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혜화동 한옥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2021.05.13

by 송보라

    혜화동 한옥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칠흑같이 어두운 옷을 입은 두 여자. 그날 혜화동 한옥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뎀나 바잘리아는 발렌시아가 2020 F/W 컬렉션에 대해 “그동안 선보인 것 중 가장 나다운 컬렉션”이라고 말했다. 바잘리아의 디자인 시그니처 중 하나인 파고다 숄더 디테일이 더블 브레스티드 코트에 악마의 뿔 같은 극적 형태감을 더한다.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성직자의 복식에 대한 내용이 조사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내가 살던 곳은 정교회가 지배적이었으니까요.” 바잘리아는 어릴 적 매주 토요일 정교회 성당에 갔고, 기다란 로브를 입은 신부들을 보며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높게 치솟은 파고다 숄더 디테일의 케이블 터틀넥 니트 톱과 킥 레더 스커트 룩을 금욕의 상징인 자물쇠 장식 정조대 벨트로 마무리했다.

    하우스의 아이콘인 모터사이클 백 탄생 20주년을 맞아 출시한 ‘네오 클래식’ 백. 원형의 모던함을 살리면서 독특함을 더했다. 기존의 부드러운 형태감을 보다 힘 있고 구조적인 실루엣으로 강조한 레드 컬러의 라지 사이즈 모델.

    모터사이클과 미식축구에서 영감을 얻은 요소가 엿보인다. 페티시 무드의 페이크 퍼 재킷과 오버사이즈 티셔츠는 보호용 패드를 넣은 미식축구 상의와 풋볼 저지를, 무릎에 패드를 덧댄 바이커 팬츠와 데님 팬츠 위에 레이어드한 갈로쉬 부츠는 보디 아머를 장착한 라이딩 팬츠와 모터사이클용 엔지니어 바이커 부츠를 연상케 한다.

    어깨 위에서 떨어지는 피라미드 숄더 디테일의 롱 코트와 성직자를 연상케 하는 테일러드 맥시 드레스의 블랙 컬러는 부활, 새로운 실루엣의 탄생, 미니멀리즘과 고전주의를 잇는 연결 고리다. 바잘리아는 자신의 고향 그루지야의 정교회에 대한 기억과 함께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의 스페인 가톨릭에 대한 신앙을 컬렉션에 투영했다.

    나노부터 미니, 스몰, 라지까지 다양한 사이즈도 ‘네오 클래식’ 백의 특징. 금속 모터 스터드 장식과 길게 늘어지는 태슬, 땋은 장식의 손잡이는 원형 디테일을 살렸다. 블랙 컬러의 스몰 사이즈 모델.

    ‘네오 클래식’ 백은 광택 없이 매트한 표면 처리, 악어가죽 엠보싱 처리한 입체적 텍스처, 광택 나는 스파촐라토까지 다양한 느낌의 소가죽으로 제작됐다. 백뿐 아니라 카드 홀더와 파우치 등 다양한 가죽 소품으로 선택 가능하다. 악어가죽 엠보싱 디테일의 미니 사이즈 모델.

    미모사 실크 자카드의 앞면과 플리츠 드레스의 뒷면을 합친 하이브리드 드레스도 바잘리아의 대표적인 룩이다. “우리는 서로 키스하거나 포옹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여전히 옷은 입어야 합니다. 바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죠.” 옷 위에 흐드러지게 핀 꽃은 지구와 자연환경의 종말론적 상황을 반영한 쇼에서 희망을 상징한다. 의상과 액세서리는 발렌시아가(Balenciaga).

      패션 에디터
      송보라
      포토그래퍼
      김선혜
      에디터
      허보연
      모델
      박세라, 이혜승
      헤어
      이혜영
      메이크업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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