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우리 시대 소녀들의 롤모델 수주(Soo Joo)

2023.02.26

by VOGUE

    우리 시대 소녀들의 롤모델 수주(Soo Joo)

    “그대가 값진 삶을 살고 싶다면 날마다 아침에 눈뜨는 순간 이렇게 생각하라. ‘오늘은 단 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좋으니 누군가 기뻐할 만한 일을 하고 싶다’고.” – Friedrich Nietzsche

    2021년 1월 <보그>가 제안하는 프라이빗하고 내추럴한 계절 여행. 미니멀하고 세련된 스타일이 담긴 캐시미어 니트는 우리 여자들에게 제2의 피부처럼 여겨진다.

    새로운 계절을 만끽할 수 있는 코튼 소재 니트.

    미니멀한 디자인에 담긴 고급스러운 감성과 우아함. 편안한 실루엣의 베이비 캐시미어 라운지 웨어는 어떤 옷차림에도 믹스 매치가 가능하다.

    ‘어스’ 계열의 더없이 자연스러운 컬러 팔레트. 불필요한 장식은 피하면서도 이지 웨어의 완성도를 높인다. 헤링본 코튼 캔버스 백과 함께 코튼 크루넥 니트와 리넨 팬츠는 리조트 룩으로도 제격이다.

    ‘어스’ 계열의 더없이 자연스러운 컬러 팔레트. 불필요한 장식은 피하면서도 이지 웨어의 완성도를 높인다. 헤링본 코튼 캔버스 백과 함께 코튼 크루넥 니트와 리넨 팬츠는 리조트 룩으로도 제격이다.

    ‘어스’ 계열의 더없이 자연스러운 컬러 팔레트. 불필요한 장식은 피하면서도 이지 웨어의 완성도를 높인다. 헤링본 코튼 캔버스 백과 함께 코튼 크루넥 니트와 리넨 팬츠는 리조트 룩으로도 제격이다.

    ‘어스’ 계열의 더없이 자연스러운 컬러 팔레트. 불필요한 장식은 피하면서도 이지 웨어의 완성도를 높인다. 헤링본 코튼 캔버스 백과 함께 코튼 크루넥 니트와 리넨 팬츠는 리조트 룩으로도 제격이다.

    계절의 즐거움을 정의할 수 있는 여러 아이템 가운데 포근한 니트로 완성한 이지 웨어. 리브 니트 트리밍 디테일이 돋보이는 집업 니트와 캐시미어 보틀 홀더는 여유로운 듯 은밀하게 공유하고 싶은 윈터 룩이다.

    단순함 속에 숨겨진 황금 비율. 옐로 컬러 블록을 가미한 캐시미어 더블 케이프.

    ‘수주’는 모델 그 이상의 인물이다. <보그>와 함께 모델로 데뷔했지만, DJ는 물론 샤넬과 로레알파리의 앰배서더로서 국제적 유명 인사가 되었다. 이제 그녀는 깊은 자기 성찰을 통해 스스로에게 본질적 질문을 던진다. 여성을 위해 일하길 원하고 뮤지션으로서 공식 데뷔를 준비하는 수주가 맑은 정서와 개운한 모습으로 <보그>와 다시 만났다.

    Vogue 2021년 1월호는 <보그 코리아>에서 모델 수주의 네 번째 커버다. 쉽지 않은 일이기에, 모델로서 지난 이력을 되돌아볼 좋은 시간이기도 하다.

    Soo Joo 방금 친구와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 나 자신과 모델로서의 커리어가 꼭 ‘불새(Phoenix)’와 같다고 말이다. 스스로 불을 붙이고, 그 잿더미에서 다시 일어서는 것의 반복이었다. 어쩌면 너무 ‘오버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렇게 느낀다. 모델이란 건 성공과 실패, 명성과 무명을 예상할 수 없이 오가는 직업이다. 내 커리어에서도 ‘버즈’가 사라진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모두 포기하고 싶었지만, 무언가가 나를 다시 이끌었다. 어쩌면 내가 진정으로 패션과 그 창조의 에너지를 사랑하고, 그걸 내려놓을 수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금 도달한 이 자리에서 나는 행복하다.

    Vogue 다른 모델들에 비해 시작이 빠른 편은 아니었다.

    Soo Joo 샌프란시스코의 애시베리(Ashbury)에서 아주 더운 날 쇼핑하다가 스카우트되었다. 이미 UC버클리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한 뒤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던 중이었다.

    Vogue <보그 코리아>의 아카이브 속에서도 모델로서 수주의 역사를 볼 수 있다.

    Soo Joo 내게 처음 주어진 큰 기회가 바로 2011년 <보그 코리아>와 함께였다. 신인으로서 처음으로 두 명의 한국 슈퍼모델과 촬영했다. 절대 잊지 못할 순간이다.

    Vogue 또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있다면?

    Soo Joo 물론 첫 번째로 꼽고 싶은 건 카린 로이펠트를 통해 칼 라거펠트를 만난 순간과 샤넬 하우스와 함께한 수많은 추억이다. 두 번째는 2015년부터 로레알파리의 앰배서더가 된 것이다. 가장 유서 깊은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의 앰배서더가 된다는 건 아시아인으로서 기대조차 하지 않은 일이다. 이 브랜드가 1세기가 넘도록 뷰티를 통해 모든 연령대의 여자들에게 자기 가치와 자신감을 심어준다는 것이 좋다. 세 번째 순간은 2018년 가을 모스키노 컬렉션에서 파란색으로 온몸을 칠하고 캣워크에 섰던 때다. 다른 색깔로 몸을 칠한다는 일은 상상한 적도 없고, 그게 어울릴 것이라 기대도 못했다. 패션이 매력적인 건 그런 것 같다. 언제나 미지의 세계로 나를 인도하고, 그 경험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Vogue 칼 라거펠트와 나눈 추억 역시 빼놓을 수 없다.

    Soo Joo 칼을 생각하면 늘 마음이 따스해진다. 오랫동안 그가 건강하게 칼다운 모습으로 일하는 걸 지켜볼 수 있었다는 건 무척 행운이었다. 재빠르고, 재치 있으며, 에너지가 넘치는 데다 열정적이었다. 늘 지식에 대한 엄청난 허기를 지니고 있었고, 그와 이야기하면 꼭 백과사전과 이야기하는 듯했다. 무엇보다 그는 사람들을 사랑했다. 내가 그린 스케치를 통해 특별히 더 친해질 수 있었다. 샤넬 데뷔 쇼에 세워준 감사 인사로 작은 그림을 그려준 후, 매년 그에게 작품 한두 점을 선물했다. 그는 늘 내 작업을 응원해주었다.

    Vogue 서울에서 열린 샤넬 패션쇼도 나는 잊을 수 없다.

    Soo Joo 서울에서 2015년 크루즈 쇼를 선보일 때였다. 잠시 촬영 중인 나에게 그가 얼마나 한국과 한국 여성을 사랑하는지 말해주었다. 그리고 컬렉션을 만드는 동안 나를 떠올렸다고도 말했다. 현대적이고, 자신감 넘치며, 스타일을 잘 알고 있는 여성이라고 말이다. 그것만큼 큰 영광이 어디 있겠나?

    Vogue 모델로서 깨달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Soo Joo 패션이나 피상적인 것을 통해 나의 의미를 찾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이제 깨달았다. 스스로 내 안에서 찾은 에너지야말로 진정으로 빛을 내는 원천이다.

    Vogue 어려운 시기도 분명 많았을 것이다.

    Soo Joo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직업에 고통이 따르지 않을 수 없다. “가시 없는 장미는 없다”고도 하지 않나. 나도 그 가시 때문에 꽤 아팠다. 우울증, 조증, 집착, 스트레스, 압박으로 인한 학대까지. 하지만 그 모든 가시를 지혜와 더 맑은 마음으로 이겨냈다.

    Vogue 패션계에서 겪은 말도 안 되는 경험도 있을 법하다.

    Soo Joo 촬영을 위해 아주 먼 곳으로 전세기를 타고 간 적 있다. 그런데 회사 내부 방침 때문에 정작 그 촬영이 공개되지 못했다.

    Vogue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느끼는 혼란도 있었나?

    Soo Joo 나는 한국이 이제 막 발전을 시작할 무렵 미국에 왔다. 여전히 나는 ‘소독차’를 기억하고, 주말에 갔던 목욕탕도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랬기에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새로운 문화와 이상에 맞춰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야 했다. 하지만 과거와 내 역사를 잊을 수 없다는 것을 성장하면서 알게 되었다.

    Vogue 아시아 모델로서 패션계에 찾아온 변화도 느껴지나?

    Soo Joo 한국에서는 주류였던 내가 미국에서 소수집단이 되는 걸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다양성을 꼭 강조해야 한다고 믿는다. 물론 다양성에 대한 관심은 늘었지만, 모든 젠더와 정체성, 인종과 문화, 종교적 배경이 인정받고, 스스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때가 오기 전까지 계속 노력해야 한다.

    Vogue 관심이 있는 또 다른 인권 문제가 있나?

    Soo Joo 모두에게 연민을 지니고 동감하려고 하지만, 무엇보다 여성과 아이들을 보호하고 존중하고 드높이고 싶다. 그리고 이민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어린 나이에 뿌리를 버리고 새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경험에 대해 나누고 싶다. 그러한 경험은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과 자존감에 크나큰 영향을 준다. 한국계 미국인 친구들과 이 이야기를 자주 한다. 캐롤 림이 내게 추천한 이민진의 책 중 <Free Food for Millionaires>라는 책이 바로 그러한 내용을 다룬다.

    Vogue 패션을 통해 여성들에게 힘을 줄 수 있다고 믿나?

    Soo Joo 스스로를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건 자신감을 주기 마련이다. 그렇게 하면서 힘을 얻을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패션은 큰 도움이 된다. 어떻게 옷을 입을지, 스스로의 ‘바이브’가 어떻게 되길 바라는지 고민하면서 여성으로서 더 편안하게 느끼고 힘을 얻게 된다.

    Vogue 팬데믹은 어떤 경험이었나?

    Soo Joo 두렵고 강렬한 해였다. 동시에 깊은 자기 성찰은 물론 치유할 시간도 주었다. 패션모델이 아닌 다른 분야를 경험할 기회도 물론 있었다.

    Vogue 스스로를 들여다본 경험은 어땠나?

    Soo Joo 팬데믹이 시작되고 첫 몇 달간은 삶에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 또 어디로 가고 싶은지 면밀히 살펴보았다. 알베르 카뮈, 무라카미 하루키, 에크하르트 톨레 같은 작가들의 책과 에세이를 계속 읽었다. 모든 이름표와 정체성 혹은 ‘에고’를 벗겨낸 뒤 ‘나는 대체 무엇이고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 부분에서 한나 아렌트의 <아모르 문디>가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상담가를 찾아가 어린 시절 상처와 정서적 건강에 관해 털어놓기 시작했다. 정신적 건강은 아직도 많은 곳에서 금기시되거나 부끄러운 주제가 되곤 한다. 하지만 스스로를 가꾸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더 나아지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 믿는다.

    Vogue 그러한 경험을 통해 얻은 앞으로의 계획이 있나?

    Soo Joo 음악이다. LA에서 조니 주얼(Johnny Jewel)과 함께 몇 곡을 녹음할 예정이다. 주얼은 ‘Italians Do It Better’라는 라벨을 이끄는 사람이다. 오랫동안 팬이었기 때문에 그와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꿈을 이룬 것만 같다. ‘Desire’라는 밴드에도 키보디스트로 합류한다. 1970년대 한국 사이키델릭 록 음악을 커버할 예정이다. 또 ‘EBIT™(Enjoy Being In Transition™)라는 프로젝트도 시작한다. 패션과 음악을 비롯한 다양한 예술계에서 정신 건강을 이야기하는 예술적인 움직임이 되길 바란다. 음악과 시, 패션, 이미지 등 다양한 미디엄을 다룰 거다.

    Vogue 지금 이 순간, 가장 소중한 것을 꼽는다면?

    Soo Joo 건강, 가족, 친구들, 그리고 표현하고 창조할 수 있는 능력.

    ‘럭셔리’에는 경계가 없고 진부한 것도 새롭게 만들 수 있다. 캐시미어와 부드러운 매트는 명상 시간을 완벽한 휴식 시간으로 바꿔준다. 베이비 캐시미어 트랙 팬츠와 요가 매트.

    건강하게 태닝한 피부처럼 섹시함을 갖춘 브론즈빛 실크 톱과 스커트.

    요즘 유행인 ‘홈트’는 물론, 여러 겨울 아우터의 이너웨어로도 손색없는 집업 점퍼와 팬츠. 여기에 에스파드리유 슬리퍼까지 곁들이면 편안함은 배가 된다.

    사파리 룩에서 응용한 베이지 계열의 풍성한 스커트와 스웨이드 스니커즈.

    사파리 룩에서 응용한 베이지 계열의 풍성한 스커트와 스웨이드 스니커즈. 의상과 소품은 로로 피아나(Loro Piana).

      패션 에디터
      손은영
      에디터
      손기호
      PHOTOGRAPHER
      세바스찬 킴(Sebastian Kim)
      MODEL
      수주(Soo Joo Park@Elite New York)
      HAIR
      조이 조지(Joey George@M+A World Group)
      MAKEUP
      타이론 마흐하우젠(Tyron Machhausen@The Wall Group)
      ON SET STYLIST
      사만사 김(Samantha-Sungeun Kim)
      SET DESIGN
      한스 마하라월(Hans Maharawal@The Wall Group)
      CASTING
      버트 마티로시안(Bert Martirosyan)
      PRODUCTION
      박인영(Inyoung Park@Visua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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