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할매, 밥 됩니까

2020.11.17

by 김나랑

    할매, 밥 됩니까

    “할머니 식당은 제게 우주입니다.”

    여행 작가 노중훈이 오랜 기간 할머니 식당을 취재하며 남긴 말입니다. 그는 전국 방방곡곡의 숨은 할머니 식당을 찾아다녔습니다. 방송에서 소개하는 ‘맛집’이 아닙니다. 실제 노중훈 작가는 ‘맛집’이라는 표현을 반기지 않죠. 입맛은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게다가 할머니의 식당은 음식 이상의 가치를 지닙니다. 영혼을 살찌우죠.

    노중훈 작가의 <할매, 밥 됩니까>에는 27곳의 할머니 식당, 그 27인분의 세월이 담겨 있습니다. 할머니의 시간으로 빚어낸 고봉밥, 국수 한 그릇, 막걸리 한 잔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책에 담긴 공간 중 세 곳을 소개합니다.

    삼태기도너츠,_서울시 성북구 삼선동2가

    노중훈 작가는 이곳의 꽈배기와 도넛을 “삼태기로 쓸어 담고 싶다”고 표현했네요. 2010년부터 삼선동의 골목에 자리한 삼태기도너츠에서는 아내는 반죽을 하고, 남편은 튀기고 판매를 하십니다. 이전에는 왕십리에서 13년간 떡볶이 가게를 하셨죠. 이곳의 꽈배기는 반죽 발효를 세 번에 걸쳐 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해 결대로 찢어지고 기름에 눅눅한 법 없습니다. 단팥도넛, 찹쌀도넛, 샐러드빵도 인기 메뉴지요. 꽈배기 하나도 정성으로 만드는 부부의 마음이 아름답습니다.

    일미만두_부산시 동래구 명장동

    만두 1인분에 500원씩 팔던 40년 전부터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만두 가게입니다. 가게 한쪽에서 가족들이 손으로 만두를 빚고 계십니다. 두 개의 솥에서 바로바로 쪄낸 만두와 찐빵, 기름에 지져낸 군만두는 포장해 가는 손님들도 많습니다. 오래된 팥빙수 기계로 만들어낸 레트로 팥빙수도 일품이죠.

    할매보리밥집_충청남도 공주시 중학동

    “우리 집에 온 사람들은 얼마든지 밥 더 먹어도 돼.” 할매보리밥집 아버님의 말씀입니다. 소담한 상에 푸짐하게 차려내는 보리밥 한 상에 몸도 마음도 든든해집니다.

    에디터
    김나랑
    사진
    노중훈(여행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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