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뮤지션 리타 오라의 패션 이야기

2016.03.17

by VOGUE

    뮤지션 리타 오라의 패션 이야기

    운동화 가게에서 일하던 여자 아이가 성공해 자신이 팔던
    브랜드와 협업하게 된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
    리타 오라는 패션으로든 음악으로든 우리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

    마돈나, 그웬 스테파니,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제니퍼 로페즈, 레이디 가가, 리한나. 이들의 공통점은 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한 팬덤을 거느린 여성 뮤지션인 동시에 패션 아이콘이라는 사실. 이들의 노래가 큰 인기를 끌면서 패션계의 ‘달링’이 됐는지, 패션에 대한 남다른 관심 덕에 음악 역시 더 큰 관심을 얻게 됐는지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처럼 들린다. 이 범주에 속한 최신 버전으로 요즘 가장 ‘쌩쌩하게’ 활동하는 인물이 바로 리타 오라다.

    유고슬라비아에서 태어났지만 코소보 내전을 피해 런던으로 이주한 부모 밑에서 자란 1990년생. 2009년 유로비전 콘테스트의 영국 지역 선발전으로 데뷔했지만 미국 힙합 신의 제이지와 계약해 데뷔 앨범부터 대박을 쳤고, 리한나, 비욘세와 함께 3대 디바로 꼽힐 정도다(최근 몇 년 사이 보여준 패션계 행보 덕분에 인지도 급상승!). 밤늦도록 함께 클러빙하는 그녀의 ‘베프’는 카라 델레빈과 조단 던, 패션쇼 프런트 로에도 자주 등장하고 뉴욕(DKNY)과 밀라노(필립 플레인)에선 런웨이에도 섰다. 비록 그녀는 대답하길 꺼렸지만(“질문: 림멜 런던 코스메틱, 리타 오라 for 수페르가, 머티리얼 걸, DKNY, 로베르토 카발리 광고 등 여러 브랜드들과 협업했는데, 거절한 경우도 있었나? 답변: 질문 삭제”), 공식 홍보대사로 활동한 브랜드 수를 따져본다면 기네스 북에 오를 수도 있다.

    최근 아디다스는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by 리타 오라’ 컬렉션으로 그녀의 길고 화려한 협업 리스트에 이름을 보탰다. 이 천하제일 독일 스포츠 브랜드는 그녀의 명성과 유명세에 기대는 대신 하이패션과 스트리트웨어를 넘나드는 자유분방한 패션 아이콘의 면모를 눈여겨봤고, 스니커즈 마니아인이 발랄한 영국 팝 스타는 어릴 적부터 즐겨온 브랜드에 대한 애정으로 기꺼이 동참했다.

    그녀는 이번 시즌을 시작으로 내년 가을, 겨울 시즌까지 총 세 번의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by 리타 오라’ 컬렉션을 발표하게 된다. “드디어 아디다스를 위한 나의 첫 공식 컬렉션이 탄생됐어요! 나와 팀이 힘을 합쳐 세상에서 가장 섹시하고 쿨한 스포츠웨어를 만들기 위해 정말 열심히 일했죠.” 리타 오라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협업 소식을 공식적으로 알린 건 지난 5월. 이후로도 그녀는 자신의 아디다스 컬렉션을 입은 셀러브리티와 패션 매거진 화보 사진을 꾸준히 올리며 적극적으로 홍보했고, 그녀의 컬렉션이 공식적으로 론칭하기 직전 <보그 코리아>는 리타 오라와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침 그녀는 LA에서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by 리타 오라’ 컬렉션 사진 촬영을 마치고 밤 9시쯤 귀가한 직후였다(그녀는 친구와 함께 야식으로 먹을 바비큐가 따뜻하게 데워지기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Vogue 어렸을 때 아디다스 매장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다고 들었어요.
    Ritta Ora(이하 Ritta) 열여섯 살 때 운동화 가게에서 일하며 용돈을 벌었죠. 엄청난 운동화광이었거든요. 어렸을 때 제가 동경했던 브랜드와 함께 작업하게 되다니, 정말 멋져요!

    Vogue 이 모든 게 어떻게 시작하게 됐죠?

    Ritta 아디다스가 처음 연락해온 건 지난 3월 뉴욕 패션 위크가 끝난 직후였어요. 망설일 이유가 없었고 모든 건 일사천리로 진행됐죠. 저는 독일 헤르초게나우라흐의 아디다스 본사에도 들렀답니다.

    Vogue 그동안 많은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이 많았는데, 특별히 색다른 경험이었나요?

    Ritta 그럼요, 아디다스 월드에 갔다는 것 자체가 정말 신나는 경험이었거든요. 어찌나 규모가 크던지 그 마을 전체를 사들인 것 같더라고요! 아디다스에서 만든 신발 전부가 보관된 아카이브도 구경했는데, 저 같은 신‘ 발쟁이’한테는 천국이 따로 없었죠.

    Vogue 협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됐나요?

    Ritta 아디다스 디자인팀과 함께 2주에 한 번, 5시간 동안 정기적으로 미팅을 했어요. 저는 세계각국에서 모인 사람들과 작업한다는 게 마음에 들었어요, 그건 다양한 문화와 환경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하니까요. 한 번의 미팅이 어떤 형태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는 것이었다면, 다음 미팅은 그 아이디어를 기본으로 만든 실물 샘플을 보고 의견을 나누며 디자인을 조정하는 식이라서 지겹다기 보단 매번 흥미진진했죠.

    Vogue 이번 컬렉션의 주제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Ritta 조금 모호한 것 같지만, 주제는 현재 저의 삶이에요. 두말할 필요 없이 제게 가장 큰 열정의 대상은 음악이고요. 컬렉션은 블랙, 파스텔, 컬러블록, 스프레이, 로즈의 다섯 가지 팩으로 나뉘어지는데(각 팩은 한 달 주기로 차례대로 선보일 예정), 각각은 저의 쾌활한 성격, 팝 음악, 취향을 고스란히 반영하죠. 가령 ‘블랙 팩’은 런던 집에 있을 때 즐겨 입는 스타일과 비슷하고, ‘파스텔 팩’은 내 비둘기 문신에서 영감을 얻은 거에요.

    Vogue 재미있네요. 특별히 ‘이런 옷을 만들고 싶다’라고 생각한 게 있었나요?

    Ritta 장식이 잔뜩 달린 복잡한 무대용 의상보다 일상적으로 이 옷을 입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했죠. 그들이 입었을 때 편안하면서도 섹시하게 느껴지는 옷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Vogue 컬렉션 중 제일 마음에 드는 옷은 뭐죠?

    Ritta 총 53피스(의류 29피스, 신발 17켤레, 액세서리 7개) 중 좋아하는 것을 단 하나만 고르라는 건 너무 불공평해요! 어쨌든 지금은 컬러블록 팩의 레이스 카 드라이버 수트가 가장 맘에 들어요. 전체가 검정인데다 신축성 소재를 써서 강한 듯 보이지만, 옆에 비치는 메시 소재 때문에 아주 섹시하죠.

    Vogue 당신도 어릴 적부터 엄청나게 패션을 좋아했고, 그웬 스테파니를 패션 아이콘으로 동경해왔다고 들었어요. 요즘 젊은 여자들이 좋아하는 패션 아이콘으로 당신을 꼽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Ritta 사실 요즘 비니를 쓰고 새빨간 립스틱을 바른 또래 여자들을 자주 봐요! 제 공연 모습을 따라 한 사람들을 보는 건 정말 신나는 일이죠.

    Vogue 비니와 빨간 립스틱, 또 뭘 입죠?

    Ritta 요즘은 매일 스니커즈에 가죽 팬츠, 화이트 셔츠를 입어요.

    Vogue 올해 초 새로 나온 싱글 앨범 <i’ll down=”” let=”” never=”” you=””>(한국에서도 TV나 길거리에서 ‘딩딩’거리는 전자 기타 소리의 인트로나 리드미컬하게 ‘아일 네버 렛 유 다-운’이라고 노래하는 굵고 힘 있는 목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다)을 당신의 스타일에 비유한다면 어떤 모습이죠?

    Ritta 재미있고, 용감하고, 말괄량이 같은 스타일!

    Vogue 흠, 바로 당신 자신이군요.

      에디터
      패션 에디터 / 송보라
      사진
      Courtesy of Adid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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