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네오프렌 멋지게 입는 법

2016.03.17

by VOGUE

    네오프렌 멋지게 입는 법

    런웨이에서 스트리트를 지나 레드 카펫까지 휩쓴 네오프렌! 잠수부나 해녀의 유니폼에서 하이패션으로 환골탈태한 네오프렌이 우리 여자들에게 새로운 친구가 될 수 있을까?

    1 블루 실크 톱은 캘빈 클라인, 네오프렌 스커트는 럭키 슈에뜨, 백은 샤넬, 뱅글은 로에베, 꼬임 팔찌는 빈티지 헐리우드,슈즈는 레이크넨. 2 페플럼 장식의 네오프렌 재킷은 드민, 스트라이프 니트는 마이클 코어스, 팬츠는 파리게이츠,크리스털 목걸이는 젬마알루스 디자인, 스퀘어 펜던트 목걸이는 제이미앤벨, 뱅글과 백은 샤넬, 슈즈는 유나이티드 누드.

    여름은 스포츠 시크를 표현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 5년 전 미우미우가 컬러풀하고 성글게 짠 테크노 메시 톱과 레깅스, 지퍼를 장식한 올인원 웨트수트를 선보이긴 했지만, 스쿠버 다이빙은 디자이너들에게 미지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많은 디자이너들이 스쿠버 다이빙에 호기심을 드러내고 있다. 덕분에 웨트수트에 사용되는 네오프렌이 패셔너블한 소재로 거듭나고 있다. 인터넷 검색창에 ‘네오프렌’을 검색하면 뜻밖의 결과물에 눈이 번쩍 뜨일 것이다. 알록달록한 의상과 가방은 물론 발렌시아가, 꼼데가르쏭, 프로엔자 스쿨러 패션쇼 사진, 색색의 네오프렌 룩으로 쫙 빼입은 한국 셀러브리티들의 최신 사진이 화면에 좌르르 뜬다(몇 년 전만 해도 다이버나 웨트수트 관련 자료가 대부분).

    기능성 소재로 익숙한 합성고무가 대체 어떤 경로로 패션 경계 안에 진입한 걸까? 2008년 봄·여름 버버리 프로섬의 원색 트렌치 시리즈, 2005년 꼼데가르쏭, 2007년 맥퀸과 프로엔자 스쿨러, 2009년 펜디 등이 선보인 지퍼ㆍ패드ㆍ메시로 완성한 몸에 밀착되는 톱과 드레스 등은 바다의 제왕 포세이돈이 두렵지 않을 만큼 강력한 모습이었다. 반면, 2013년에 각광받는 네오프렌 스타일은 맨투맨 티셔츠나 플레어 미니스커트처럼 언제든 쉽게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이다. 작년에 발렌시아가가 선보인 네오프렌 티셔츠가 시작으로 그 후 수많은 복제품이 줄을 이었다. 지난 시즌 스트리트 스타일 사진 속에서도 자주 눈에 띄었던 아이템 중 하나가 발렌시아가의 동물 프린트 맨투맨 티셔츠다(발렌시아가는 2003 S/S 시즌에도 웨트수트에서 착안한 드레스를 발표한 적 있다). 원더걸스의 소희부터 최강희, 김아중을 비롯해 국내 셀럽들이 입은 럭키 슈에뜨의 플레어 스커트, J.W.앤더슨이나 코스 등의 맨투맨 티셔츠 역시 여대생들과 30대 여성들까지 골고루 인기다. “라인을 잡기가 수월해 재미있는 실루엣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데뷔 컬렉션부터 네오프렌 소재를 지속적으로 다루고 있는 서리얼벗나이스의 디자이너 이은경은 독특한 양감과 다양한 색상 전개를 네오프렌의 매력으로 꼽는다. 지난 시즌 ‘다이버탑’(디자이너가 이름 붙인 스포티한 톱으로 어느 케이블 채널 방송에 모델 강승현이 입고 나와 인기를 끌었다)의 히트로 가능성을 예감한 그녀는 올여름에는 원피스와 파우치를 추가했고, 다음 시즌에는 프린트를 가미한(구김 없는 소재는 패턴을 표현하기에도 적절하다) 네오프렌 다운 재킷도 선보일 예정이다.

    젊은 세대들은 보다 현실적인 이유에서 네오프렌을 즐긴다. “구김이 가지 않아 맘놓고 편하게 입을 수 있어요. 게다가 날씬해 보이기까지!” “푹신한 촉감이 좋아요. 예상과 달리 아주 가볍고 따듯해 외투로도 적당해요” 등의 반응이다. 그렇다고 네오프렌 소재를 통해 편안함만 즐길 수 있는 건 아니다. 네오프렌을 현실적으로 유행시킨 발렌시아가의 니콜라스 게스키에르는 네오프렌이 구조적이면서 부드러운 실루엣을 연출해 여성성을 더욱 극대화한다고 말했다. 드민의 날씬한 페플럼 재킷과 펜슬 스커트라면 섹시함을 드러내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어딘지 낯선 듯 낯익은 네오프렌을 근사하게 연출하기 위한 <보그>의 조언을 더한다. 먼저, 하체가 통통해 보일 팬츠보다는 스커트를 선택할 것! 그런 뒤 셔츠나 티셔츠 등의 디테일을 적절히 활용하면 좋다. 캐주얼하게 연출하고 싶다면 기본 셔츠와 매치하라고 드민의 디자이너 장민영은 말한다. 반면 모노톤의 네오프렌 상의라면 강렬한 프린트와 밑단이 살짝 보이는 이너웨어로 변화를 줄 수 있다. “비슷한 색상의 톱과 스커트로 통일감을 주는 것도 좋지만, 너무 튀는 스타일이 부담스럽다면 한 아이템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더 멋집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날렵한 스트레치 원피스를 입는 것! 특히 다양한 색깔로 완성된 네오프렌 미니 드레스는 몸매를 실제보다 길고 날씬하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볼륨을 충분히 이용할 것! 러플이나 페플럼 스커트, 소매를 부풀린 톱이나 오버사이즈 재킷이라면 네오프렌을 보다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다. 마지막 조언! 계절에 구애받지 않아 좋은 것도 사실이지만, 보온 효과가 뛰어난 만큼 발열이 잘 안 된다는 게 네오프렌의 단점이다(네오프렌 티셔츠를 입고 출근길을 서두르던 한 남자는 잠깐 멈춘 순간 티셔츠 안의 열기가 한꺼번에 얼굴로 방출돼, 정신이 아찔할 만큼 더위를 느꼈단다). 그러니 찌는 듯한 날씨에는 옷장에 보관해두시길!

      에디터
      패션 에디터 / 손은영
      포토그래퍼
      KANG TAE HOON, 차혜경, JO HUN JE
      모델
      아이린
      스탭
      헤어/한지선, 메이크업 / 김지현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