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지속 가능한 꽃꽂이

2021.04.09

by 공인아

    지속 가능한 꽃꽂이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 ‘지속 가능성’ 이슈는 꽃을 다루는 플로리스트 사이에서도 큰 화두입니다. 커다란 오아시스에 빼곡하게 꽂은 꽃, 화려한 리본, 두세 장 겹쳐 씌운 비닐과 스티커… ‘꽃바구니’라는 키워드를 떠올릴 때 자연스레 연상되는 이미지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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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 큰 기쁨을 선사하지만, 알고 보면 환경 오염 물질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플라워 어레인지먼트. 그런데 최근 몇몇 플로리스트를 중심으로, 과대 포장을 지양하고 ‘진정으로 아름다운’ 친환경 꽃을 소개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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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로럴 폼, 비닐, 스티커 등 환경 오염 물질을 완전히 배제하고 친환경 소재로만 완성하는 꽃꽂이 붐이 일어난 것이죠.

    플로럴 폼 대신 침봉
    일명 ‘오아시스’라 불리는 초록색 플로럴 폼. 꽃꽂이의 필수품으로 여겨지던 플로럴 폼은 이제 기피 대상 1호가 되었습니다. 재활용되지 않고 100년이 지나도 썩지 않으며 소각할 때 대기 오염 물질을 발생시킨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노플로럴폼 운동이 시작됐죠.

    플로럴 폼의 대체품으로 인기 있는 아이템은 침봉과 치킨 와이어인데요.

    한번 구입하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침봉은 최근 들어 가장 각광받는 대체 아이템입니다. 침봉은 대체로 꽃을 소량 쓰면서 여백을 살리는 동양식 어레인지먼트에 많이 활용하는데요. 원래는 동양에서 만든 아이템이지만 해외에서 더 주목받았고 이제는 국내 플로리스트도 애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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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봉은 오래 물에 담근 채로 두어도 녹슬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납으로 만듭니다. 침봉꽂이는 특히 싱싱한 상태의 꽃을 오래 볼 수 있고 꽃이 시든 후 뒷정리도 깔끔하게 할 수 있어 선물 받은 사람까지 만족감 두 배랍니다.

    닭장에 쓰이는 치킨 와이어 역시 현명한 친환경 꽃꽂이 용품으로 떠올랐습니다. 치킨 와이어를 돌돌 말아서 바구니 또는 화기 속에 깔아준 뒤 구멍 사이로 꽃을 꽂는 원리인데요. 촘촘하게 깔아줄수록 고정력도 좋아지고 다양한 각도로 편안하게 꽃을 꽂을 수 있으며 재사용 또한 얼마든지 가능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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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닐 대신 종이
    ‘포장지프리’ 열풍과 함께 꽃다발을 감싸는 비닐 역시 종이로 대체하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선물 받은 꽃다발을 풀어본 사람은 알 겁니다. 얼마나 많은 양의 비닐이 꽃을 감싸는지! 환경을 생각한다면 비닐 대신 종이를 선택하는 건 당연한 귀결입니다. 당장의 꽃 보호보다 장기적인 차원의 생태계 보호가 더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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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커 대신 도장
    고정용 또는 홍보용으로 쇼핑백이나 비닐 위에 붙이던 스티커 역시 없애버린 플라워 숍이 많습니다. 대신 종이 위에 도장을 찍어 재활용하도록 하죠.

    그뿐 아닙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플로리스트는 ‘작품 활동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많은 꽃을 써도 좋다’는 생각을 버린 지 오랩니다. 불필요한 낭비를 막기 위해 꼭 필요한 꽃만 쓰고 꽃이 버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양만큼 직접 재배해서 쓰기도 하죠.

    플라워 클래스 ‘청록화’를 운영하는 플로리스트 신선아 역시 “플로럴 폼과 포장지를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한 지 꽤 됐어요. 자연과 환경을 해치지 않고 가꾸는 아름다움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합니다.

    가장 친환경적이어야 할 꽃 장식에 환경을 해치는 오염 물질을 사용해왔다는 사실이 새삼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는데요. 여러분도 꽃을 사랑한다면, 지금부터라도 “포장지 없는 꽃다발로 만들어주세요”라고 꼭 요청하세요!

      에디터
      공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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