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사람, 윤여정

daily issue

멋진 사람, 윤여정

2021-04-27T17:22:25+00:00 2021.04.27|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최고로 멋진 할머니가 된 배우 윤여정.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는 영광을 누렸는데요. 윤여정의 연기에 반한 세계 영화인들이 이제는 그녀의 센스에 두 번 반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26일 ‘2021 오스카 최고와 최악의 순간들’을 선정했는데요, 전날 아카데미 시상식 최고의 순간으로 윤여정의 수상 소감을 꼽았습니다.

그럴 만합니다. 윤여정은 딱딱한 시상식장을 특유의 위트로 부드럽게 녹여버렸는걸요. 세계를 반하게 만든 윤여정의 입담, 다시 보죠.

“오, 브래드 피트, 마침내 당신을 만났네요. 우리가 영화 촬영하는 동안 당신은 어디에 있었나요?” -<미나리>의 제작사 ‘플랜 B’를 이끄는 브래드 피트를 처음 대면한 순간

“두 아들이 내게 일하러 나가라고 종용해요. 녀석들의 잔소리 덕분에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도 받게 됐네요.”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은 후

“다섯 명의 후보가 있지만,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다른 역할을 해내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 사회에 경쟁이란 있을 수 없어요. 저는 오늘 이 자리에 그냥 운이 좀 더 좋아서 서 있는 것 같아요.” -아카데미 수상 소감 중

“나의 연기는 열등의식에서 시작했어요. 먹고살려고 한 연기가 내게는 절실했죠. 대본은 내게 성경과도 같았어요. 누군가가 브로드웨이로 가는 길을 묻자 ‘연습(Practice)’이라는 대답이 나왔다는 말이 있어요. 아무튼 나도 많이 노력했어요.” -아카데미 시상식 후 특파원들과의 인터뷰에서

“상을 타서 성원에 보답할 수 있어 감사하지만, 처음 받는 스트레스여서 별로 즐겁지는 않았어요. 김연아나 2002년 월드컵에 출전한 국가 대표들의 심정을 알았죠.” -관객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면서 지닌 부담감을 털어놓은 윤여정

“남성과 여성, 백인·흑인·황인종, 게이와 아닌 사람으로 구분하고 싶지 않아요. 하물며 무지개도 일곱 가지 빛깔이 있지 않나요. 우리 모두 평등해요.” -아시아권 영화의 약진과 할리우드의 다양성에 대한 대답

“나는 최고란 말이 싫어요. 최고나 1등, 이런 거 하지 말고 그냥 ‘최중’ 하면 안 돼요? 다 같이 동등하게 살면 안 될까? 나, 너무 사회주의자 같나? 하하하!” -오스카 수상을 ‘인생 최고의 순간’으로 표현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

윤여정은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난 후 우리나라 특파원들과의 인터뷰에서도 시크하고 멋있는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와인 한 잔을 옆에 두고 질문에 편안하게 답하는 그녀에게서는 카리스마가 느껴질 정도였죠.

연륜과 재치, 배려심이 묻어나오는 그녀. “입담의 비결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윤여정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어우, 나는 오래 살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