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플라스틱 없는 욕실

2021.01.12

by 공인아

    플라스틱 없는 욕실

    화제의 환경 도서 <플라스틱 없는 삶>에는 이런 문구가 등장합니다.

    2050년에는 바다에 있는 플라스틱의 무게가 바닷속 물고기 전체의 무게를 능가할 것이다.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은 바다. 상상이 가시나요? 문제는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런 상황이 아주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30년 뒤에 지구가 이런 재난 상황에 놓일 것이라 경고합니다.

     

    지난달에 인터뷰를 위해 만난 18세 소녀 환경 운동가 김도현 역시 다급한 어조로 이런 말을 이어갔습니다.

    “아직 환경보호라면 북극곰을 떠올리며 추상적인 것, 먼 일로 여기는데, 결코 그렇지 않아요. 생존과 안전을 위해 당장 움직여야 합니다. 특히 우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위해는 더 가난한 국가와 계층에 전가하고 있기에 책임을 느껴야 해요.”

    남녀노소 모두가 그 필요성에 대해 절실히 공감하는 플라스틱 줄이기.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건 아닙니다. 플라스틱이 주는 편리함을 잊고 살 용기가 부족해서 안 하는 것뿐이죠.  

     <플라스틱 없는 삶>의 저자 윌 맥컬럼은 제로 웨이스트 운동에 막 발을 들이려는 ‘동지’들에게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라”고 조언합니다.

    친구에게 알리고, 단골 가게에 알리고, 직장 동료에게 알리고, 지역 신문에 알려라. 플라스틱을 포기하는 노력은 수백만이 함께 해야 성공할 수 있고 당신의 목소리는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데 꼭 필요하다.

    주위 사람에게 알리고 동참을 권유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경험과 노하우가 기본이 되어야겠죠. 그렇다면 플라스틱 줄이기를 가장 먼저 실천할 수 있는 장소는 어디일까요? 다름 아닌 욕실입니다. 내일 당장 욕실의 모든 플라스틱을 퇴출시키라는 말은 아닙니다. 필요한 물건을 채워야 하는 시기가 올 때, 플라스틱이 아닌 대체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으로 시작해보자는 것입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꼭 실천해야 하는 작은 변화,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나요? 

    플라스틱 칫솔 -> 대나무 칫솔

    욕실에서 플라스틱을 없애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칫솔을 친환경 소재로 바꾸는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연간 36억 개의 플라스틱 칫솔이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나무로 만든 칫솔을 사용하면 하루에 세 번 양치하는 동안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됩니다. 자연 유래 소재가 주는 따뜻한 위로는 덤입니다.

    닥터노아의 ‘마루 대나무 칫솔’

    일회용 화장 솜 -> 면 화장 솜

    스킨을 바르거나 화장을 지울 때 사용하는 화장 솜. 적게는 한두 장, 많게는 열 장까지도 사용하죠. 화장 솜을 면으로 바꾸면 아픈 지구를 구원할 수 있고 피부도 건강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드러그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일반 화장 솜은 폴리에스테르 재질을 함유하고 있어 사실상 플라스틱이라고 봐야 합니다. 세탁이 조금 귀찮더라도 빨아 쓰는 면 화장 솜으로 바꿔보세요. 한쪽에 모아두었다가 세탁기에 돌리면 되니, 사실 번거로울 것도 없습니다.

    소락의 ‘면 화장 솜’

    튜브 치약 -> 고체 치약

    치약을 사용하다 보면 내용물이 반 이상 남은 상태에서 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쓰레기로 배출해야 하는 복합 재질의 튜브형 치약 대신 고체 치약으로 교체해보는 건 어떨까요? 알약 하나를 입에 넣고 꼭꼭 씹은 뒤 칫솔질을 하고 물로 헹궈내는 방식입니다. 튜브형 치약과 달리 꼭 필요한 양만 사용할 수 있고 한 알씩 집어서 쓸 수 있어 위생적이기까지 합니다. 특히 여행 갈 때나 급한 미팅이 있을 때, 장시간 외출할 때 유용해요.

    덴티오의 ‘고체 치약’

    플라스틱 샤워 볼 -> 천연 수세미

    플라스틱 섬유로 만든 샤워 볼 역시 결코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쓰레기를 발생시킵니다. 다행히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를 대체할 만한 천연 소재의 샤워 볼을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천연 해면, 코바늘로 뜬 면사 샤워 볼, 소창 샤워 볼, 천연 수세미, 삼베 등. 거품은 덜 날지 모르지만 환경과 피부 건강을 위해서는 플라스틱 섬유보다 열 배 나은 선택입니다.

    예고은의 ‘삼베 샤월 타월’

    액체 샴푸 -> 샴푸 바

    샴푸의 크리미한 거품과 향을 하루아침에 포기하기란 쉽지 않을 겁니다. 뻣뻣한 마무리감의 비누 타입 샴푸에 적응하려면 꽤 오랜 적응 기간이 필요하겠죠. 하지만 적은 노력으로 두 달에 한 통 정도의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겁니다. 계면활성제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샴푸 바가 두피 컨디션에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어요.

    아로마티카의 ‘로즈마리 스칼프 스케일링 샴푸 바’

      에디터
      공인아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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