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The Show in London

2023.02.26

by VOGUE

    The Show in London

    한때 런던 패션 위크를 뉴욕에서 밀라노로 넘어가기 전, 잠시 쉬어가는 패션 위크로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2014 S/S 시즌을 보니, 오랜 예열 기간을 거쳐 드디어 활활 타오르듯 어느 패션 도시보다 뜨겁게 변화하고 있었다. 버버리 프로섬을 선두로 한 유서 깊은 패션 하우스들이 견고히 다져놓은 기초 위에, 크리스토퍼 케인부터 어덤에 이르는 젊은 디자이너 군단이 성실히 기둥을 쌓고, 개성으로 똘똘 뭉친 미드햄 키르초프 등을 비롯한 신인들이 멋지게 색깔을 입히고 있는 분위기. 톰 포드의 절제된 맥시멀리즘은 그의 90년대 전성기가 당장 돌아오기라도 할 것처럼 관능적이었고, 피터 필로토와 매리 카트란주의 프린트는 모두의 혼을 쏙 빼놓을 만큼 현란하고 황홀했다. 이 가운데 유난히 눈에 띈 건 90년대를 향한 찬사! 바즈 루어만 감독의 개봉 당시를 떠올리며 낭만적인 첫사랑을 노래한 헨리 홀랜드, SF 영화 에서 영감을 얻어 극도로 미니멀한 감성에 빠진 프린의 저스틴 쏜튼과 테아 브레가지 부부, 글렌 루치포드가 찍은 슈퍼모델들의 '리즈 시절' 사진을 활용한 자일스 디컨, 늘 그렇듯 우아한 1980~90년대 여성상을 표현한 마리오스 슈왑 등등. 주영한국문화원과 함께한 '패션 코리아' 역시 런던의 신인 육성 정책의 일부로, 한국 디자이너 이정선과 최유돈이 자리잡아나가는 데 버팀목이 되고 있다. 몇몇 흥미로운 런웨이 쇼가 룩북으로 대체되기도 했지만, 패션 위크 유람객들의 발을 붙잡을 만한 쇼가 늘어난 건 사실, 이제 런던을 런던답게 만드는 재기 발랄함과 상업성의 조화가 관건.

    바이킹 전사 같은 왕관을 쓰고피날레에 함께 두 손을 꼭 잡고 등장해, 무대 위에서 키스를 나누는 아시시의 모델들!

    "집 근처에 아랍 슈퍼마켓이 있다." 이국적인 슈퍼마켓에서 컬렉션의 힌트를 얻은 아시시. 덕분에 코카 콜라 로고를 장식한 시퀸 장바구니가 탄생했다.

    솜사탕처럼 달콤한 버버리 프로섬 쇼의 모델 리우, 캐서린, 치하루.

    버버리 프로섬 백스테이지에 등장한 장난기 어린 모델들! 마치 '사랑의 총알'을 쏘는 듯한 귀여운 포즈에 눈길이 간다.

    버버리 프로섬의 수장 크리스토퍼 베일리와 함께한 칸의 여왕, 전도연.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테마로 내세운 '잉글리시 로즈'. 이에 완벽하게 걸맞는 피날레가 펼쳐졌다. 천장에서 쏟아져 내리는 분홍과 연노랑 장미 꽃잎들!

    잠자리 날개처럼 가벼워 보이는 어덤의 오간자 톱.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 커다란 가건물을 만든 어덤의 서정적인 피날레.

    어덤의 무대를 더욱 서정적이고 아름답게 만들어 준 악단의 라이브 연주.

    자일스의 개구쟁이 모델들. 입술 프린트를 강조라도 하듯 귀여운 포즈를 취했다.

    스테판 존스의 박쥐 헤드피스에 맞춰 포즈를 취한 슈퍼 모델 카라 델레바인.

    박쥐 모양 헤드피스를 쓰고 자일스의 피날레 무대에 오른 블랙 드레스 차림의 모델 군단들!

    종교적인 모티브로 섬세하게 장식한 하우스 오브 홀랜드의 네일아트.

    조나단 선더스 쇼의 백스테이지에선 무대로 올라가기 직전에도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양귀비 자수의 활약이 돋보였던 조나단 선더스의 쇼. 모든 무대가 끝나고 모델들과 함께 찰칵!

    뒷면도 앞면 못지않게 섬세하게 장식한 줄리앙 맥도날드의 이브닝 드레스.

    매리 카트란주의 쇼가 시작되길 기다리는 관객들. 2009년 이후 계속된 카트란주 신드롬을 입증하듯 객석은 모두 만석이다.

    기발하고 기괴하고 비뚤어진, 그야말로 런던다운 쇼를 준비한 미드햄 키르초프. 자코비언 시대 초상화, 엘리자베스 1세의 드레스, 'Thin White Duke' 시절의 데이비드 보위를 연구한 결과다.

    영화 가 떠오르는 미드햄 키르초프의 소녀들.

    엠마 힐의 마지막 멀버리 무대에 오른 모델 강아지. 모델이 착용한 재킷과 똑같은 무늬의 옷을 입고 있다.

    팬톤이 선정한 올해의 색상인 '오키드' 색상으로 립 컬러를 연출한 오스만 쇼. 카라 델레바인의 눈동자 색과 오묘하게 어우러진다.

    자신의 스타일과 꼭 닮은 모델들과 함께 포즈를 취한 폴 스미스.

    어떤 단어를 만들고 싶은 걸까? 프린의 모델들.

    LA 카운티 미술관에 전시된 아티스트 켄 프라이스의 세라믹 프린트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피터 필로토. 네온 불빛 사이로 모델이 워킹을 시작하고 있다.

    자신의 사진을 확인이라도 하는걸까? 록산다 일린식 백스테이지에서 포착된 모델이 보드 앞에서 서성이고 있다.

    꽃무늬 베이비 돌 드레스와 투명한 가방, 진주 장식 로퍼까지, 더없이 사랑스러운 시몬 로샤의 신부들.

    실크 밴드로 온몸을 칭칭 감싼 관능적인 톰포드 걸들.

    오프닝 모델 조세핀의 옷매무새를 확인하는 톰 포드.

    "이번 쇼는 자신 있게 공개할 수 있다. 모든 것이 마음에 쏙 든다. 새로운 챕터의 시작!" 컬렉션에 만족감을 드러낸 톰 포드. 그의 미소가 이를 설명해준다.

    모든 룩에서 90년대 터치가 느껴진 탑샵 유니크 쇼. 무대에서는 세련된 모습으로 워킹을 선보였지만 백스테이지에선 이렇게나 유쾌하다.

    모델의 얼굴을 마치 캔버스처럼 활용하는 비비안 웨스트우드 레드 라벨 쇼. 강렬한 메이크업으로 시선 집중!

    비비안 웨스트 레드 라벨 쇼는 드레이핑 드레스를 입은 모델 릴리 콜이 붉은 조명 아래에서 춤추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는 안데르센의 동화 에서 영감을 얻은 춤사위!

      에디터
      패션 에디터 / 임승은, 디지털 에디터 / 소지현(SO, JI HYUN)
      포토그래퍼
      JAMES COCHRANE, KIM WESTON ARNOLD, WWD/MONTROSE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