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

자유롭고 느긋하게

2020.11.05

by 송보라

    자유롭고 느긋하게

    샤넬 2021 크루즈 컬렉션의 주제는 ‘지중해로 떠나는 여행’입니다.

    “카프리를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그곳에서 소규모로 쇼를 치를 생각이었죠. 결국 봉쇄령 때문에 실현되지는 않았지만요.” 버지니 비아르는 말을 이었습니다. “상황에 적응해야 했습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원단을 사용했을 뿐 아니라 지중해 여행에 대한 보다 일반적인 아이디어로 컬렉션을 구성했습니다. 지중해의 여러 섬, 유칼립투스 향기, 부겐빌레아꽃의 핑크빛 등.”

    이탤리언과 프렌치 리비에라에서 휴가를 즐기던 1960년대 전설적인 여배우들의 자유롭고 느긋한 매력도 영감의 원천이었습니다. 의상은 실용적이고 단순하지만 우아한 매력을 풍깁니다.

    이번 컬렉션의 시작은 ‘바퀴 달린 작은 수트케이스와 쇼퍼백, 자수 장식 핸드백’을 가지고 떠나는 가벼운 여행이었습니다. 어떻게 매치해도 잘 어울리는, 쉽게 입을 수 있고 다용도로 연출 가능한 소량의 아이템이면 충분합니다. 가슴 위로 끌어 올리면 스트랩리스 드레스로 변신하는 롱스커트, 낮에는 비키니 수영복 위에 걸치기 좋고 밤에는 자수 장식 브라 톱과 데님 팬츠와도 잘 어울리는 롱 블랙 시폰 재킷 같은 것이죠.

    섬세하고 투명한 라메 드레스는 재킷과 매치할 수 있습니다. 재킷은 크레이프 소재 쇼츠 위에 느슨하게 걸치기 좋고요. 랩 드레스와 스커트를 입으면 움직임이 훨씬 자유롭습니다. 가죽 소재 부겐빌레아 핑크빛 수트는 피부처럼 매끄럽습니다. 트위드 수트는 보다 유연하게 움직이도록 안감을 없앴죠.

    버지니 비아르가 이번 컬렉션에 접근하는 방식은 직관적이며 군더더기 없습니다. 과시하지 않고 캐주얼하면서도 정제된 의상을 만드는 데 집중했지요. “사실 그리 많은 게 필요하지 않아요. 가장 중요한 건 기분 전환이니까요.”

      에디터
      송보라
      포토그래퍼
      Courtesy of Ch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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