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아이템

비누에 관한 고찰

2016.03.17

by VOGUE

    비누에 관한 고찰

    희고 매끈한 튜브에 담긴 폼 클렌저의 강력한 세정력이 알고 보면 피부를 망치는 지름길이라는 사실!
    이제껏 당신이 알고 있던 비누에 관한 고정관념을 날려줄 생생한 증언들.

    1 아이보리 ‘오리지날 솝’. 2 원오세븐 ‘프리미엄 화이트’. 3 바코 ‘오리지널 오트밀 솝’. 4 조성아22 ‘퍼퓸 드 밤 솝’. 5 닥터자르트 ‘세라마이딘 바’. 6 크리니크 ‘페이셜 솝’. 7 끌레드뽀 보떼 ‘시나끄티프 사본’. 8 러쉬 ‘프레쉬 파머시’. 9 AHA ‘광체케어 필링 소프’. 10 에르노라즐로 ‘씨 머드 딥 클렌징 바’. 11 시슬리 ‘뺑 드 뜨왈렛뜨 파씨알’. 12 비오템 ‘퓨어펙트 해초 모공 비누’. 

    1 아이보리 ‘오리지날 솝’. 2 원오세븐 ‘프리미엄 화이트’. 3 바코 ‘오리지널 오트밀 솝’. 4 조성아22 ‘퍼퓸 드 밤 솝’. 5 닥터자르트 ‘세라마이딘 바’. 6 크리니크 ‘페이셜 솝’. 7 끌레드뽀 보떼 ‘시나끄티프 사본’. 8 러쉬 ‘프레쉬 파머시’. 9 AHA ‘광체케어 필링 소프’. 10 에르노라즐로 ‘씨 머드 딥 클렌징 바’. 11 시슬리 ‘뺑 드 뜨왈렛뜨 파씨알’. 12 비오템 ‘퓨어펙트 해초 모공 비누’.

    세면대 선반에 클렌징 폼 일곱 개를 가지런히 올려두고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골라 쓰던 뷰티 에디터의 화려했던 욕실 풍경이 180도 달라졌다! 서로 다른 높낮이의 알록달록한 튜브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그 빈자리엔 손바닥만한 정사각형 비누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비교체험 극과 극이라고 하기엔 요즘 나의 피부는 베스트를 뛰어넘어 ‘하이퍼’에 가깝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피부 기적의 산물은 ‘원오세븐(107) 비누’. 주성분은 자연 숙성한 천연 발효식초이며 세안 직후 피부 땅김 제로에 거품은 또 어찌나 풍성하고 쫀쫀한지 아침저녁으로 세수하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사실 원오세븐 비누를 알기 전만 해도 비누는 얼굴이 아닌 외출 후 손과 발의 더러움을 없애주는 생필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아무리 제품 사양이 좋아도 디자인이 별로라면 절대 구매로 이어지지 않던 내게 매끈한 튜브와 쌔끈한 로고가 찍힌 클렌징 폼은 진리요, 네모반듯한 비누는 거짓이었으니까. 이토록 평가절하된 비누가 알고 보면 뷰티 구루들의 피부 관리 비법이라면 이야기는 내 욕실 풍경처럼 180도 달라진다. 뷰티 브랜드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송재영은 올해로 7년째 천연 비누만을 사용해온 소문난 비누 마니아다. “제 피부 역사는 천연 비누 사용 전후로 나뉩니다. 7년 전만 해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지루성 피부염을 달고 살았는데 천연 비누 덕분에 말끔히 완치됐죠.”

    그의 추천 브랜드는 ‘클라우스 포르토’. 포르투갈산 천연 비누 전문 브랜드다. <보그 코리아> 편집장도 일상에서 ‘씻는’ 모든 행위를 ‘아이보리 비누’ 하나로 끝낸다고 말한다. “심지어 머리 감는 데도 사용해요. 점심 이후로 머리가 떡지지도 않고 숱이 훨씬 많아 보여 좋던 걸요. 하하!” 홍보대행사 더 스프링에서 패션&뷰티 홍보를 담당하는 김유리 과장은 요즘 열대식물 노니 열매로 만든 비누 없인 못 산다고 말한다. “내 인생 최고의 비누를 접한 건 보라카이의 한 보디 마사지숍이었어요. 날이 더워 트리트먼트 직전에 욕실에 비치된 비누로 머리를 감고 얼굴과 몸을 씻고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채 베드에 누웠는데 이게 웬걸! 보디 마사지를 받는 90분 동안 얼굴이 전혀 땅기지 않았다면 믿으시겠어요?” 그녀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베네지아 노니 비누’는 예민한 피부도 트러블 걱정 없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을뿐더러 클렌징 폼 못지않은 풍성한 거품이 선사하는 모공 샤워 효과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짜릿하단다.

    뷰티 전문 프로그램 <겟잇뷰티> MC로 활약해온 방송인 김정민의 욕실 한 쪽에도 1년 365일 비누가 준비돼 있다. “폼 클렌저에 비해 천연 성분 함유량이 월등히 높은 데다 가격은 훨씬 저렴하니 애용할 수밖에요. 촬영이 없는 날엔 메이크업을 거의 안 하는데 이런 날은 폼 클렌저가 살짝 부담스럽잖아요. 평소 화장을 진하게 안 하는 내추럴 메이크업 선호자라면 비누가 정말 딱이에요. 가끔 귀찮거나 시간이 없을 땐 샤워까지 ‘한 큐’에 끝내버릴 수 있으니 간편한 걸로 따지면 이만한 게 없죠.” 러쉬 홍보팀 윤예진 사원은 비누의 매력을 ‘섹시함’이라 정의한다. “폼 클렌저처럼 별도의 포장 용기 없이 그 자체로 순결하게 ‘벗고’ 있으니까요!” 실제로 뷰티 브랜드 중 유일하게 러쉬 매장에서만큼은 튜브형 세안제를 찾아볼 수 없다. 과대 포장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반대하는 ‘착한’ 화장품 브랜드 러쉬다운 선택! 이쯤 되니 천연 비누를 쓰면 피부가 좋아지는 것은 물론 환경 보호에도 앞장설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비누의 매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향이 좋은 비누는 큼지막하게 잘라서 방이나 욕실, 거실 선반에 올려두면 방향제 대용으로 손색없다. 두세 가지 향수를 섞어 사용하는 레이어링 방식 또한 비누에도 유효하니 선물 받은 비누들을 한곳에 모아두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방향제가 완성된다.
    아무리 맛있는 과일도 제대로 보관하지 않으면 신선도가 떨어지듯 보관 방식이 중요한 건 비누 역시 마찬가지. 지금 당장 비누는 세면대 가장 가까이에 두어야 한다는 고정관념부터 버리자. 욕실을 통틀어 수도꼭지에서 가장 먼발치 서늘한 장소에, 물이 고이지 않고 아래로 빠지는 비누 전용 트레이에 보관해야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다. 구입하자마자 1회 사용 분량으로(마치 커다란 무를 깍둑썰기하듯!) 잘라놓고 한 조각씩 꺼내 사용하거나 그물망이나 스펀지 재질의 비누 전용 용기에 넣어 수건 옆에 걸어놓는 방법도 있다. 사용 직후 통풍이 잘되는 베란다에 말려 두는 것도 비누의 수명을 연장하는 알짜배기 노하우! 글로 배우는 비누 상식은 여기까지. 이젠 폼 클렌저의 아성에 가려 있던 비누의 기적을 직접 경험해볼 차례다.

      에디터
      뷰티 에디터 / 이주현
      포토그래퍼
      HWANG IN 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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