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 Hope 이슈: 26명의 편집장이 소개하는 희망의 이미지 #3

Hope

<보그> Hope 이슈: 26명의 편집장이 소개하는 희망의 이미지 #3

2020-08-04T10:50:14+00:00 2020.08.04|

전 세계의 보그 에디션이 희망을 주제로 하나로 모였습니다. 26명의 편집장이 2020년의 희망을 담은 이미지를 소개합니다.

<보그>한국

“‘#덕분에챌린지’ 덕분에 한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보다 더 인간적으로 맞게 되었습니다. 셀러브리티들과 스포츠 스타들은 국내외 의료진에게 감사와 존경을 담은 이 ‘수어’를 릴레이로 이어가는 중이고, 또 방송에서는 이 수어 형태를 배지로 제작해 착용하고 나오죠. 여기,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의 얼굴들(신현지, 정소현, 박희정, 배윤영)이 전 세계에 ‘덕분에’ 포즈로 희망을 전합니다.”

-<보그> 코리아 편집장 신광호

 

<보그>홍콩

Courtesy of Michael Wolf

<보그> 홍콩은 희망을 나타내기 위해 사진작가 미하엘 볼프(Michael Wolf)의 사진 작품을 제안한다. 볼프는 독일 태생 사진작가로 홍콩에서 오랫동안 거주하다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그는 홍콩의 빽빽하고 독특한 건축물을 매우 아름답고 정교하게 담아낸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작품은 그의 일출(Sunrise)’ 시리즈 중 하나로 홍콩의 외딴섬 란터우(Lantau)에 있는 그의 집에서 촬영한 것이다

“보그 홍콩 스태프에게 일출은 새로운 시대의 시작에서 발견하는 희망을 의미합니다. 사진작가 미하엘 볼프가 시적으로 아름답게 포착해낸 일출은 누구든지, 어디에 있든지 상관없이 우리 모두가 ‘커다란 한 하늘 아래’에서 살고 있음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보그> 홍콩 편집장 캣 영

<보그>인도

Courtesy of Hashim Badani

우리는 이 사진이 희망에 관한 우리의 메시지를 대변한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대내외적으로 논의를 거듭했다. 그리고 몇 가지 공동의 테마를 추렸다. 희망은 추상적이기에 거의 형태가 없는 것으로 느껴졌다. 인도 내에서 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어 고수하기 더 힘들어진 그런 감정처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우리가 처한 분열된 세상에서 그럭저럭 살아남는 듯했다. 일부에서는 인도의 공예와 전통의 다채로운 유산을 되돌아보았고, 또 한편에서는 다음 세대를 위한 더 온정적이고 의식 있는 미래를 기대했다. 우리가 다양한 이야기를 더 많이 탐구할수록 파란 하늘 보기, 새 노랫소리 듣기, 가족과 함께하기, 현재를 소중히 하기 등과 같은 것은 소소한 것들이 부각되었다.

우리는 인도의 대표 신진 사진작가 중 한 사람이며 뭄바이에서 활동하는 하심 바다니(Hashim Badani)를 선정했다. 우리의 진화하는 시선을 대표하는 그의 작품은 다큐멘터리, 아트와 패션을 골고루 아우른다. 뭄바이는 인도에서도 코로나19 감염률이 가장 높은 도시다. 그래서 도시를 폐쇄하는 동안 이 작품을 집에서 촬영해야 했다는 것을 알았다. 바다니는 희망의 한순간을 상상하면서 단 하나의 소품, 즉 독특한 인도 전통 의상인 ‘강황빛 사리’만 걸치고 아파트 옥상에 서 있는 자신의 조카를 렌즈에 담았다. 이 사리는 로 망고(Raw Mango) 제품으로 이 디자이너 브랜드는 과거, 현재, 미래의 인도를 나름의 창의적인 시각으로 한데 담아놓고 있다. 심지어 코로나19가 대유행인 와중에도 우리는 더 나은, 더 밝은, 더 의식 있는 미래를 물려받을 세대를 떠올리며 그들에 대해 생각하는 순간을 마련한다.

사진작가 하심 바다니는  자신의 비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보호하고 양육하는 것이 우리의 자연적 본능입니다. 그리고 희망은 다음 세대에 더 나은 세상을 남겨주는 것이죠. 우리는 다음 세대에 이 세상을 빚지고 있는 거니까요.”

 

“희망에 대해 탐색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지닌 공동의 인간성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로부터 세상을 물려받을 다음 세대에게서 통합된 맥락을 찾았죠. 이 사진은 심플합니다. 요즘 주목받는 디자이너가 디자인하고, 인도의 장인들이 만든 수제 사리(Sari)를 통해 바라보는 한 어린아이의 시선을 인도의 대표적인 신진 사진작가가 포착한 것입니다. 이 모습은 인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의미합니다.”

-<보그> 인도 편집장 프리야 탄나

 

<보그>이탈리아

‘Capannina Bianca June 2nd’, Courtesy of Massimo Vitali

이 사진은 이탈리아 공화국 기념일인 6 2일에 토스카나의 마리나 디 마사(Marina di Massa)에서 촬영했다. 7,500km의 긴 해안선이 있는 이탈리아는 꽃이 만발하고 따뜻한 햇빛이 내리쬐는 여름에 그 어느 때보다 완벽한 곳이다. 그러나 올해는 여느 때와 달리 경기가 좋지 않았다. 폐쇄 조치와 사람들의 고통, 불확실성으로 점철된 3개월을 보낸 이탈리아는 이제야 조심스레 활동을 재개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면서도 해변을 찾아 원래의 습관을 서서히 되찾는 듯하다. 이탈리아의 주요 특징적 모습인 태평하고 행복한 삶의 자세가 벌써부터 엿보이기 시작했다. 마시모 비탈리(Massimo Vitali)의 작품은 사람들에 대한 깊은 호기심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사람들로 붐비는 지중해 해변에서 자유, 즐거움, 레저를 만끽하는 순간을 보여주는 대규모 파노라마 속에서 구현된다.

마시모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카판니나 비앙카’는 쉽지 않은 그림입니다. 하지만 원래 모든 사진을 볼 때 그래야 하듯, 시간을 들여 자세히 본다면 작품에 푹 빠지게 되죠.” 희망에 대한 세세한 것들을 비탈리의 렌즈에 잡힌 전체적인 풍경에서 찾아볼 수 있다

“어둠 속에 내려앉은 한 줄기 빛으로 희망을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마시모 비탈리의 사진을 선정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죠. 그의 사진은 추운 겨울이 지난 후 찾아온 신나는 여름을 상징하며, 이탈리아 특유의 삶의 방식에서 늘 보이던 근심 걱정 없는 행복한 자세를 보여줍니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모습 그리고 사랑을 상징하기도 하죠.”

-<보그> 이탈리아 편집장 에마누엘레 파르네티

 

<보그>일본

Courtesy of Daido Moriyama

일본의 대표적인 사진작가 모리야마 다이도(Daido Moriyama)가 촬영한 이 사진은 해 질 녘 도시 전경 너머로 보이는 후지산 자락의 마을을 담고 있다. 모리야마는 어떤 ‘의미’도 자신의 작품에 결부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저 사진을 보고 뭔가를 느끼고 경험하는 과정을 우리 기억에 새기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사진을 통해 우리는 상상을 계속 확장할 수 있는 것이다. 2020년 어느 날 어슴푸레한 도시 뒤쪽에 떠 있는 해 질 녘 후지산의 실루엣이 그의 렌즈에 잡혔다. 이 사진은 그가 도쿄 집 창문을 통해 촬영한 것이다. 후지산은 일본인에게 변함없는 자연과 아름다움의 상징이다. 그리고 그 존재감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깃들어 있으며, 그것이 지닌 완전한 장엄함은 그들에게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국토의 약 70%가 산악 지대인 일본에서는 예로부터 산악 숭배가 널리 퍼져 있다. 후지산은 특별한 산이며 숭배의 상징이다. 사람들이 후지산을 우러러보면서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고 영적 정화를 느낀다. 심지어 지금도 후지산은 늘 사람들의 자긍심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희망의 원천이다. 또한 후지산은 아름다운 산일 뿐 아니라 활화산이다. 그런 의미에서 후지산은 그 완벽한 실루엣 속에서 자연과 인간 사이의 긴장을 하나로 결속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일깨우며 자연에게 잘하라고 꾸짖는 것이다.

모리야마의 사진은 어둠이 없는 곳에서 빛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없으며, 어둠을 보지 않고는 빛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본인에게 어둠과 빛은 하나의 개체이다. 세상이 단지 ‘한쪽’으로만 이뤄지지 않는 것처럼.

 

“일본에서 후지산은 예로부터 자연 숭배를 위한 유일하고 절대적인 중심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사람들의 소망과 희망의 상징으로 그 자리를 지켜오고 있습니다. 후지산의 존재감은 단지 가장 아름답기 때문만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고취시키기 때문에 생겨난 것입니다.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고찰하기도 하죠. 일본의 대표적인 포토그래퍼 중 한 사람인 다이도 모리야마의 집에서 촬영한 후지산은 일몰 시간의 도시와 사람들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후지산의 신성한 존재감은 어둠이 내려앉은 밤의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은빛 희망처럼 느껴집니다.”

-<보그> 일본 편집장 미쓰코 와타나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