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체앤가바나를 위한 한국 슈퍼모델 4인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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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체앤가바나를 위한 한국 슈퍼모델 4인의 초상

2021-04-12T12:24:46+00:00 2021.04.12|

Portrait

LA DOLCE VITA 돌체앤가바나의 1986년 첫 컬렉션 이름은 ‘리얼 우먼(Real Women)’. 지금 한국에서 가장 관능적인 여자 모델 네 명이 브랜드의 2021 S/S 컬렉션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우리가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의 35년을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바바붐(Va-va-voom)’, 즉 섹시함이 먹힌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여성의 판타지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일궈온 도메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는 “패션이 너무 진지해졌다”고 말한다.

LA DOLCE VITA 돌체앤가바나의 1986년 첫 컬렉션 이름은 ‘리얼 우먼(Real Women)’. 지금 한국에서 가장 관능적인 여자 모델 네 명이 브랜드의 2021 S/S 컬렉션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VOGUE 돌체앤가바나의 매력을 스스로 정의해주세요. DOMENICO DOLCE 매력은 사람에 따라 달라지죠. 일종의 거울과 같아요. 비춰지는 이미지가 보는 사람에 따라 정의되는 거울 말이에요. 현실과 판타지 중간쯤에 있는 아름다움에 관한 열망, 마음의 상태, 기쁨과 에너지의 폭발, 관능미 그리고 열정이죠. STEFANO GABBANA 매력에 대해 생각하니 바로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군요. 영화 <이탈리아식 결혼>의 소피아 로렌이나 <달콤한 인생>의 아니타 에크베르그 그리고 리한나, 마돈나, 그웬 스테파니, 두아 리파, 키티 스펜서, 루피타 뇽 같은 인물들이요. 저는 매력이란 타인의 넋을 놓게 하고 유혹하는 그런 유쾌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VOGUE 매력에 대한 첫 기억은 무엇인가요? DD 어린 시절 늘 화려한 잡지를 뒤적였죠. 잡지 페이지 한 장 한 장이 순수한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을 심어주었어요. SG 1950년대 이탈리아 영화는 가장 아름답고 관능미 넘치는 여성을 등장시켰어요. 그런 영화를 볼 때마다 환상적이고 마법에 가까운 세상에서 2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죠. 1970년대까지 그 시절 디바들은 완벽한 여주인공들이었어요. 매력과 기쁨으로 짜인 이야기를 전했죠. 그렇지만 그 후에도 마돈나 같은 개성과 카리스마를 지닌 여성들이 등장했습니다.

VOGUE 시칠리아 여성은 돌체앤가바나에 영감의 대상입니다. 오랜 시간이 흐르며 그 대상을 참고하는 관점도 바뀌었나요? SG 시칠리아 여성은 앞으로도 늘 우리에게 영감을 줄 거예요. 저희가 만드는 모든 컬렉션의 시작점입니다. 더불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 따라 그 여성상을 재해석하려고 시도합니다. DD 무궁무진한 영감의 또 다른 원천은 바로 이탈리아 그 자체입니다. 이탈리아의 절대적인 미, 즉 이탈리아 음식, 풍경, 예술, 문화 등에 깊이 몰두하고 있어요. 각 지역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통해, 더없이 귀중한 장인 정신을 통해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놀랍도록 예술적이고 문화적인 유산을 지닌 나라에 살고 있어 정말 다행이에요.

SONG KYUNG A
이번 시즌 돌체앤가바나의 해시태그는 ‘#DGSicilianPatchwork’. 캐주얼한 스웨트셔츠부터 투피스, 운동화에까지 화려한 프린트를 고루 적용했다. 핑크색 니트 디자인의 ‘디보션(Devotion) 백’은 한국 한정 아이템이다.

VOGUE 이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성은 누구인가요? SG 한 명만 꼽는 것은 불가능해요. 소피아 로렌, 모니카 벨루치, 이사벨라 로셀리니, 안나 마냐니, 모니카 비티, 마리아 칼라스. 정말 끝도 없이 이름을 댈 수 있죠. 저희는 정말 운이 좋아요. 이렇게 근사한 사람들과 함께 일할 기회를 누리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들에게 옷을 만들어주는 것은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었으니까요. DD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성이라면 어머니죠! 그렇지만 세상의 모든 여성을 위한 옷을 만들고 싶어요. 저희에게 그들 모두가 여왕이나 다름없어요!

VOGUE 돌체앤가바나의 시그니처 블랙 드레스는 어떻게 시작되었죠? 완벽한 실루엣을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버전을 만들었나요? DD 블랙 드레스를 만들 때 늘 많은 공을 들이죠. 열심히 연구하고 비율이나 실루엣, 원단을 열심히 검토합니다. 기념비 같은 작품 중 하나입니다. 1950년대 시칠리아 여성들로부터 영감을 받았죠. 시칠리아 출신인 저희 가족 중 여성들은 이 심플한 드레스를 입고 늘 흠잡을데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SG 쿨하고 트렌디한 것만 강조하는 패션이 너무 많아요. 여기에 더 많은 스토리를 담지는 않죠. 그런 패션은 흥미롭지 않아요. 돌체앤가바나는 좋은 이야기로 소통하고, 특별한 옷과 액세서리를 만들고 싶어요. 이로써 저희의 창작물이 유행을 타지 않을 거라 믿죠.

VOGUE 돌체앤가바나의 DNA는 굉장히 쉽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코르셋, 레이스, 테일러링 등을 통해서 말이죠. 35년 동안 늘 새로워 보이면서도, 자신만의 캐릭터를 충실히 지켜나갈 수 있었나요? SG 많은 사랑과 열정, 심지어 약간의 무모함으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초기에는 이탈리아 남부와 북부의 조합을 탐구했어요. 저는 밀라노 출신이고, 도메니코는 시칠리아 출신이니까요. 그는 선형적인 것을 좋아하고 저는 색채를 좋아하죠. 이런 두 가지 상반된 측면이 만나서 저희만의 미학이 탄생했죠. 이 모든 것이 강점이자 변하지 않는 캐릭터로 남았습니다. DD 돌체앤가바나의 DNA는 다양한 요소, 상반된 것들, 즉 여성성과 남성성, 관능미와 금욕, 블랙과 색채, 성스러움과 불경스러움 등의 조화, 가장 기이한 프린트, 간결함, 레이스 등의 조합입니다. 이 모든 것이 합쳐진 것이 바로 저희예요. 저희가 가진 미학의 모든 측면은 디테일, 형태와 비율에 집중하는 것이죠. 과거와 이를 지탱하는 단단한 뿌리 없이는 미래가 없다고 믿어요.

VOGUE 두 분에게 장인 정신과 유서 깊은 디자인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가요? SG 컬렉션을 통해 ‘메이드 인 이탈리아’의 가치관과 장인 정신을 새로운 세대에게 전수하고자 애쓰고 있어요. 그래서 2012년 ‘보테게 디 메스티에레(Botteghe di Mestiere’, 장인들의 작업장)’를 시작하게 되었죠. 젊은이들에게 테일러링 기술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직업 훈련 코스입니다. DD 테일러링은 고대부터 이어오는 직업이죠. 기초부터 가장 어려운 기술을 가르치고 전수하는 법을 아는 마스터들이 있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저희는 보테게 디 메스티에레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지식, 비법 그리고 기교로 이루어진 일을 배울 기회를 주고자 자수 학교를 설립하기로 결정했어요. 이는 국가적 유산의 일부로, 절대 잊히면 안 되는 것이죠. 돌체앤가바나라는 패션의 중심은 다름 아닌 노하우고, 그것을 배우려면 헌신과 갈망이 필요합니다.

PARK JI HYE
“젊은 세대가 다양한 패턴을 재단하고 재봉하는 장인 정신에 영감을 받았으면 합니다.” 돌체앤가바나는 1993년 S/S 시즌 컬렉션을 재해석했다고 전한다. 신디 크로포드, 나오미 캠벨, 케이트 모스, 카를라 브루니를 앞세운 슈퍼모델 군단은 몸에 꼭 맞는 브라 톱과 컬러풀한 패치워크 테일러링 수트를 입고 런웨이를 걸었다.

VOGUE 패션 산업이 팬데믹 이후 어떻게 다시 부흥할까요? 향후 몇 년간의 패션에 대해 어떤 희망을 갖고 있나요? DD 지금 패션계에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긍정성과 화합이 필요합니다. 저희는 지난 22년간 독자적으로 활동했지만, 힘을 합치고자 이탈리아 패션협회에서 주도하는 프로젝트 ‘Italia We Are With You!’를 지원하고 다시 공식 패션 위크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죠. 그렇게 하는 것이 옳기도 하고요.

VOGUE 코로나19로 인해 참석할 행사가 줄어든 상황입니다. 이브닝 웨어에 대한 두 분의 접근 방식에 변화가 있을까요? SG 사람들은 무엇보다 자신을 위해 옷을 입어요. 외출하고 이브닝 드레스를 보여줄 기회가 줄었을지라도, 사람들은 친구들을 다시 만날 생각에 들떠 있죠. 이런 이유로 사람들이 전보다 더 우아하고, 더 완벽한 드레스를 계속 찾고 싶어 할 것이라 믿어요.

VOGUE 팬데믹이 돌체앤가바나의 꾸뛰르, 즉 알타 모다(Alta Moda) 컬렉션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나요? SG 지난해 9월 피렌체에서 열린 알타 모다 패션쇼에서 고객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어요. 늘 그래 왔던 대로 말이죠. 의상을 구매하는 것은 옷의 필요성에만 한정되는 이유는 아닙니다. 개인적인 성취도 포함되죠. 입어보고 싶은 열망, 즉 경험 말입니다.

JI HYUN JEONG
듀오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에도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영감을 가져왔다. “시칠리아에 대한 우리의 오래된 경험을 투영하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문화와 스페인과 아랍, 노르만족에 점령당했던 역사적 배경도요. 이탈리아 문화의 모든 것을 소중히 여기고 싶었기에 이를 모두 한데 어우러지게 만들었습니다.” 체크 패턴 테일러링 수트와 노란색 이브닝 드레스의 상반된 조합이 아름답다.

VOGUE 2006년에 대형 패션 브랜드로서는 처음으로 런웨이 쇼를 생방송으로중계했어요. 이런 무대를 통한 경험과 판타지를 온라인으로 생생하게 재현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디지털이 물리적인 것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 SG 패션쇼는 실제적 경험을 나타냅니다.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꿈을 주어야만 하고요. 디지털 스크린이 전달할 수 없는 감정을 전달해야만 해요. 정서, 동료와 협업자와의 긴밀감, 순수한 에너지의 분위기 같은 것 말이죠. DD 패션쇼를 보며 느끼는 흥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어요. 지금은 상황이 예전보다 더 복잡해졌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죠. 이미 몇 년간 후마니타스대학과 협업하고, 의과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후마니타스대학 과학 부문 책임자 알베르토 만토바니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연구를 지원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지난해 7월 정부 보건 법규를 준수하면서, 후마니타스대학 밀라노 캠퍼스에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첫 공개 패션쇼를 개최했답니다.

JANG YOON JU 돌체앤가바나의 이번 시즌 주얼리는 극도로 화려하지만 가벼워서 착용하기 쉽다. 시칠리아섬의 화려함과 우아한 여성상 그리고 장인 정신이 가미된 옷. 돌체앤가바나의 35년 노하우가 2021 S/S 시즌에 고스란히 담겼다. 의상과 액세서리는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VOGUE 첫 패션쇼 이후 실망스러운 매출 때문에 원단 주문을 취소했는데, 원단 회사가 취소를 제때 접수하지 않는 바람에 계속 옷을 만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옷을 계속 만들지 않았다면 두 분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SG 저는 광고 그래픽을 공부했어요. 하지만 늘 패션계에서 일하고 싶었죠. 꿈이었으니까요. 제 삶이 저를 지금과 같은 위치로 이끌지 않았다면, 저는 배우가 되고 싶었을 거예요. DD 건축가가 되고 싶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패션계에서 일하는 것은 제게 너무 당연한 일이었죠. 원단과 패턴이 널린 아버지의 양장점에서 자랐으니까요. 아버지를 관찰하고 아버지가 하는 말을 들으면서 모든 것을 배웠죠. 어린 나이에 드레스를 처음 만들었습니다. 테일러링은 제가 살아가는 세상이었죠.

VOGUE 이토록 멋진 파트너십을 이어가는 비법은 무엇입니까? SG 늘 사랑과 존경, 일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쳐요. 도메니코와 저는 서로 의견 차이를 인정하고 싸우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DD 그렇지만 바로 이런 논의를 통해 가장 좋은 아이디어가 나와요. 서로가 없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거예요. 균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이것이 바로 만족과 행복을 만들어내는 해결책입니다. 저희는 동전의 양면과 같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