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새로운 협업을 선보이는 서울의 패션 듀오들

2016.03.17

by VOGUE

    새로운 협업을 선보이는 서울의 패션 듀오들

    패션 서울의 자유분방한 미래를 책임진 재기 발랄한 젊은 디자이너들. 그들 곁에는 관심사와 취향을 공유하는 조력자들이 있다. 새로운 방식의 협업을 선보이는 서울 패션의 다이나믹 듀오들.

    카이 디자이너 계한희 × 아티스트 박민하
    구불구불 이어지는 해방촌길 끝에 아티스트 박민하의 아틀리에가 있다. 낡은 건물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뜻밖에도 깔끔하고 환한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한쪽 면이 모두 창문이라 자연광 덕분에 공간이 밝아서 좋습니다.” 과감한 붓질로 완성한 통통 튀는 색감의 회화 작품이 인상적인 아티스트 박민하가 말했다. 이곳은 케이팝 스타들 사이에 인기가 좋은 ‘카이(Kye)’ 디자이너 계한희가 즐겨 찾는 아지트다. “고등학교 선배였어요. 그때부터 친해지고 싶었죠.” 어린 시절 우러러보던 선배 박민하는 이제 계한희에게 좋은 친구가 됐다. “매 시즌 컨셉을 정할 때부터 의논을 많이 합니다. 대화를 통해 제게 좀더 현실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곤 하죠.” 지난 시즌 선보인 그래피티와 내년 봄 시즌의 반창고 홀로그램 같은 디자인도 박민하와 상의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제 입장에서도 배울 것이 많은 동생입니다. 순수예술을 하는 저의 관점에서, 예술성과 상업성을 오가며 패션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그녀를 보면 정말 대단해 보여요.” 예술과 패션의 경계를 오가는 그들 사이에 또 어떤 놀라운 아이디어가 탄생할지 기대되지 않나.

    유즈드 퓨처 디자이너 이동인 × 그래픽 디자이너 조완
    해외 예술 서적으로 가득한 이태원의 서점 ‘포스트 포에틱스’는 감각 있는 서울 사람들의 비밀 공간이다. 그 공간을 지키는 포스트 포에틱스의 대표 겸 그래픽 디자이너 조완은 뛰어난 감도를 지닌 서울 사람들의 비밀 무기다. 패션과 예술, 가구, 인테리어 등 여러 카테고리에 속한 사람들이 그와함께 일하고 싶어 하거나 조언을 구한다. 아티스트 이광호와 오승렬, 가구 디자이너 밀로드, 새로 거듭난 토크 서비스 등이 조완과 함께하는 일종의 ‘포포’ 군단들. 여기엔 ‘유즈드 퓨처(Used Future)’의 이동인도 포함된다. 2011년 여름쯤 만난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좋은 취향을 공유하는 친구로 발전했다. “웹사이트와 로고, 다양한 그래픽 작업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유즈드 퓨처의 강렬했던 이국적 프린트, 이번 시즌 스카프와 가방에서 만날 수 있는 그래픽 프린트 역시 조완의 손을 거쳤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하고만 일하게 됩니다. 유즈드 퓨처도 마찬가지예요. 놀고 즐기듯 이야기하면 더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하고요.” 올겨울 유즈드 퓨처의 오트밀 컬러 스웨터를 입은 조완이 말했다. 스스럼없는 관계에서 탄생하는 시너지. 서울 패션과 문화의 새로운 에너지가 탄생하는 한 가지 방식이다.

    레이크 넨 디자이너 윤홍미 × 숍 디렉터 염승재
    ‘먼데이 에디션’의 주얼리, 겅‘ 트’의 가죽 클러치, 플‘ 랫 아파트먼트’의 숄더백, ‘유즈드 퓨처’의 목도리, ‘브랫슨’의 스냅백, 그리고 ‘레이크 넨(Reike nen)’의 구두. 지금 서울 패션에서 빼놓으면 아주 섭섭할 젊은 디자이너들의 액세서리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곳 ‘포스티드(Posted)’. 가로수길 뒤편에 자리한 이 매장은 레이크 넨의 디자이너 윤홍미와 숍 디렉터 염승재의 합작품이다. “지난 5월부터 함께 작업했습니다.” 이미 동교동의 ‘1984’, 청담동의 ‘센티멘탈’ 등을 완성시킨 경력의 염승재가 두 사람의 시작에 대해 이야기했다. 첫 아이디어는 레이크 넨의 쇼룸을 마련하는 것. “준비 중에 서울 디자이너들의 액세서리를 함께 소개하면 어떨까라는 의견이 나왔어요. 레이크 넨과 어울리는 액세서리들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게 하자는 거였죠.” 액세서리 외에도 향초 부티크 센티멘탈의 르페르펠띠에, 오뚜 르 빠 등의 향초, 해외 주얼리 디자이너의 작품까지 만날 수 있다. “한마디로 예쁘고 쿨한 취향을 지닌 손님들이 드나드는 곳으로 만들고 싶어요.”

    프리마돈나 디자이너 김지은 × 골든 칙스 디자이너 김순미
    파리의 꼴레트부터 전 세계의 오프닝 세레모니, 일본 전역의 멀티숍까지 ‘프리마돈나(Fleamadonna)’의 인기는 한국보다 외국에서 더 뜨겁다. 소녀적 감수성에 펑키한 아이디어를 더한 김지은의 디자인이 인기 있는 이유? 그건 구두, 선글라스, 가방까지 컨셉에 어울리도록 완벽히 준비하는 디자이너로서의 근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2010년 봄 컬렉션부터 함께한 ‘골든 칙스(GoldenChix)’의 김순미. 빅뱅과 2NE1, 샤이니 등 패셔너블한 아이돌 뮤지션들의 주얼리 디자이너로 유명한 그녀는 프리마돈나의 컨셉에 맞는 주얼리들을 함께 선보이는 든든한 조력자다. “컨셉을 설명하면 제 아이디어를 완벽히 재현합니다.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죠.” 김지은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번 시즌 컬렉션을 위해 두 사람이 제작한 것은 오래된 액자 프레임을 닮은 몰딩 장식커프와 목걸이 등. 내년 봄 컬렉션에선 과장된 비즈 장식 귀고리와 헤어밴드 등이었다. 해외에서 프리마돈나의 인기가 많아질수록 자연스럽게 골든 칙스의 주얼리도 함께 홍보가 되고 있다. “다른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를 저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건 즐거운 일입니다. 게다가 함께 작업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죠.” 김순미 역시 프리마돈나와의 작업에 대해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두 사람의 아이디어가 함께 빛나고 있기에 컬렉션의 주얼리가 더 반짝이는 게 아닐까

      에디터
      패션 에디터 / 손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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