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테일러 스위프트와 칼리 클로스

2016.03.17

by VOGUE

    테일러 스위프트와 칼리 클로스

    테일러 스위프트와 칼리 클로스는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커리어, 그리고 우정을 쌓았다.
    자기 속도를 찾은 그녀들의 삶은 이제 어떤 말을 보태지 않아도 그 자체로 반짝반짝 빛이 난다.

    SHOOTING STARS 이들은 최근 자동차 여행을 다녀왔다. 스위프트의 운전 실력은 클로스도 인정한다. 클로스가 입은 루렉스 드레스, 밝은 파랑 가죽 벨트는 생로랑(Saint Laurent by Hedi Slimane), 선글라스는 바톤 페레이라(Barton Perreira), 반지는 까르띠에(Cartier). 스위프트의 스팽글 브이넥 스웨터와 스터드 장식 벨트는 생로랑, 선글라스는 레이밴(Ray-Ban). 

    테일러 스위프트가 내슈빌에서 뉴욕 트라이베카의 넓은 복층 펜트하우스로 이사한 후 맨 처음 한 일은 벽면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폴라로이드 액자로 도배한 것이었다. “이건 제가 클로스와 처음 만났을 때 사진이에요.” 스위프트는 2013년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무대 뒤에서 모델 칼리 클로스와 활짝 웃으며 포옹하고 있는 사진을 가리켰다. 그 쇼에서 클로스는 핑크색 언더웨어에 황홀한 날개를 달고 런웨이를 걸었고, 스위프트는 폴 아웃 보이(Fall Out Boy)와 공연을 펼쳤다. 폴라로이드 사진에는 <Best Friends Forever Vs 2013>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그녀가 직접 펜으로 쓴 것이다. 지난 1년 남짓 두 사람이 얼마나 가까웠는지 떠올려보면 이 글귀가 상당히 선견지명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녀들은 빅서(Big Sur)로의 자동차 여행, 맛집 투어, 쇼핑 여행, 끝없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모델핏(ModelFit)과 소울사이클(SoulCycle)에서 한 운동, 그리고 지난해 말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에서의 두 번째 만남 등을 통해 아주 친해졌다. 이 무대에서 두 사람은 검정 레이스를 입고 나란히 런웨이를 걸으며 “지금 이 상황이 믿어져?!”라고 말하는 듯한 미소를 교환했다. 세계 정상에 오른 두 친구라니.

    레나 던햄과 카라 델레빈 역시 폴라로이드 벽을 장식하고 있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 스위프트가 가족을 위해 구입한 레드 컬러의 격자무늬 원시(Onesie)를 입고 있는 남동생 오스틴(22세, 노트르담 대학 4학년)의 사진도 있다. ‘다람쥐 침공’이라는 캡션이 적힌 폴라로이드는 스위프트가 로드(Lorde)를 처음 만난 순간을 담고 있다. 당시 두 사람은 매디슨 스퀘어 공원에 있는 셰이크 섁(Shake Shack)에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가 다람쥐의 습격을 받았다.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다람쥐가 마치 앵무새처럼 저희 어깨에 걸터앉았어요. 공포영화 같았죠. 그들은 마치 우리는 프렌치프라이를 먹을 자격이 있어. 그러니 너희가 좀 줘야겠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스위프트는 검정 루부탱 스틸레토를 신고 부엌을 지나 거실로 걸어가 진한 오렌지색 벨벳 소파 위에 털썩 주저앉아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더니 그 힐을 갈색 가죽 오토만 위에 올려놓았다. 스물다섯 번째 생일 이틀 전이었고 스위프트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온 여자다운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 1년은 굉장한 해였다. 가족을 떠나 뉴욕으로 이사했을 뿐만 아니라 컨트리 뮤직에서 벗어나 80년대 팝을 선보이는 모험을 감행했고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그녀를 남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여자로 묘사한 언론에 대한 반격으로 내놓은 ‘Blank Space’는 빌보드 핫 100에서 7주간 1위를 차지했다. 스위프트는 1위에 오른 자신의 곡 ‘Shake It Off’를 밀어내고 또 다른 곡으로 1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빌보드 차트 56년 역사 상 여자 가수 중 최초다. 두 곡 모두 그녀가 태어난 해에서 제목을 딴 새 앨범 <1989>에 실려 있다. 이 음반은 600만 장 이상 팔렸고 지난 10년 동안 가장 빠르게 상승한 음반이 되었다.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는 스위프타민(Swiftamin)-갑자기 자신들이 테일러 스위프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깨달은 어른들 사이에 퍼진 현기증을 치료하는 약-의 패러디 광고를 방송했다. “사람들이 마침내 그녀의 예술성을 얘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가 어떻게 시대를 초월한 작곡가 수준에 올랐는지 말이에요.” 스위프트와 몇 곡을 같이 쓴 밴드 펀(Fun.)의 잭 안토노프는 말한다. 그는 그녀의 아주 사적인 가사가 담긴 노래들을 전 세계 사람들이 읽고 싶어 하는 책의 새로운 챕터에 비유했다. “얼마 전에 할머니께서 제게 <1989>에 대해 물으셨고, 우리는 그 노래에 대해 얘기를 나눴어요. 마이클 잭슨 외에 제 인생에서 그런 일은 처음이었어요.”

    SELFIE SERVICE 모델 릴리 앨드리지가 둘을 소개시켜주었다. 스위프트는 클로스를 보자마자, “너, 당장, 내 친구!”라고 외쳤다. 클로스의 검정 오간자 브라톱과 물감을 칠한 듯한 스커트는 도나 카란 뉴욕(Donna Karan New York), 스위프트의 연분홍 코튼 소재 드레스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스위프트는 자신의 사생활을 리믹스하기도 했다. 한때 폭풍 같은 연애와 그 후유증에 관한 감정을 노래에 그대로 쏟아붓는 대책 없는 낭만주의자였지만, 이제 그녀는 자신을 남자에 집착한다고 일축해온 비평가들에게 맞받아치고 있다. 뮤직비디오 <Blank Space>에서 하트 모양의 케이크에 고기 칼을 꽂고, 남자 친구의 옷에 불을 붙이고, 골프 클럽으로 그의 멋진 은색 스포츠카를 부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 클로스, 던햄, 그리고 델레빈은 스위프트가 지난 몇 년간 구축해온 막강한 여자 친구 그룹의 구성원들이다. 그 외의 멤버들로는 셀레나 고메즈, 제이미 킹, 하임(Haim) 자매들이 있다. 스위프트는 여자들의 우정에 엄청난 시간을 투자하는 건 사람들이 그녀의 삶에 대해 과민 반응을 보이는 데 대한 대응 방식으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저를 끊임없이 데이트하는 여자로 만드는 데 정말 짜증이 났어요.”

    그녀는 연애를 중단함으로써 반격을 했다. “더 이상 그들에게 오락거리를 제공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데이트하는 모습 하나하나를 두고 자기들 마음대로 떠들어대도록 내버려두고 싶지 않았어요. 앞으로는 누군가의 옆에 앉아 5분 이상 대화를 나누지 않겠다고 결심했어요. 다음 날이면 그가 제 남자 친구가 될 거라는 소문이 퍼진다는 걸 잘 아니까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 얘기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일뿐이죠. 사랑에 마음을 여는 행동이 커리어에 약점으로 작용한다는 건 불행이에요.” 대신 스위프트는 10대 소녀들과 젊은 여성들에게 영향력 있는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 그녀는 비평가들과 왕따시키는 사람들, 그녀를 부당하게 대한 남자들을 꾸짖고, 자신의 운명을 만들어가는 여성의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지난해는 정말 다르게 느껴졌어요. 제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변화는 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겠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을 덜 쓰게 되었습니다. 계속 그러길 바라요. 왜냐하면 그게 좋으니까요.”

    스위프트는 클로스와 1년 동안 알고 지냈지만 우정은 즉각적이었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매혹적인 한 쌍이다. 황갈색 머리를 금발로 바꾼 지금은 더욱 그렇다. “제가 <SNL>을 찍을 때 스위프트와 클로스가 왔는데 애프터 파티에서 모든 사람들이 아주 헷갈려 했어요. 마치 쌍둥이 여전사 같았거든요”라고 던햄은 말한다. “스위프트는 키가 아주 크고, 클로스는 훨씬 더 커요. 그래서 두 사람이 함께 있으면 초현실적으로 느껴지죠.” 스위프트가 힐을 신고 클로스가 단화를 신으면 키가 똑같아진다. 그러나 오늘 촬영에서 클로스는 타마라 멜론의 부츠가 달린 가죽 레깅스를 신어서 그 균형을 깼다. “올인원이야, 자기”라고 말하면서 그녀는 글루텐과 유제품이 들어 있지 않은 칼리스 쿠키스 통을 들고 왔다 갔다 하며 자랑했다. “내가 본 모습 중 가장 멋진데. 캣우먼 같아!”라고 스위프트는 말했다. 클로스는 이 부츠는 맞춤이지만 스위프트에게 한 켤레 선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 좋아. 하지만 세인트루이스엔 가져 갈 수 없어. 집에 갔을 때 뉴욕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풍기면 가족들이 ‘안 돼’라고 말하거든”하고 클로스는 말했다. 그러자 스위프트는 “아마 ‘구두 팬츠를 입었군. 그건 밖에 벗어둬라!’라고 말할걸” 하고 웃으며 말했다. 클로스는 자신의 몸에 걸친 패션 전부를 아주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반면 스위프트는 그녀가 입고 있는 검정 니트 탱크 드레스를 누가 만들었는지 몰랐다. “모르겠어요. 태그가 있나요? 스타일리스트가 제 옷장에 넣어놓았어요.” 손에 얼굴을 묻으며 말했다. 패션 지식에 대한 수준이 다르지만 그들은 종종 같은 스타일로 옷을 입는다. “각자 약속 장소로 가기 전에 잠시 만났는데, 똑같이 검정 크롭트 톱과 하이웨이스트 스커트를 입고 있는 거예요. 이상한 기분이었어요”라고 클로스는 말한다. “검정 타이츠에 머리 모양도 같았어요”라고 스위프트는 말한다. 주변 사람들은 몇 년 동안 우리가 만나야 한다고 말해왔어요. 메이크업과 헤어 담당자들이 ‘스위프트를 보면 클로스가 생각나지 않아? 둘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야. 칼리는 정말 좋은 여자야. 촬영 때마다 쿠키를 가져다준다고!’라고 말한 게 기억나요.”

    DOWN TIME 스위프트는 “작년은 다른 해에 비해 느낌이 굉장히 달랐어요. 나 자신이 누구고, 내가 어떤 이미지를 상징하는지에 대한 강박이 사라진 기분이었어요.” 스위프트가 입은 크로셰와 스웨이드가 어울린 드레스는 알베르타 페레티(Alberta Ferretti), 클로스의 검정 탱크톱과 스커트는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반지들은 라나알렉산드라(LanaAlexandra by Sarah Chloe), 팔찌는 티파니앤코(Tiffany&Co.)와 파인(Phyne by Paige Novick). 

    “지금도 그래”라고 클로스는 말한다. 그녀는 10대 때 이미 쿠키를 직접 구웠고, 지금은 제과 벤처 사업 ‘칼리스 쿠키스’를 운영하고 있다. 칼리스 쿠키스는 FEED, 허리케인 샌디 구호단체, 그리고 CFDA 같은 자선단체를 위해 돈을 모은다. 클로스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공부했고, 현재는 컴퓨터 코딩을 배우고 있다.

    두 사람을 소개한 건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로 활동 중인 릴리 앨드리지다. “우리는 소개받자마자 ‘너, 내 친구, 지금’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어요”라고 스위프트는 말한다. 몇 달 후 그들은 오스카 시상식 애프터 파티에서 다시 만났다. 클로스는 충동적인 일을 해보자고 제안했고, 스위프트는 ‘우린 빅서에 가야 해’라고 말했다. 스위프트와 클로스는 빅서로 떠났고 삼나무 아래에서 산책을 하고, 해 질 녘에 해변을 달렸다. 클로스가 스위프트의 스웨터를 입고 주립공원 표지판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스웨터 앞에는 ‘천재’라고 적혀 있었다. “그건 분명 반어적인 표현이에요”라고 스위프트는 재빨리 덧붙였다. 두 사람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둘은 어깨를 으쓱했다. “우린 둘 다 평범한 사람들이에요”라고 클로스는 말한다. “현실 속의 평범한 여자들이죠”라고 스위프트가 말했다. 때마침 스위프트는 먹고 있던 쿠키 조각을 드레스에 떨어뜨렸고 그것을 집어 다시 먹었다. “이게 바로 5초의 법칙(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5초 안에 집으면 다시 먹어도 된다는 법칙)이라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스위프트는 친구 삼기에 정말 멋진 사람이다. 그녀는 요리를 하고, 빵을 굽고, 설거지를 한다. 환상적인 파티 주최자이며 멋진 선물을 준다. 게다가 옛날식 나이트가운 컬렉션을 갖고 있어 다 같이 그 나이트가운을 입고 TV를 보면서 개척 시대 기분을 낼 수 있다. 그녀가 주최하는 모든 모임은 부엌의 댄스 파티로 끝나는 것 같다. 던햄은 그녀를 “우정의 베티 크로커(Betty Crocker, 가상의 여성 식품 전문가로 브랜드 이름이기도 하다)”라고 부른다. 그리고 스위프트같이 바쁜 사람이 항상 다른 사람들을 위해 시간을 내는 것에 가장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한다. “스위프트는 홍콩 투어 중에도 제가 문자를 보내면 2초 안에 답장을 했어요. 생일, 출판, 노미네이션 같은 좋은 일이 생기면 엄마보다 훨씬 먼저 스위프트로부터 문자가 오죠.” 스위프트가 친구를 사귀는 데 이렇게 열심인 이유는 어린 시절 왕따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녀를 놀리던 펜실베이니아의 작은 마을을 떠나 지금은 비슷한 재능과 창의적인 야망을 가진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PRACTICE MAKES PERFECT 스위프트는 기타를 연주하며 흥얼거리고, 클로스는 쿠키를 구울 준비를 한다. 스위프트의 꽃무늬 실크 드레스는 발렌티노(Valentino), 클로스의 패치워크 파자마 셔츠와 팬츠는 구찌(Gucci). 

    다음 날 빌보드 위민 인 뮤직 어워드 런천(Billboard’s Women in Music Awards Luncheon)에서 아레사 프랭클린은 스위프트에게 즉석에서 ‘해피 버스데이’를 불러주었고, 스위프트는 그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다(그녀가 그 감동에서 벗어나려면 몇십 년은 걸릴 것이다). 스위프트는 공연장에서 뮤지션들의 모든 노래를 따라 불렀는데, 한 곡도 빠짐없이 가사를 알고 있었다. 여성 뮤지션들은 서로에게 살기등등하다는 얘기가 있지만 스위프트가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 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스위프트는 공연장에 있던 아이들과 셀카를 찍기도 했다. 그곳에 있던 모든 아이들이 그녀에게 다가와 사진을 찍고 대화를 나누었다. 한 수줍은 소녀는 자신이 열한 살이고 뉴저지에서 왔다고 말했다. “나도 여름을 저지 해변에서 보냈어”라고 말하며 스위프트는 셀카 포즈를 취했다. 사진은 흔들렸고 그녀는 소녀의 휴대폰을 부드럽게 받아 들고는 “정말 못 찍는구나”라고 농담을 하며 직접 사진을 찍었다. 그 소녀는 그날 밤 스위프트가 클로징 무대를 장식하게 될 Z100 징글 볼 콘서트에 갈 예정이다. “난 정말 늦게 나올 거야”라고 스위프트는 미리 주의를 주었다. “커피 마시니?” 소녀는 프라푸치노를 마신다고 말했다. “좋았어. 프라푸치노를 마시면 내가 나올 때까지 깨어 있을 수 있을 거야.”

    “뉴욕, 이곳은 정말 살기 좋은 곳이에요. 저는 테일러 스위프트입니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 무대에 서서 마치 여자 친구와 전화 통화하듯 1만7,000명의 관중들에게 말을 걸었다. 시간은 자정 직전이었다. 빨간 격자무늬 하이웨이스트 팬츠와 거기에 어울리는 크롭트 톱을 입고, 블론디 시절의 데비 해리처럼 머리에 깃털을 꽂고 히트곡 네 곡을 열창한 후 자신이 공식적으로 스물다섯 살이 되었다고 말했다. “저는 여러분이 음악을 선택한 이유를 알고 있어요. 그것은 남을 미워하는 사람들, 그리고 친구처럼 보이지만 사실을 적인 사람들로부터 도망치고 싶어서예요.” 스위프트는 관중들이 옆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게 했다. “이제 오늘 밤 마지막 곡이에요. 제가 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아무도 당신 춤을 보고 당신을 판단하지 않을 겁니다. 뉴욕, 준비됐나요?” 콘서트장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스위프트는 자정이 훨씬 지난 시간에 아파트로 돌아와 스시를 주문했고 즉석 사진 촬영 부스를 설치했다. 그녀의 아파트에는 음악계의 유명한 사람들은 거의 다 모인 듯했다. 클로스를 비롯해 아비게일 앤더슨, 저스틴 팀버레이크, 제이지, 비욘세 같은 친구들과 공연에 참가한 모든 뮤지션을 초대했다. “방마다 친구들이 머물 겁니다.” 그녀는 말했다.

    TALL ORDERS 레나 던햄은 출연 당시 둘에 관한 에피소드도 밝혔다. “제가 에 출연했을 때, 둘 다 저를 응원하러 와주었는데 애프터 파티 때는 누가 누구인지 헷갈리기도 했어요. 둘은 마치 쌍둥이 같아요.” 스위프트의 꽃무늬 실크 드레스는 베라 왕 컬렉션(Vera Wang Collection), 클로스의 샹틸리 레이스 장식 드레스는 마르케사(Marchesa), 팔찌는 캐롤리나 부찌(Carolina Bucci). 

    스물다섯 살이 되면서 그녀는 던햄으로부터 자신의 사랑스러운 새끼 고양이 올리비아의 사진이 들어 있는 목걸이를 선물 받았고, 브루클린에서 열린 저스틴 팀버레이크 콘서트에서 비욘세, 하임 자매들과 미친 듯이 춤을 추었다. 브로드웨이에서 가족과 함께 휴 잭맨의 공연을 본 후 그가 벗은 셔츠를 샀고, 자선단체에 6,000달러를 기부했고, 팬들에게 엄청난 양의 선물을 보냈다. 그중 하나에는 스위프트가 그린 꽃 그림과 학자금 갚는 걸 돕기 위한 1,989달러짜리 수표가 들어 있었다. 그리고 타임스 스퀘어 신년 무대에 올라 그 자리에 모인 100만 명과 TV와 인터넷으로 지켜보는 10억 명을 향해 열창을 했다. 서부로 간 후에는 친구들과 그동안 밀린 일들을 했다. ‘요리하는 밤’ 주최하기, 로드와 등산하기, 아버지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카탈리나 섬 주변 산책하기 같은 것들 말이다. 로드가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 가는 것을 초조해하는 것 같아 보이자 스위프트는 그녀를 지원사격하기 위해 밝은 노란색 드레스를 입고(후보에 오른 로드의 노래 ‘Yellow Flicker Beat’를 축하하는 의미도 있었다) 시상식장에 나타났다. 스위프트는 “시상식이 끝나고 여자들만의 밤이 이어졌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제 스위프트는 5월 5일 도쿄에서 시작되는 <1989> 월드 투어 준비에 전념할 예정이다. 선곡 리스트를 마무리하고, 의상과 무대 디자인을 결정해야 한다. 그녀는 자신의 안무가 <Shake It Off> 비디오에 출연한 댄서보다 덜 어색하다고 주장한다. “일단 안무를 본격적으로 연습하면 제대로 할 수 있을 거예요. 대체로요.”

    SISTER ACT “우리 둘이 꼭 만나야 한다고 언제나 사람들이 말했어요.” 스위프트가 말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나 헤어 스타일리스트 들도 저희가 분명 절친이 될 거라고 얘기하고 다녔을 정도니까요.” 칼리의 깅엄 체크 카디건과 드레스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테일러의 하늘색 포플린 셔츠와 민들레 장식 스커트는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 반지는 에바 페렌 엑스(Eva Fehren X ring). 

    그녀는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가 언제였는지 돌이켜보면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해왔다고 말한다. “저는 믿을 수 없고, 놀랍고, 즐거운 성공을 즐기지 못할 정도로 일에 파묻혀 지내진 않아요. 자신에게 압력을 가하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주는 건 나빠요. 그래서 다음 음반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요. 그건 2년 후일 수도, 3년 후일 수도, 4년 후일 수도 있어요. 혹은 1년 후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기대하지 않은 순간에 엄청난 영감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러니 그냥 자신의 삶을 살면 됩니다. 그리고 바라건대 적절한 위험을 감수하세요.”

    한편 클로스는 개인 공항 관제사가 필요해 보일 정도로 바쁜 스케줄을 유지해왔다. 그녀는 세인트루이스 집으로 돌아가 짧은 휴식을 취한 후 새로 맡은 로레알 대변인 업무 때문에 1월 초에만 파리를 두 번 오갔고, 브루스 웨버와의 촬영을 위해 플로리다 키스(Keys)에 갔으며, 로레알 업무를 위해 LA에 갔다가 다시 파리를 방문했다. 그리고 오스카 시상식을 위해 LA로 돌아왔다가 뉴욕, 밀라노, 파리 패션 위크 기간 동안 분주하게 활동했다. “적당히만 하면 패션 위크도 재미있어요”라고 클로스는 말한다. 모델 초창기엔 60개의 쇼에 서곤 했지만 지금은 일부만 하고 있다. “제게 런웨이는 공연을 펼칠 기회입니다.” 그녀는 불쑥 NYU의 갤러틴 개별 연구 대학원 입학 허가를 받았다는 빅 뉴스를 꺼냈다. 그녀가 오랫동안 바라던 일이다. 클로스는 아직 무엇을 공부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현재로서는 수업을 듣게 된 것만으로 신이 나 있다. “앞으로도 풀타임으로 일을 할 겁니다. 저는 야망이 커요. 커리어에서 많은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겁니다.”

    TWILIGHT ZONE 스위프트는 “친구에게 신경을 써주고 챙겨주는 게 재미있어요”라고 말했다. 클로스의 크리스털과 타조 깃털 장식을 더한 아이보리색 실크 드레스와 가죽 샌들은 오스카 드 라 렌타(Oscar de la Renta), 스위프트가 입은 비즈 장식 튜브톱과 튤 스커트는 오스카 드 라 렌타, 목걸이는 데이비드 여먼(David Yurman). 

    스위프트는 친구들과 일 얘기는 별로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제 친구들의 재미있는 점은 제가 하는 일에 대해 많은 걸 알고 있지 않다는 거예요. 저는 파티에서 늘 기타를 들고 모든 사람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타입이 아니에요. 친구들이 그냥 저를 좋아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구석에 앉아 ‘내 인생에 대해 만든 이 노래 좀 들어봐’라고 말하는 것 말고도 함께할 수 있는 공통의 관심사가 많으니까요.” 스위프트와 클로스는 아무리 바빠도 서로를 위해 시간을 낸다. 스위프트는 최근에 모델 마사헌트, 스타일리스트 애슐리 아비뇽, 타비 게빈슨과 함께한 ‘파스타의 밤’에 클로스를 불렀다. 며칠 후 똑같은 멤버들이 시내에 있는 랄프 로렌의 레스토랑 폴로 바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클로스는 다른 업계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함께 어울리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스위프트의 가장 위대한 재능이라고 말한다. “저는 테일러를 통해 멋진 여성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녀는 평소 같으면 만나기 힘든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능력이 아주 탁월합니다. 우리는 모두 다른 직업을 갖고 있어요. 하지만 서로를 위해 기꺼이 달려가는 유대감 강한 친구들이 되었어요. 여자들의 지지 그룹인 셈이지요. 그러나 우리는 평범한 20대 여성들이기도 해요. 그리고 여러분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친구는 찾기 어려워요. 하지만 테일러는 진짜 친구입니다. 이보다 더 좋은 건 없지요.

      에디터
      패션 에디터 / 토니 굿맨(Tonne Goodman), 글 / 제이다 위안(Jada Yuan)
      포토그래퍼
      Mikael Jansson
      모델
      칼리 클로스(Karlie Kloss@IMG),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
      스탭
      헤어 / 가렌(Garren for Garren New York for R+Co) 메이크업 / 마크 카라스퀼로(Mark Carrasqui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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