, 치열 교정으로 안면 비대칭이나 골격의 윤곽선을 다듬는 것, 어두운 잇몸을 미백하는 것 모두 치아 성형 범주에 속한다.

완벽함이 아름다움을 정의하는 시대는 지났다. 벌어진 앞니에 신용카드를 끼우는 배우 다코타 존슨처럼 ‘흠’은 매력으로 치부되고, 이런 흐름에 편승해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미켈레 역시 구찌 뷰티 캠페인의 대표 얼굴로 삐뚤빼뚤한 치열의 모델을 선택했다. 그럼에도 치아 성형은 확실히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사회 초년생들 사이에서 “치아 성형은 겨울방학 숙제”, 연예계에서는 “얼굴은 안 건드려도 치아 성형은 하고 데뷔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 적게는 3시간, 길게는 2주면 새로운 치아를 만날 수 있으니 요즘 유행하는 말로 ‘꾸안꾸’ 성형이랄까? “치아 표면이 부식되거나 충치로 치열이 어긋났을 때, 웃을 때 잇몸이 많이 보이는 거미 스마일(Gummy Smile)이 고민일 때 치아 성형을 권합니다. 기능을 재건하고 미용적 처치를 더하는 것이 목적이자 역할이죠.” 미니쉬치과 강정호 원장이 치아 성형술의 긍정적 역할에 힘을 보탰다. “치아에 자신감이 생기면 자연스레 활짝 웃게 되고, 쓰는 근육이 바뀌면서 얼굴선과 분위기가 확 바뀝니 다. 한마디로 호감형 얼굴로 변하죠.”

치아 성형은 ‘동안’의 핵심어로 떠올랐다. 짧아진 치아를 늘이거나 누렇게 변색하고 부식된 치아만 재정비해도 다섯 살은 어려 보이니 피부과 시술 이상의 효과다. “나이가 들면서 흔히 ‘턱이 짧아진다’고 이야기합니다. 아랫니와 경계를 이루는 잇몸이 함몰되며 치아도 마모되고 변색되죠. 치아의 형태와 색을 보완하면 젊은 미소를 회복할 수 있어요.”

치아 성형의 대표 격인 ‘라미네이트’를 검색하면 “미관상의 목적으로 치아 표면을 최소한으로 삭제하고 복합 접착제로 얇은 세라믹을 붙이는 것”이라 정의한다. 이런 과정에서 치아를 갈아내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하지만 환자 대부분이 삭제 범위를 예상하지 못한 채 치과를 방문하고, 시술 후에도 제대로 직면하지 못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치아는 신체 여느 부위와 다르게 두 번 다시 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타고난 치아를 최대한 보존하고, 최소로 삭제하는 것이 치아 성형의 핵심이다. 그러나 치아의 부식 상태가 심하거나 치열이 많이 삐뚤어진 경우는 치아와 신경을 다각도로 제거해 세라믹을 통째로 씌우는 크라운(올 세라믹) 시술이 불가피하다. 문득 길거리에서 마주한 ‘무삭제 라미네이트’ 광고가 떠올랐다. 전문가의 의견은 어떨까? “‘무삭제’로 치아 모양이나 치열을 바꿀 순 없어요. 스티커처럼 표면에 부착할 수는 있지만, 이물질을 정리하지 않고선 금세 접착력이 떨어지죠.” 강정호 원장이 말을 이었다. 물론 치아 삭제가 불필요한 경우는 있다. 치아 에나멜이 선천적으로 지나치게 얇은 경우, 치아 사이 공간이 있는 경우, 치아가 과하게 안쪽으로 들어간 옥니인 경우 등은 스쳐 지나가는 정도로만 표면을 정리한다. 라미네이트가 심미 치료 위주였다면 에나멜 층을 0.2mm 미만으로 다듬어 치아의 물성과 유사한 재질의 보철을 붙이는 ‘미니쉬’는 기능적 치료가 1순위다.

물론 양날의 검은 존재한다. “치아 성형, 하지 마세요. 진통제 없이는 하루도 잠을 못 잤어요.” 유튜브 180만 조회 수를 찍은 어느 방송인의 따끔한 충고도 들린다. 10년 뒤 교체 시기가 됐을때, 세라믹 보철을 제거하고 처음 마주한 ‘민낯’ 치아의 모습은 마치 영화 <반지의 제왕> 속 ‘골룸’ 같았다는 것. “평생 냉면 못 먹는대”, “겨울이면 찬 바람이 앞니에서 느껴진대” 등과 같은 괴담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 치아 삭제량이 많을수록 신경과 거리가 가까워져 시림을 극도로 민감하게 느끼는 것이다. 또한 세라믹 보철과 치아의 부정결합으로 잇몸에 염증이 생기거나 심하게는 잇몸이 변색되는 부작용도 종종 목격된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교정을 권한다. 서슬 퍼런 ‘철길’ 장치가 부담스럽다면 투명한 장치를 사용하는 ‘인비절라인’이라는 아리따운 선택지도 마련되어 있다. 누르스름한 치아가 고민이라면 치아 미백에 앞서 스케일링을 받자. “치아는 나이 들면서 점점 어두워지거나 신경이 탈락하면서 변색되는 경우가 있고, 음식물의 색소 성분이 표면에 붙어 착색되는 경우가 생겨요. 솔직히 말하면 표면보다는 치아와 치아 사이, 치아와 잇몸 사이의 치석이 착색되는 것입니다.” 참편한치과 신재우 원장의 조언처럼. 음식물로 인한 치아 표면의 착색은 스케일링만으로 대부분 말끔히 사라진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이 소박한 행복이 오복 중 제일이라는 어른들 말씀은 유효하다. 건강한 치아는 개당 3,000만원의 값어치를 한다. 피아노 건반처럼 희고 가지런한 치아를 쟁취한들 올바른 치아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입속에는 무려 350여 종에 이르는 수억 개의 세균이 살고, 치아 질환의 종류도 800가지를 훌쩍 넘는다. 각종 질환으로부터 치아를 보호하는 것이 우선순위다. 치아 성형은 그다음으로 미뤄도 늦지 않다. 알면서도 소홀했던 진리를 곱씹어 미용과 건강의 줄타기에서 환한 미소를 쟁취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