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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의 안녕을 점검하라

2016.05.02

by VOGUE

    림프의 안녕을 점검하라

    고인 물, 부기는 살이 되어  미모를 망치고, 안으로는 썩어 들어 건강을 해친다. 당신의 체액이 멈춤 없이 흐를 수  있도록 몸속 하수 시설, 림프의 안녕을 점검하라.

    고인 물, 부기는 살이 되어 미모를 망치고, 안으로는 썩어 들어 건강을 해친다. 당신의 체액이 멈춤 없이 흐를 수 있도록 몸속 하수 시설, 림프의 안녕을 점검하라.

    아침에는 기분 좋게 피트되던 팬츠가 오후를 넘어서자 수갑처럼 몸을 옥죄어온다. 이스트를 넣어 발효시킨 빵 반죽처럼 부어오른 몸 탓이다. 문제는 단순히 덩치가 커진 것만이 아니다. 아직 오후 3시도 안 됐는데 컨디션은 이미 바닥을 쳤고, 머릿속은 그저 집에 가고 싶은 마음뿐. 반나절 만에 살이 쪘을 리 만무한데 이 묵직한 ‘불편불만’의 진원지는 도대체 어디란 말인가? 원인은 몸속에서 일어난 홍수, 지긋지긋한 부기에 있다.

    <림프의 기적>의 저자이자 임상 림프와 셀룰라이트 테라피 전문가, 슬림엠 박정현 원장은 우리 몸을 ‘걸어 다니는 물주머니’에 비유한다. “부기를 이해하려면 인체가 피부라는 얇은 막에 싸인 액체 덩어리라는 것부터 인지해야 합니다.” 이것은 생물학적으로 절대 과장이 아니다. 살짝 긁힌 상처만 나도 몸속에서 바로 액체가 새어 나오지 않나. 성인의 몸에서 수분이 차지하는 비율은 60~65%, 이들이 우리 몸 60조 개 세포 속을 통통하게 채우고 동시에 그 주변을 촉촉하게 감싸고 있다. 이런 몸속의 물을 ‘체액’이라고 총칭하는데 이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혈액도 있고 뇌와 척수를 따라 순환하는 뇌척수액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은 바로 오늘의 주인공, 림프액.

    이름도 깜직한 림프의 어원은 ‘샘의 정령’이라는 그리스어. 물이란 자고로 멈추지 않고 흘러야 썩지 않는 법. 림프관을 흐르는 림프액 역시 그 형상에 충실하게 온몸을 순환한다. 맡은 임무는 세포가 충분히 쓰고 버린 노폐물을 받아 운반하는 것. 아주 얇은 모세림프관이 온몸에 퍼져 있어 수십조 개의 세포가 뱉어내는 더러운 물을 모두 받아낸다. 그리고 림프절이라는 거점으로 폐수를 모아와 1차 정화한다. 그들의 마지막 종착지는 심장. 여기서 혈액과 섞여 다시 몸으로 흘러 들어간 체액은 세포에서 쓰이고 노폐물과 함께 또다시 방출된다. 이와 같은 무한 루프를 반복하며 림프는 우리 몸의 하수 시설 역할을 하고있는 것이다. 사실 림프는 순환계와 면역계 모두에 속하는 매우 중요한 신체 기관으로 그 역할과 역량이 채 다 밝혀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학자들은 아직도 림프를 매우 ‘신비로운’ 연구 주제로 취급한다(그 이름이 ‘정령, 요정’을 뜻하는 ‘님프’에서 유래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설왕설래 논쟁이 많지만 확실한 것은 이 정교하게 설계된 하수 시설이 막힘없이 돌아가야만 미와 건강을 다 지킬 수 있다는 것. 부기는 지방이 아니라 순환 과학의 문제이니 다음의 몇 가지 생체 원리부터 숙지하자.

    첫째, 가장 이상적인 세포의 상태란 안은 수분으로 통통하게 채워져 있고 밖은 상대적으로 물의 양이 적어야 한다. 사실 우리 몸의 세포는 깨끗한 것을 사랑하기 때문에 좋은 물만 머금고 더러운 것은 뱉으려는 성향이 있다. 그런데 만약 세포가 먹을 물이 이미 오염된 상태라면? 잘 흡수되지 않을 것은 자명한 일. 삼투압 때문에 세포가 안에 있던 물마저 뱉어내는 지경에까지 이른다면 정말 최악이다. 하수 시설이 처리할 수 있는 수분의 양은 한계가 있으니 여분의 물은 갈 곳을 잃고 고이게 될 터. 이것이 부종의 정체이다. 짠 음식이나 즉석식품을 먹고 붓는 건 바로 이러한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둘째, 림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막힘 없는 흐름’이다. 림프계가 하루에 이동시킬 수 있는 수분의 양은 무려 3~4리터. 문제는 꽉 끼는 옷, 스트레스로 경직된 근육, 틀어진 자세 등이 림프의 길목을 막아설 때 발생한다. 수분이 정체되어 붓기 시작하는 것이다. 하수 시설이 고장 나면 단백질의 농도 또한 높아진다. 종국에는 콜라겐, 노폐물, 지방세포가 엉겨 하수도를 더 비좁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셀룰라이트의 시작이다. 길이 좁아졌으니 연쇄 추돌이 추가로 일어나는 건 시간문제. 한번 생긴 셀룰라이트를 방치하면 그 부위가 점점 크게 번지는데 모두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셋째, 림프액은 약 1초에 1cm 속도로 매우 천천히 흐른다. 혈액이 1분 동안에 온몸을 도는 것에 비하면 말도 안 되게 느린 속도다. 더 기가 막힌 건 이런 림프의 순환 속도는 유전이라는 사실. 만약 당신의 림프가 선천적으로 게으르다면 더 잘 부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셈이다. 하지만 숙명여자대학교 향장미용전공 이윤경 교수는 포기하기엔 이르다고 격려한다. “마사지나 운동 등 올바른 방법으로 순환의 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사우나에서 땀을 흘려 부기를 빼려는 등의 실수만 하지 않으면 된다(잠시 몸이 가벼워질 수는 있겠지만
    얼마 가지 않아 다시 부어오르는 것을 느낄 테니까. 이는 언제나 같은 양의 수분을 유지하려는 인체의 항상성 때문이다). 중요한 건 수분의 양이 아니라 배치다. 수분이 있어야 할 곳은 세포 속이지 주변이 아니다. 집에 들어가지 않고 배회하는 탈선 수분의 원인 중 하나가 당신의 림프 순환 속도일 수 있으니 그 자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넷째, 우리 몸에는 부기 탈출을 위한 핵심 요새가 존재한다. 태와선 배은정 대표는 이렇게 설명한다. “빗장뼈 위쪽 쇄골 부분, 겨드랑이, 서혜부, 무릎 뒤쪽에는 큰 림프절이 자리 잡고 있죠. 이 거점을 잘 만져주면 순환을 촉진할 수 있어요.” 그리고 다음과 같은 예를 든다. “보디 케어를 하다 보면 등과 팔뚝, 상체의 부종이 비정상적으로 눈에 띄는 여성들이 있어요. 가슴 확대 수술 때문이었죠. 보형물을 넣기 위해 겨드랑이를 절제하면서 상체의 하수구 역할을 하는 림프절이 파괴된 거죠.” 지금 자신의 순환 요새를 만져보도록. 혹시 겨드랑이에 달걀처럼 툭 튀어나온 덩어리가 잡힌다거나 비키니 라인 속 근육이 질기게 협착되어 굳어 있다면 순환이 막혀 있다는 증거다.

    마지막으로 부기는 피로와 못생김을 동반한다. 거듭 강조하듯 물은 흘러야 한다. 고여 썩은 폐수에 담긴 세포가 양질의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고 몸이 무겁다면, 그리고 피부가 푸석하고 낯빛이 좋지 않다면 분명 순환에 문제가 있을 것이다.

    성인의 몸 에서 수분이 차지하는 비율은 60~65%, 이들이 우리 몸 60조 개 세포 속을 통통하게 채우고 동시에 그 주변을 촉촉하게 감싸고 있다. 이런 몸속의 물을 ‘체액’이라고 총칭하 는데 이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혈액도 있고 뇌와 척수를 따라 순환하는 뇌척수액도 포 함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은 바로 오늘의 주인공, 림프액.

    성인의 몸에서 수분이 차지하는 비율은 60~65%, 이들이 우리 몸 60조 개 세포 속을 통통하게 채우고 동시에 그 주변을 촉촉하게 감싸고 있다. 이런 몸속의 물을 ‘체액’이라고 총칭하는데 이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혈액도 있고 뇌와 척수를 따라 순환하는 뇌척수액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은 바로 오늘의 주인공, 림프액.

    부기를 손에 난 거스러미처럼 방치하지 마시라. 부기가 느껴지면 당장 해결하고 예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하수구를 뚫는 다음의 방법에 주목하자. 매일 쉽게 실천 가능한 것만 모았다.

    40분 일하고 5분 움직여라 <3가지 체액이 내 몸을 살린다>의 저자 가타히라 에츠코에 따르면 부기는 일종의 현대병이다. 1차 산업에 종사하며 하루 종일 몸을 움직이던 옛날과 비교해, 나쁜 자세로 오래 앉아 모니터와 씨름해야만 하는 요즘 사람들은 훨씬 심각한 부기에 시달린다는 것. 집중은 40분이면 족하니 중간중간 일어나 복도를 걷자. 이때 배은정 대표가 추천하는 ‘스트레칭 박수’를 겸하면 금상첨화. “팔을 쭉 뻗어 어깨높이에서 한 번 박수를 치고, 그대로 팔을 등 뒤로 돌려 손을 마주칩니다. 약수터에서 아주머니들이 ‘허이허이’ 소리를 내며 박수를 치는 딱 그 동작이에요.” 이렇게 하면 온몸의 림프관이 모여드는 쇄골 부위를 열어 순환에 큰 도움을 준다.

    깊게 심호흡하라
    계단을 오르는 것도 림프 순환에 대단히 좋다. 근육의 움직임 자체가 핸드 마사지로는 자극할 수 없는 깊은 곳에 자리한 속 림프를 자극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크게 호흡하게 되어 심부의 순환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정현 원장은 “횡격막을 크게 움직이게 되는 깊은 심호흡은 근막 밑, 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림프를 자극하기에 더할 나위 없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비상구를 산책할 여유조차 없다면 앉은 자리에서 복식, 흉식 호흡을 깊게 하며 휴식을 갖는 것도 좋다.

    요새를 자극하는 스트레칭
    많은 전문가들이 림프 순환을 위해서라면 격한 근육운동보다 스트레칭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기본은 아침에 일어나 기지개를 크게 켜는 것부터 시작. 낮 동안은 벽을 활용한 스트레칭에 도전해보자. 먼저 팔을 구부려 팔목부터 팔꿈치까지의 면을 벽에 직각으로 댄다(‘저요’ 하고 손을 든 상태를 상상하면 된다). 그런 다음 팔 올린 쪽 다리를 앞으로 내디디며 가슴을 앞으로 쭉 내밀도록. 이때 앞에 위치한 다리는 런지하듯 굽히고 뒷다리는 쭉 펴져 있게 유지한다. 스트레칭이 제대로 되고 있다면 가슴과 고관절, 서혜부가 활처럼 쭉 늘어나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숨을 깊이 내쉬며 열을 센 뒤 반대쪽도 실시. 하체 부종은 의자를 활용하자. 의자를 옆에 위치하도록 한 다음 한쪽 다리를 의자에 올려놓는다(앞에서 보면 하체가 숫자 7자를 그리게 된다). 이제 올려놓은 다리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허벅지 안쪽과 서혜부를 늘일 차례. 이때 손으로 무릎을 잡아 살짝 뒤쪽으로 밀면 자극이 극대화된다.

    집어 올리는 마사지
    비전문가가 쉽고 효과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림프 케어 방법은 ‘들어 올리기’. 김밥 말듯 손으로 두툼하게 살을 잡은 뒤 살짝 들어 올려 멈추기만 하면 된다. 처음엔 약간의 통증이 있을 수도 있지만 몇 초간 이 자세를 유지하기만 해도 시원하게 순환되는 느낌이 들 것이다. ‘결합조직 마사지’라 불리는 이 방법은 예전 구소련에 억류되었던 군인들이 난방 시설도 없는 차가운 막사에서 서로의 몸을 마사지해 체온을 높이고 순환을 촉진한 것에서 유래했다. 박정현 원장도 이런 리프트 기법을 추천한다. “주무르는 게 아니라 살을 집어서 위로 리프팅시킨 다음 조금씩 옆으로 손을 옮깁니다. 이런 동작을 연결하면 마치 김밥을 말아가는 것처럼 롤링 마사지를 하게 되죠. 복부는 양옆에서 배꼽 쪽으로, 다리는 안에서 바깥으로 말아보세요.” 얼굴 부기는 귀와 목을 다스리면 된다. 귀 뒤부터 쇄골을 연결하는 흉쇄유돌근(고개를 옆으로 돌렸을 때 날을 세우는 바로 그 근육)을 손으로 잡아당겨 잠시 멈췄다가 놓는 동작을 반복한다.

    바른 자세로 앉고, 서고, 자라
    아침에 잘 붓는 타입이라면 어떤 자세로 자는지 점검해볼필요가 있다. “수면은 림프에 힘든 시간이에요. 똑바로 누워 자도 흐름이 좋지 않은데 엎드리기까지 하면 얼굴의 림프절이 눌려 부을 수밖에요.” 박정현 원장의 설명이다.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도 좋지 않다. 똑바로 누우면 뒷면이 눌리지 않느냐고? 다행히 몸의 뒤편은 상대적으로 림프절이 적게 분포되어 있다. 그러니 가장 좋은 자세는 똑바로 누워 머리와 발은 약간 높게, 목은 꺾이지 않도록 하는 것. 앉고 설 때는 언제나 척추를 바르게 펴고 턱을 살짝 당겨 목이 ET처럼 앞으로 꺾이지 않도록 주의하자. 몸의 무게를 좌우에 고르게 싣는 건 기본이다. 목을 앞으로 빼고 등을 구부정하게 굽힌 채 다리까지 꼬고 앉는 자세 역시 부기에는 최악. 그대로 앉아 있다 보면 얼굴의 하수관인 목, 하체의 배수 펌프 서혜부 주변이 굳어지며 부기에 최적화된 몸이 만들어질 테니까.

    하체 체온을 높여라
    “다리 부종으로 고민하는 여성 대부분은 하체의 체온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요가 구루 정은진 트레이너의 귀띔이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운동과 식습관, 목욕 습관이 부종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 “스쿼트 등의 하체 운동은 근육열을 발생시킴과 동시에 순환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어요. 펌프가 없는 림프에 좋은 엔진이 되는 거죠.” 몸을 차게 하는 밀가루 음식을 피하고 생강, 계피 등 몸을 따뜻하게해주는 재료로 차를 미지근하게 우려 마시면 도움이 된다. 또 10분 정도의 반신욕으로 순환을 촉진하고 몸을 따뜻하게 데우는 건 부종을 예방하는 데 매우 효과적. 종아리 뒷면 한가운데 승산혈과 무릎 약 2~3cm 밑 종아리뼈 바깥쪽으로 위치한 족삼리를 꾹 눌러주는 것도 종아리 부종을 빼는 데 큰 도움이 된다니 책상 밑에서 수시로 자극해주자.

      에디터
      백지수
      포토그래퍼
      CHA HYE 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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