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 ‘절규’에 숨겨진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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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 ‘절규’에 숨겨진 비밀

2021-02-23T17:21:38+00:00 2021.02.23|

붉게 노을 진 하늘 아래 절규하는 한 사람, 처절한 그 모습은 캔버스에서 살아나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미술 작품이 되었습니다. 뭉크의 ‘절규(The Scream)’입니다.

Edvard Munch’s ‘The Scream’, National Museum of Norway

1892~1893년은 화가 뭉크가 대중에게 자신의 주제적 인상을 전달하고자 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는 실제 경험을 통해 ‘절규’를 완성했죠. 그가 ‘절규’를 그린 계기는 여러 책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나는 두 친구와 길을 걸었다. 태양이 지고 있었으며, 나는 멜랑콜리한 기운을 느꼈다. 갑자기 하늘은 피 같은 레드로 변했다. 나는 멈추어 서서 길 난간에 기대었고 죽은 자처럼 피곤했다. 나는 블루 블랙의 피오르와 도시를 넘어 피처럼 불타는 구름을 보았다. 친구들은 계속 걷고 있었고 나는 거기서 전율을 느끼며 서 있었다. 나는 자연을 꿰뚫은 큰 목소리의 절규를 느꼈다.”

뭉크의 강박적인 성향은 그대로 ‘절규’에 녹아들었습니다. 그는 여러 스케치 시리즈로 이 작품을 시작해 과격한 표현으로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1910년까지 네 가지 버전의 ‘절규’를 그렸는데요, 그중 첫 번째 작품에 비밀이 숨어 있었습니다. 

왼쪽 상단에 연필로 “미친 사람만 그릴 수 있다(Could only have been painted by a madman)”는 문장이 쓰여 있었던 거죠. 이 문장을 누가 썼는지는 밝혀지지 않았고, 추측이 난무했습니다. 미술 사학자 일부는 뭉크에게 악감정을 가진 이가 작품을 훼손하기 위해 낙서한 거라고 추측하기도 했지만, 많은 이가 뭉크 스스로 쓴 문장일 것으로 여겼죠.

National Museum of Norway

그리고 마침내 이 문장의 비밀이 밝혀졌습니다. ‘절규’를 소장한 노르웨이 국립미술관은 이 문장이 뭉크가 직접 쓴 거라고 21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담당한 마이 브리트 굴렝 현대 회화 큐레이터는 “글자 한 자 한 자, 단어 하나하나를 매우 신중하게 분석했고, 뭉크의 필체와 모든 면에서 일치한다. 따라서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굴렝 큐레이터는 이 문장에는 뭉크가 스스로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반영되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문장은 1895년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는 한 의대생이 오슬로대 학생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뭉크를 두고 “비정상적이고 미친 남자”라고 주장한 시기와 맞물린다는 거죠. 

뭉크는 엄격한 부모 밑에서 자라 결핵 등의 병을 안고 살면서 자신이 성장기에 겪은 트라우마와 슬픔 등을 작품에 반영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굴렝은 “’미친 사람만 그릴 수 있다’는 문장에는 자신이 정신병자로 간주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공격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모두 섞여 있다”며 “이 문장을 쓰면서 그는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스스로 통제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오랜 연구 끝에 드디어 밝혀진 ‘절규’의 비밀, 이제 이 그림을 볼 때 조금 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