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슈퍼 패션 펫 ④ – 그레이스 코딩턴

2016.03.15

by VOGUE

    슈퍼 패션 펫 ④ – 그레이스 코딩턴

    GRACE CODDINGTON + CA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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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이야 슈페트가 패션 마스코트처럼 행세하고 있으나, 칼 라거펠트가 고양이 암컷 한 마리를 금지옥엽 키우기 훨씬 전부터 패션 생태계에선 둘도 없는 애묘가로 알려진 인물이 있다. 바로 미국 <보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그레이스 코딩턴! 모두가 알다시피 슈페트가 새침한 프랑스 여자애 같다면 코딩턴의 고양이들은 영락없이 영국 소년 소녀다. 패션 이야기꾼답게 코딩턴은 패션쇼장 맨 앞줄에 앉아 디자이너들의 최신 옷을 스케치하던 중, 쇼가 따분하고 재미없을 땐 심심풀이로 자신의 고양이들을 노트에 그린다. 살이 뛰룩뛰룩 찐 고양이들의 얼굴에 쇼의 인상적인 옷이나 형편없는 옷을 입히는 식. 이런 그림은 캔버스 소재의 발렌시아가 토트백에 인쇄돼 한정판으로 팔리거나(고양이들이 발렌시아가 시대별 옷으로 빼입은 모습) 단행본 <Catwalk Cats>의 삽화로 쓰였다. 그러니 이보다 더 매력적인 패션 뮤즈가 또 있겠나! 또 요즘엔 고양이 일러스트를 자신의 인스타그램(@therealgracecoddington)에 드문드문 올리기도 하며 ‘보그닷컴’ 장식용으로도 활용한다.


    엄마의 직업이 패션 화보를 만드는 일이다 보니, 그녀의 고양이들도 촬영장에서 모델로 맹활약할 때도 많다. 2008년 8월호 미국 <보그>가 나이대별 스타일을 제안했던 ‘에이지 이슈’를 기억하는지. 패션 에디터 특집으로 기획해 모델 카렌 엘슨이 그레이스 코딩턴 역할을 맡아 자신의 평소 스타일을 보여줄 때 고양이들이 카메오로 출연한 것. 이 화보에서 다섯 마리 고양이는 카렌 엘슨의 붉은 머리 위에서 심드렁하게 포즈를 취하는가 하면, 빨간 파자마 수트를 입고 스튜디오 바닥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있는 카렌 엘슨의 긴 다리 사이에 ‘뚱하니’ 무표정으로 웅크리고 앉아 있다. 현재 그레이스 코딩턴은 헤어 스타일리스트 디디에 말리제와 함께 이 고양이들을 자식과 손주처럼 키우며 산다. ‘펌킨’ 외에 페르시아고양이 ‘바트’도 키우고 있으며, 집 전체가 고양이가 그려진 물건으로 가득하다고 초대받은 손님들이 귀띔한다. 자신이 키우고 사랑하는 고양이들에게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 그녀는 얼마 전 낸 자서전의 한 챕터를 온통 고양이 얘기로 채웠다. 펌킨과 바트 외에 ‘퍼프’ ‘코코’ ‘헨리’ ‘베이비’ ‘스탠리’ ‘브라이언’ 등이 주인공들이다.

      에디터
      신광호
      일러스트
      SNOW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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