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꼬리에 꼬리를 무는 리빙 ⑤ – 606 Universal Shelving System

2023.02.20

by VOGUE

    꼬리에 꼬리를 무는 리빙 ⑤ – 606 Universal Shelving System

    미니멀리즘(Minimalism). 요즘 우리들이 쓰는 흔한 말. 그런데 미니멀리즘은 과연 무엇이며 어떤 생각을 말 한 것일까? 60분안에 클러치 백하나 더 팔기 위해 홈쇼핑 채널의 쇼 호스트들이 쉽게 말하는 그 미니멀리즘.

    단순함? 깔끔하고 매끈한 것? 기하학적으로 다듬은 디자인? 이렇게 정의 해버리기엔 정말 수박 겉만 핥고 속 살을 맛보지 못하는 슬픔 아니 아픔이리라. 힘주어 쪼개보면 아삭한 속살의 달콤함이 있듯 미니멀리즘의 본질은 수박의 푸른 겉모습이 아닌 새빨간 내면이다.

    우리가 말하는 미니멀리즘은 과연 무엇이며 어떤 생각을 말 한 것일까?

    우리가 말하는 미니멀리즘은 과연 무엇이며 어떤 생각을 말 한 것일까?

    미니멀리즘을 나만의 표현방식으로 표현하고 싶다.

    “미니멀리즘은 다이어트와 같다.”

    이렇게 정의 내린 까닭은 그 둘의 과정과 결과가 무척 닮았기 때문이다. 살은 찌긴 쉽지만 빼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다이어트가 필요한 순간이 바로 미니멀리즘의 시작과 같다. 살을 붙이고 장식을 보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최소한의 것만 남겨두기 위해 시작한다. 먹을 것을 앞에 두고도 참고 덜 먹고 운동해야 한다.  그럴수록 숨어있던 아름다움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이것이 다이어트, 바로 미니멀리즘의 시작이다.

    최소한의 것만 남겨두기 위한 작업. 바로 미니멀리즘의 시작이다

    최소한의 것만 남겨두기 위한 작업. 바로 미니멀리즘의 시작이다

    ‘어린왕자’의 작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한마디는 미니멀리즘에 대한 완벽한 정의이다.

    Il semble que la perfection soit atteinte non quand il n’y a plus rien à ajouter, mais quand il n’y a plus rien à retrancher.
    (완벽함이란, 더 보탤 것이 남아 있지 않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완성된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는 미니멀리즘의 삶을 위한 실천이며 요즘 이슈가 된 대신 버려주고 치워주는 정리컨설턴트의 등장은 미니멀 라이프가 필요한 현대인들의 심리까지 들여다 볼 수 있게 한다.

    디터람스는 독일의 전기 제품 회사 브라운(Braun)과 디자인 가구회사 비초에(Vitsoe)에서만 독점적으로 현재까지 일하고 있다. 이렇게 두 회사에 인연이 되어 일하게 된 계기는 재미있게도 그의 지인들 때문이라는 점이다. 그가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건축 목공일을 하던 중 매의 눈으로 람스의 재능을 지켜본 그의 친구가 브라운에 추천을 했고, 브라운의 동료 디자이너였던 오토 자프(Otto Zapf)에 의해 비초에에서 일하게 된다.

    디터람스는 독일의 전기 제품 회사 브라운(Braun)과 디자인 가구회사 비초에(Vitsoe)에서만 독점적으로 현재까지 일하고 있다. 이렇게 두 회사에 인연이 되어 일하게 된 계기는 재미있게도 그의 지인들 때문이라는 점이다. 그가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건축 목공일을 하던 중 매의 눈으로 람스의 재능을 지켜본 그의 친구가 브라운에 추천을 했고, 브라운의 동료 디자이너였던 오토 자프(Otto Zapf)에 의해 비초에에서 일하게 된다.

    디자인 분야에서의 미니멀리즘은 이미 오래 전이었다. 그 시작을 1960년대 후반으로 보고 있지만 그 전부터 이러한 모습을 디자인으로 실천한 사람이 바로 ‘디터 람스 (Dieter Rams)’ 이다. 1932년에 태어난 Dieter Rams는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산업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애플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인 조나단 아이브(Jonathan Paul Ive)가 애정하는 이가 바로 디터 람스이며 실제로 애플의 디자인들은 군더더기 없고 심볼릭한 모습으로 디터람스의 디자인과 매우 유사하다.

    우리 집 거실을 차지하고 있는 디터람스의 디자인 아이템들. ‘백설공주’라는 별명의 턴테이블은 SK61 (1962) 모델, 캠코더는 Nizo s560 (1974) 모델이며 모두 브라운(BRAUN)의 제품으로 지금도 여전히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미니멀한 외관 속에 스피커의 방향, 아크릴 커버, 친절한 레터링, 이동 중 촬영이 편리한 접이식 그립 등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 철학이 숨어있다. 지금 봐도 옛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 디자인이다.

    브라운과 비초에 에서의 그의 디자인은 혁신적일 뿐만 아니라 사용자를 고려하는 철학을 담았다. ‘미니멀리즘’과 ‘사용자 경험의 디자인’의 연결고리를 만든 장본인이 바로 디터 람스이며 오늘날 새로운 세대의 디자이너들이 디자인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도 하다. 1955년 23세에 나이에 시작하여 1997년 은퇴할 때까지 브라운에 몸담았던 그는 낭비의 시대, 자원의 고갈, 잘못된 소비행태를 지적하고 예언하며 이것들을 디자인의 힘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바로 그 유명한 디터람스의 ‘디자인 10계명’(The power of good design)이며 그의 미니멀리즘이자 비우는 삶과 디자인이다.

    디터람스가 디자인한 비초에의 첫번째 가구 606 유니버셜 쉘빙 시스템(606 Universal Shelving System – 이하 606).  606의 재미있는 디자인만큼 606을 디자인하게 된 에피소드는 더욱더 재미있다.

    디터람스가 디자인한 비초에의 첫번째 가구 606 유니버셜 쉘빙 시스템(606 Universal Shelving System – 이하 606). 606의 재미있는 디자인만큼 606을 디자인하게 된 에피소드는 더욱더 재미있다.

    브라운에서 일하던 그가 가구를 만들게 된 계기는 비초에(Vitsoe)의 설립에 의해서부터였다. 1958년 그는 가구 판매원이었던 닐스 비제 비초에(Niels Wiese Vitsoe 1913~1995)를 동료 디자이너 오토자프(Otto Zapf)에게 소개 받게 된다. 그리고 곧바로 비초에+자프 (Vitsoe + Zapf) 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가구 디자인과 생산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하여 나온 첫번째 모델이 바로 606 유니버셜 쉘빙 시스템(606 Universal Shelving System) 이다.

    비초에의 606과 브라운의 음향기기들. 모두 디터람스의 디자인이며 마치 하나의 회사 제품인 것 마냥 제품의 규격과 과 소재의 일체감이 어우러진다.

    당시 디터람스는 브라운(Braun)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브라운을 이끌던 어윈 & 알터 브라운(Erwin & Artur Braun) 은 디터람스가 회사 외 프로젝트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비초에(Vitsoe)에서의 가구 디자인 업무를 허용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다양하게 디자인된 브라운의 라디오와 음향제품이 606 가구와 만나 판매증대와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어찌됐건 그는 그 당시에 이미 투잡(?)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의 디자인만큼 그의 직업정신 또한 시대를 앞서갔다. (이하 606)

    606 유니버셜 쉘빙 시스템은 시대를 초월하고 있다. 606은 끊임없는 기술이 추가되고 개선되어 오늘날의 사용자들의 요구를 항상 충족시킨다. 작은 선반 하나부터 전체 라이브러리까지 다양한 모듈의 조합과 구입이 가능하다.

    606은 쉬운 설치, 가변성, 이동성이 디자인에 녹아있다. 이런 아이덴티티는 사용자가 움직일 때 사용자와 어디든 함께 움직일 수 있는 가구가 되었다.  606의 용도는 사용자들에 의해 천차만별 다양하다. 남편은 서재를 꾸미거나 오피스 공간을 만들기도 하고 아내는 침실 옆 드레스 룸을 만들어 내일 외출할 옷들을 걸어 놓는다. 아이들이 뛰노는 방에는 장난감 선반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주방엔 여러 종류의 프라이팬을 걸어 놓기도 한다.

    606을 내 공간에 두고 싶다면 겁먹거나 망설이지 말자. 하나하나 풀어나가자.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사용하고자 하는 공간을 점검하는 것이다.  606은 공간과 벽체의 상황에 따라 벽 고정식(Wall mounted), 세미 고정식(Semi wall mounted/0, 직립식(Compressed)으로 세울 수 있다.

    네 가지 깊이의 선반 (Four shelf depths). 얇지만 튼튼한 강판소재의 선반은 수납의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 선반 뿐만 아니라 서랍장, 옷걸이, 책상상판, 트레이 등 모든 액세서리 옵션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606은 쉽다. 그리고 재미있다. 606은 두려움이 아닌 즐거움을 위해 다양한 옵션들을 사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인생에도 계획을 가지고 살 듯 606이 갖고 싶다면 계획을 세우자. 계획이라기 보단 상상력을 발휘한다는 표현이 더 좋겠다. 여기 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상상하는, 내 머릿속에서 꿈꾸고 있는 공간의 컨셉이 가장 중요하다 .

    공간에 맞는 컬러를 정하는 즐거움을 놓치지 말자. 606은 6가지의 다양한 컬러를 조합할 수 있다.

    우아하고 넓은 공간을 원한다면 선반의 폭이 넓고 위아래 간격을 넉넉히 두자. 반대로 수납과 실용성을 원한다면 선반의 폭을 좁게 하고 간격을 좁게 하여 많은 양의 수납을 하게 하자. 606은 두 가지 너비와 (66/91cm) 네 가지 깊이의 (16/22/30/36cm) 다양한 선반과 액세서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안심하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중에 언제든지 추가 구성 요소를 추가 할 수 있다.

    다양한 공간에 다양하게 디자인 된 606의 모습들.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최소한의 디자인이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무한대의 확장성과 가변성으로 가장 상징적인 606만의 공간을 연출한다.

    혼자만의 의지로 해결이 어렵다면 SOS를 외쳐라. 비초에의 전문 플래너들이 사용자를 돕는다. 물론 비용은 없다. 그들은 온라인으로 사용자와 직접 소통하고 사용자의 공간을 이해하여 함께 고민하고 빠진 것들이 없는지 챙겨준다. 이러한 서비스는 쌍방형 소통을 통하여 브랜드의 신뢰를 만드는 비초에의 도구이다. 도구를 활용하자. 우린 호모 파베르니까…

    606은 이러한 확장성을 통해 공공건물과 상업공간에서도 완벽한 공간의 조화와 기능을 발휘한다. 606은 성능과 사양을 위해 지금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비초에의 쇼룸은 런던, 로스엔젤레스, 뉴욕, 뮌헨으로 전세계에 4군데 뿐이다. 이 또한 합리적 사고에 의한 이유이다. 바로 가격 때문이다. 사용자에게 합리적이고 정당한 가격을 위해 최소한의 유지비용을 지출한다. 비용을 줄여 가격에 환원하는 시스템 또한 미니멀리즘에서 비롯된다. 온라인에서 쌍방형으로 소통하며 견적과 상담, 계약, 배송까지 처리한다.

    디터 람스의 미니멀리즘의 디자인은 결국 비초에의 닐스 비제 비초에의 미니멀리즘의 철학과 만남으로 비로소 완성되었다.   “더 나은 삶이란 낭비하지 않고 줄이는 것이며 가장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이다.” (Living Better, With Less, That Lasts Longer).

    디터 람스의 미니멀리즘의 디자인은 결국 비초에의 닐스 비제 비초에의 미니멀리즘의 철학과 만남으로 비로소 완성되었다. “더 나은 삶이란 낭비하지 않고 줄이는 것이며 가장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이다.” (Living Better, With Less, That Lasts Longer).

    이러한 미니멀리즘의 사고는 단순한 판매정책에서도 나타난다. 비초에는 평생 세일이 없다.  ‘비초에’ 의 오너 Niels Vitsoe 가 말하는 ‘세일을 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세일이라는 단기적 사고로 인해 VITSOE 주식의 주가를 떨어뜨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두 번째는 정직한 가격의 VITSOE를 통해 행복해하는 고객들을 지키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비초에의 브랜드가 영원히 지속되기 위해서.”

    그래 이걸로 되었다. 가장 아름답고 오랫동안 지속될 606과 공간이다.

    그래 이걸로 되었다. 가장 아름답고 오랫동안 지속될 606과 공간이다.

    사다 모으고 채우던 지금까지의 삶을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을 606을 만나며 해보게 된다. 비워보자… 그리고 내가 머무는 이 공간을 다시 만들어 보자. 비초에의 말처럼 더 나은 삶이 가장 오랫동안 지속되기 위해, 생텍쥐페리의 말처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만큼의 완벽함을 위해…

    꼬리에 꼬리는 무는 좋은 디자인에 대한 갈구와 호기심은 분석하고 파헤치는 덕질과 함께 계속 된다.

    우리 모두의 삶이 풍요로워 질 그 날까지 Tornerò subito!

    lee

      글/사진
      이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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