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에게 고하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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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에게 고하는 안녕

2020-09-11T11:27:35+00:00 2020.09.11|

자유롭고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 하지만 사랑을 원하고 외로워했던 사람. 설리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설리는 지난해 10월 26세의 나이에 세상에 작별을 고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이별은 설리에 대한 추모로 이어졌고, 대중은 뒤늦게 그녀의 진심을 들여다보기 시작했죠.

설리가 떠난 지 1년이 다 되어가고 서글프도록 아름다운 가을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녀를 추억하기 위해 MBC <다큐플렉스>가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편을 방송하며 설리의 삶을 재조명했습니다.

이날 방송에는 처음으로 설리의 엄마 김수정 씨가 출연했습니다. 김수정 씨는 설리의 어린 시절부터 데뷔 이후, 설리의 마지막 모습까지 추억했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유치원 대신 연기 학원을 보냈다는 엄마, 설리는 방송을 통해 공개된 당시 영상에서 ‘동백아가씨’를 구슬프게 불러 마음을 짠하게 했습니다.

설리는 이후 오디션을 통해 드라마 <서동요>의 선화공주 아역에 발탁됐습니다. 이후 SM 연습생으로 들어가 학교생활과 연습생 생활을 병행하며 꾸준히 아역 연기자로 활동했죠. 하지만 나이에 비해 키가 훌쩍 커버리자 역할에 어려움을 느끼고 아이돌 가수로 데뷔했습니다.

한창 인기를 얻던 2013년 9월 가수 최자와 열애설 최초 보도 이후 열애설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열애 인정 이후에도 설리는 온갖 악플에 시달려야 했죠. 설리의 엄마는 딸이 연애를 시작한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연애 이후 설리가 경제적으로 독립을 선언하고, 이를 계기로 모녀 사이는 단절 상태에 들어갔다는 것. 그러던 어느 날 설리 엄마는 설리가 자해를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모든 게 불안했을 것 같아요. 사랑하는 남자는 떠날 것 같지, 엄마는 옆에 없지. 그 순간에는 본인이 여러 가지를 감당하기가 어려웠을 거예요.”

설리 역시 생전 인터뷰 영상에서 열애 이후 한동안 힘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사람한테도 상처받고 하다 보니까 그때 완전히 무너져 내렸던 것 같아요. 그 사람들이 있음으로써 좀 도움을 받고 그 사람들 뒤에 숨어서 같이 힘내고 그랬는데 이제 가까웠던 사람들 주변 사람들조차도 떠난 경우도 있었고… 그래서 도와달라고 손을 뻗기도 했는데, 그때 사람들이 잡아주지 않았어요. 제 손을. 그래서 그때 무너져 내렸어요.”

설리는 이후 개인 방송과 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대중에게 가감 없이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비난의 화살이었죠. “나 나쁜 사람 아니에요. 좀 예뻐해주세요”라고 외치던 그녀는 공황장애와 우울증에 시달리며 정신과 상담 치료를 받았습니다. 2019년 설리는 생애 첫 솔로 음반을 발매하고 팬 미팅 자리를 만들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활동을 이어갔죠. 하지만 한순간 그녀는 별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날 방송 이후 많은 이들이 이제야 설리를 바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후폭풍도 거셉니다. 설리의 전 남자 친구였던 최자에게 비난을 넘어서 악플 세례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설리가 살아 있을 때 그녀를 향하던 따가운 시선은 이제 최자에게 향하고 있습니다. 최자 역시 그녀를 가장 아름다운 순간으로 추억하고 있을 뿐인데도요.

누구의 잘못도 아닌 상황에 또다시 이어지는 악순환. 이 연결 고리는 언제쯤 끊어질까요. 부디 설리만은 그곳에서 편안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