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 그때 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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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 그때 그 영화

2020-07-28T22:39:13+00:00 2020.07.29|

10 Movies in 1996

2020년 여름 다시 찾아봐도 좋을 1996년 영화 10편.

<로미오와 줄리엣>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Romeo+Juliet

해가 지는 해변에 홀로 앉아 있는 소년. 거대한 라펠의 턱시도 수트(톰 포드가 디자인한 YSL)를 입고 담배 연기를 뿜어내는 금발 머리 소년의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 전 세계 모든 극장에선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당시 최고의 미모(!)와 인기를 자랑하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등장했으니 그 열기는 뜨거울 수밖에. 바즈 루어만 감독의 절제를 모르는 연출과 감각으로 똘똘 뭉친 영화는 지금 봐도 세련미가 가득하다. D&G(지금은 사라진 돌체앤가바나의 세컨드 라인) 수트로 빼입은 갱들, 네이비 프라다 수트를 입은 채 결혼한 로미오, 하와이안 셔츠와 전설의 수족관 장면까지. 무엇보다 노 다웃, 가비지, 라디오헤드 등 1990년대 밴드 음악으로 가득한 사운드트랙은 꼭 ‘복습’할 만한 가치가 있다.

“Choose Life”라는 명대사를 남긴 <트레인스포팅>.

Trainspotting

이기 팝의 ‘Lust for Life’와 함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영화 <트레인스포팅>. 마약에 ‘쩔어’ 사는 스코틀랜드 청년들의 이야기는 1996년 전 세계 청춘의 연가가 되었다. “Choose Life”로 시작하는 렌턴의 내레이션, 지금은 중후한 중년이 되어버린 이완 맥그리거의 살아 움직이는 연기, 내내 이어지는 1990년대 브릿 팝의 향연까지, 모든 것은 당시 청춘의 마음을 뜨겁게 만들었다. 주인공들이 입은 커다란 깃의 셔츠와 수트, 몸에 딱 붙는 ‘쫄티’, 찰랑거리는 슬립 드레스는 당시 최고의 잡지였던 <The Face>의 화보에 등장하는 것과 꼭 닮아 있었다.

미국식 청춘 공포 영화의 공식을 만든 <스크림>.

Scream

케이블 스웨터를 입고 순진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는 드류 배리모어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영화 <스크림>은 1990년대 후반을 장식한 미국식 공포 영화의 시초였다. 젊고 아름다운 배우들이 알 수 없는 살인마로부터 도망쳐야 하는 공식이 처음 완성된 작품. 영화만큼이나 흥미로운 건 1990년대 미국 청춘의 스타일. ‘갭(Gap)’의 전성기에 미국 대학생은 어떤 옷을 즐겨 입었는지 잘 알 수 있다.

20년 넘게 이어지는 프랜차이즈의 시작 <미션 임파서블>.

Mission: Impossible

<스카페이스>, <침실의 표적>, <드레스드 투 킬> 등을 완성한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일까.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에는 은은한 섹시함이 흐른다. 같은 해 개봉한 <제리 맥과이어>로 더 큰 인기를 누렸던 톰 크루즈 역시 이 영화에서 더 멋져 보이곤 했다. 천장에서 내려온 줄에 매달린 채 해킹을 시도하는 크루즈의 모습은 누구라도 기억할 것이다. 올 블랙으로 차려입은 1990년대 어른들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20년이 넘도록 이어지는 프랜차이즈의 시초를 확인하는 재미도 있다.

젊은 조지 클루니가 돋보이는 <황혼에서 새벽까지>.

From Dusk till Dawn

미국 TV 시리즈 <ER>에서 얼굴을 알린 조지 클루니가 영화배우로서 첫 가능성을 보였던 영화 <황혼에서 새벽까지>. 그와 함께 등장한 조연은 무려 감독인 쿠엔틴 타란티노. B급 감성으로 가득한 뱀파이어 영화는 지금 보면 그 풋풋함이 신선함 그 자체. 줄리엣 루이스, 셀마 헤이엑 등 여배우가 뽐내는 매력도 넘친다. 무엇보다 우당탕 쏟아지듯 흘러가는 영화는 여름밤에 함께하기에 최고다.

마돈나의 연기 변신이 화제였던 <에비타>.

Evita

마돈나를 영화배우로 생각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그들만의 리그>를 본 사람이면 자연스러운 연기에 놀랄 만하다. 그녀의 주연작이었던 <에비타>는 마돈나의 역량을 다시 한번 증명한 작품이다. 아르헨티나의 ‘국모’ 역할을 맡은 그녀는 완벽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Don’t Cry for Me Argentina’를 부르는 마돈나의 모습은 클래식으로 남을 만하다. 1996년 10월호 미국 <보그> 커버(이후 <보그 코리아>도 1997년 1월호에 커버로 사용했다) 역시 인상적인 패션 역사 중 한순간.

끈적이는 긴장감으로 가득한 <바운드>.

Bound

<매트릭스>와 <센스8> 이전에 <바운드>가 있었다. 라나 워쇼스키와 릴리 워쇼스키 자매가 처음 그 이름을 알렸던 영화는 1996년 가장 섹시한 영화 중 하나였다. 지나 거손과 제니퍼 틸리가 보여주는 긴장감 넘치는 관계는 지금 봐도 세련미가 넘친다. 두 여인을 둘러싼 이야기와 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 극이 흘러갈수록 펼쳐지는 사건 사고까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었던 <잉글리쉬 페이션트>.

The English Patient

‘대하 사극’풍의 영화는 더 이상 만들지 않는 것만 봐도 <잉글리쉬 페이션트>는 이미 흘러간 시대의 영화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때로는 고전적인 아름다움이 필요할 때가 있다. 아름다운 풍광과 시대를 넘어 이어지는 이야기, 광활한 배경과 다양한 등장인물.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의 인상적인 음악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랄프 파인즈,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윌렘 대포, 줄리엣 비노쉬, 콜린 퍼스 등 당대의 배우들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1996년 떠오르는 스타로 주목받던 기네스 팰트로의 <엠마>.

Emma

1990년대를 호령한 스타 중 한 명인 기네스 팰트로. 그녀가 막 스타로 떠오르던 시절 주연을 맡은 영화 <엠마>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당시에 왜 모두 ‘기네스병’에 빠질 수밖에 없는지 단번에 알 수 있는 영화. 그리고 <트레인스포팅>에서 더없이 쿨했던 이완 맥그리거가 말 그대로 끔찍한 가발을 쓰고 등장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이제는 컬트의 자리에 오를 만한 <버드케이지>.

The Birdcage

24년 전 할리우드 영화는 철저히 백인 사회를 대변한다. 대부분의 배우가 백인이며 그 이야기도 백인 사회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다. 게이 커플과 그 아들, 사돈 관계의 부부를 바탕으로 한 영화 <버드케이지> 역시 마찬가지다. 즉 미국 대중들이 수용할 만한 ‘스테레오 타입’에 기대고 있는 영화. 하지만 네이선 레인, 로빈 윌리엄스, 진 해크먼 등 거장 배우들이 선보이는 소동극 연기는 그 단점도 잊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