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JUST BIEBER

2023.02.26

by VOGUE

    JUST BIEBER

    저스틴 비버는 실수를 했다. 반려 동물 원숭이를 공항에 버렸고 역사에 길이 남을 신성 모독을 일삼았다. 지난 한 해 그는 계속 사과를 해야 했다. 이제 저스틴 비버는 세상과 화해하는 보다 나은 방법을 찾아냈다. 생애 최고의 음악으로 말이다.

    저스틴 비버는 실수를 했다. 반려 동물 원숭이를 공항에 버렸고 역사에 길이 남을 신성 모독을 일삼았다. 지난 한 해 그는 계속 사과를 해야 했다. 이제 저스틴 비버는 세상과 화해하는 보다 나은 방법을 찾아냈다. 생애 최고의 음악으로 말이다.

    어느 오후, 비버와 나는 그가 살고 있는 베벌리힐스 호텔 옥상에 있는 개인 카바나에 앉아 있었다.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는 2년 전 이웃과 갈등을 빚는가 하면 경찰과 숱한 충돌을 겪은 후 침실 여섯 개짜리 칼라바사스 맨션을 클로에 카다시안에게 팔고 이 호텔로 이사했다. 비버는 체격이 자그마했고 양팔에 문신이 가득했다. 양옆을 짧게 자르고 윗부분을 탈색한 후 짧은 포니테일로 묶은 머리는 회색 슈프림 비니로 가렸다. 그리고 카페오레 색상의 이지 부스트를 신고 있었다. 길이가 각각 다른 검정 스웨트셔츠를 겹쳐 입었고 거기에 2,590달러에 달하는 낡은 가죽 팬츠를 입었다. 수영장 옆에서 쉬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옷을 입고 있었다면 그는 패션을 입고 있었다.

    어느 오후, 비버와 나는 그가 살고 있는 베벌리힐스 호텔 옥상에 있는 개인 카바나에 앉아 있었다.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는 2년 전 이웃과 갈등을 빚는가 하면 경찰과 숱한 충돌을 겪은 후 침실 여섯 개짜리 칼라바사스 맨션을 클로에 카다시안에게 팔고 이 호텔로 이사했다. 비버는 체격이 자그마했고 양팔에 문신이 가득했다. 양옆을 짧게 자르고 윗부분을 탈색한 후 짧은 포니테일로 묶은 머리는 회색 슈프림 비니로 가렸다. 그리고 카페오레 색상의 이지 부스트를 신고 있었다. 길이가 각각 다른 검정 스웨트셔츠를 겹쳐 입었고 거기에 2,590달러에 달하는 낡은 가죽 팬츠를 입었다. 수영장 옆에서 쉬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옷을 입고 있었다면 그는 패션을 입고 있었다.
    [ 수트는 탑맨(Topman), 셔츠는 생로랑(Saint Laurent by Hedi Slimane). ]

    누군가 당신이 공개적으로 했던 최악의 일을 열 가지만 꼽아보라고 한다면 머리를 쥐어짜도 비버의 절반도 생각해내기 힘들 것이다. 비버는 자신이 했던 공개적인 바보짓을 다 꿰고 있다. 인터뷰 때마다 그 내용을 되새김질해야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파이가 3.14라는 걸 안다. 우리는 저스틴 비버가 마이애미에서 음주 운전 혐의로 체포되었다는 걸 안다. 그가 독일에 새끼 원숭이를 버렸다는 것도 안다. 1년 전 이 모든 죄 때문에 비버는 정신없이 공개 사과를 이어나갔다. 그는 ‘엘런 쇼’에 나와 수다를 떨었고, 그다음엔 스마트폰으로 찍은 비디오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여기서 그는 인터뷰가 어색하다고 말하면서 ‘지난 1년, 아니 1년 반’ 동안 저지른 자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한다고 말했다.

    누군가 당신이 공개적으로 했던 최악의 일을 열 가지만 꼽아보라고 한다면 머리를 쥐어짜도 비버의 절반도 생각해내기 힘들 것이다. 비버는 자신이 했던 공개적인 바보짓을 다 꿰고 있다. 인터뷰 때마다 그 내용을 되새김질해야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파이가 3.14라는 걸 안다. 우리는 저스틴 비버가 마이애미에서 음주 운전 혐의로 체포되었다는 걸 안다. 그가 독일에 새끼 원숭이를 버렸다는 것도 안다. 1년 전 이 모든 죄 때문에 비버는 정신없이 공개 사과를 이어나갔다. 그는 ‘엘런 쇼’에 나와 수다를 떨었고, 그다음엔 스마트폰으로 찍은 비디오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여기서 그는 인터뷰가 어색하다고 말하면서 ‘지난 1년, 아니 1년 반’ 동안 저지른 자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한다고 말했다.
    [셔츠와 바지, 벨트는 프라다(Prada), 스니커즈는 반스(Vans).]

    열다섯 살에 말끔한 외모로 이름을 날렸던 저스틴 비버는 스물한 살이 되는 사이 문신을 했고 전과를 갖게됐다. 그리고 그는 지금 음악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비버는 더 잘하겠다는 맹세를 지켰고 대중은 그를 아티스트로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좋아하기 시작했다.

    열다섯 살에 말끔한 외모로 이름을 날렸던 저스틴 비버는 스물한 살이 되는 사이 문신을 했고 전과를 갖게됐다. 그리고 그는 지금 음악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비버는 더 잘하겠다는 맹세를 지켰고 대중은 그를 아티스트로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좋아하기 시작했다.

    비버는 ‘나 자신에게 실망했다’라는 문장과 함께 <세븐틴> 잡지의 커버를 장식했다. 그는 경찰들에게 저녁을 샀다. 그리고 지난가을 세상으로부터 용서받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신중한 일을 했다. 강렬한 노래가 가득 담긴 앨범을 발매한 것이다. 네 번째 정규 앨범 <퍼포스(Purpose)>는 비버가 축 늘어진 팬츠를 입던 시절에 할 수 없었던 일을 가능하게 해줬다. 성인 아티스트로 대접받게 해준 것이다. 갑자기 모든 일이 잘 풀려나갔다. EDM 거장인 스크릴렉스(Skrillex)와 디플로(Diplo)와의 협업은 음악 평론가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았다. 이 앨범은 연달아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연합통신은 “이제 성인 남자들도 저스틴 비버의 음악을 사랑한다”고 보도했다. 2015년 말에도 여전히 저스틴 비버의 음악이 엿 같다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정보에 느린 사람이다. 심지어 사람들은 저스틴 비버를 한 사람의 인간으로 좋아하기 시작했다.

    작년 10월에 비버는 싱글 <쏘리(Sorry)>를 발표했다. 이 곡에서 그는 익명의 여자에게 사과한다. 많은 사람이 이 트랙을 비버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자책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오늘 저스틴 비버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제가 그 노래를 통해 사과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그 노래는 그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사과하려고 한 게 아니었나요? “네, 그건 한 여자에 대한 노래였어요.” 나는 지난 1년 동안 그가 용서를 구해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과거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에 가까웠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당신의 꽃병을 깨서 미안해’가 아니라 ‘이봐, 나는 당신 꽃병을 깼어. 그건 내 잘못이야. 나는 그걸 인정해’라는 것이다. “자라면서 모두 깨닫게 되죠. ‘나는 어릴 때 멍청한 짓을 했어.’ 저만 그런 게 아니에요.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해도 많은 것을 바꾸진 않을 겁니다. 그건 모두 인생의 여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일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얘기를 더 풀어나가기 전에 저스틴 비버가 대화하기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겠다. 그는 진지하게 듣고있음을 암시하는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으흠” “그렇죠” “맞아요” 같은 추임새와 끄덕임 같은 것 말이다. 우리는 사용하는 언어의 종류와 상관없이 이와 같은 신호를 셀 수 없이 많이 보낸다. 비버가 이런 습관을 키워온 데는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토크쇼에서 동시에 두 사람이 얘기를 하면 오디오 품질이 나빠질 수 있다고 주입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관심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의미 없는 “그렇죠”라는 말이 자칫 잘못하면 부시가 9·11을 저질렀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처럼 바뀔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을 수도 있다. 아니면 그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이유가 뭐든 그의 태도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하거나 장황한 질문을 던지는 동안 조용하고 차분한 눈으로 상대방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건 불안하다. 저스틴 비버는 아이 콘택트가 아주 중요하다는 얘기를 들은 것처럼 사람 눈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다른 면에서도 그는 대화하기 힘든 사람이다. 대체로 반어법엔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잠든 쥐보다 더 조용히 얘기한다. 그래서 종종 그에게 다시 얘기해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대부분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짧은 데다 단답형일 때가 많다. 그가 편안함을 느낄 만한 주제를 꺼낼 때까진 말이다. 예를 들어 팬들이나 신의 생각 같은 것 말이다. 이 두 경우엔 쉬지 않고 1,000단어가량을 얘기한다.

    나는 그에게 원숭이 사건의 전말을 얘기해달라고 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3년 3월 저스틴 비버는 독일 정부로부터 애완동물을 압류당했다. 비버가 투어공연을 위해 뮌헨에 내렸을 때 세관원들은 그의 꼬리 감는 원숭이 ‘OG Mally’를 잡아갔다. 정확한 이유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어쨌든 몰리는 격리되었다. 공무원들은 비버에게 5월 7일까지 제대로 된 서류를 작성해서 원숭이를 찾아가라고 명령했다. 5월 7일이 지나갔다. 8월에 독일은 그 원숭이를 동물원으로 옮기는 것과 관련해서 8,000달러 정도의 비용을 요구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OG Mally’의 이야기는 비버의 도를 넘는 행동의 상징이 되었다. 그가 원숭이를 포기한 건 무책임의 징표였다. 원숭이를 되찾아가지 않음으로써 비버는 무정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떤 원숭이도 키울 자격이 없는 아버지. 그러나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그가 그 원숭이를 정말 사랑했다는 것이다.

    원숭이 얘기를 꺼냈을 때 비버는 ‘맬-리’라고 발음한 나의 실수를 교정해주었다. “몰-리예요.” OG 몰리는 그 원숭이를 생일 선물로 준 남자의 이름을 딴 것이다. 나는 그에게 국제선으로 원숭이를 운반할 때 필요한 서류를 갖고 있지 않았던 게 사실인지 물었다. “서류가 있었어요.” 그렇다면 문제가 뭐였죠? “독일에서는 원숭이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해요. 하지만 저에겐 서류가 있었어요. 심지어 몰리가 서커스 원숭이이고 여행을 할 수 있다고 적힌 제대로 된 서류를 갖고 있었어요. 일이 꼬인 거죠.”

    비버에 대해, 원숭이를 독일에 버리고 온 사건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긴 힘들다. 나는 그에게 당신이 10대였다면 독일의 야생동물 운반 정책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을 거라고 기대하진 않았을 거라고 말했다. 그의 얼굴에 그림자가 스쳤다. “모두 제게 원숭이를 데려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저는 ‘괜찮을 거야, 친구들!’이라고 답했어요. 하지만 결과는 괜찮은 것과는 아주 거리가 멀었죠”라고 그는 눈을 감고 말했다. 다시 돌아가서 그를 방문할 건가요? “음, 아마도요.” 새로운 원숭이를 키울 건가요? “네, 언젠가는요. 하지만 원숭이를 독일에 데려가거나 함께 여행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겁니다. 사람들은 늘 물어요. ‘왜 원숭이를 키웠죠?’ 원숭이를 키울 수 있다면 당신도 아마 키우고 싶을 겁니다! 원숭이는 정말 놀라워요.”

    우리가 만나기 며칠 전 비버는 잘못을 ‘인정하기 전’ 비버가 하곤 했던, 신문에 대서특필할 만한 일을 저질렀다. 멕시코의 한 유적지에서 나가달라는 요청을 받았던 것이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그의 죄는 다음과 같다. 올라가서는 안 되는 700년 된 유적에 올라간 것. 스페인어로 쓰인 기사들은 간단하게 ‘극악무도한 일을 저질렀다’고 묘사했다. 한 지방 공무원은 ‘엔터테인먼트 투나잇’에서 비버가 “팬츠를 내리고 우리 직원들을 모욕했다”고 털어놓았다.

    나는 수영장 옆에서 비버에게 툴룸에서 일어난 일을 해명하고 싶은지 물었다. 먼저 비버는 보디가드 중 한 명을 소리쳐부르더니 자신의 실키 테리어인 에스더를 카바나로 데려오라고 부탁했다. 그런 다음 그건 툴룸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말로 얘기를 꺼냈다. “그곳이 어딘지는 잊었어요. 하지만 툴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 일은 툴룸에서 일어났다. “제가 그곳에 간 이유는 유적을 보기 위해서였어요. 역사를 좋아하거든요. 최초의 것들… 그리고 마야인들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어요. 그게 달력이 됐건, 뭐가 됐건 말이에요. 그들은 수많은 최초의 것들을 갖고 있습니다.”

    문제는 정확한 안내판이 부족했기 때문에 일어났다.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기 위해 낮은 돌벽 위로 뛰어 올라갔을 때 그는 그곳이 출입 금지 구역이라는 것을 몰랐다. 오, 그리고 그는 팬츠를 내렸다. “저와 친구들은 사진을 찍을 때마다 서로 엉덩이를 깝니다. 그래서 친구가 제 사진을 찍을 때 저는 그에게 엉덩이를 깠어요. 경비들은 제가 그곳에 결례를 범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려고 했던 건 아닙니다. 저는 곧 ‘불경스러운 행동을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어요’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그들은 그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아니요! 당신은 무례해요!’ ‘알겠습니다. 진정하세요. 얼른 갈게요.’ 그래서 곧 그곳을 떠났어요. 그것이 뭔가 다른 일로 확대될 거라는 걸 알았습니다. 제 친구들은 어디를 가든 그런 짓을 합니다. 대미를 장식하는 피날레 같은 거예요. 친구들은 사진을 찍고 저는 그냥 몸을 돌리죠. 하지만 아실 거예요. 마야인들은, 아니 누가 됐든 그 행동이 불경스럽게 느껴졌을 거예요. 그 점에 대해선 정말 죄송합니다. 절대로 누군가를 모욕할 뜻은 없었어요.”

    비버는 안절부절못했다. 소매에 아주 복잡한 꼬임과 격자무늬가 들어간 코트에 대해 질문하는 도중에 비버는 산책을 가자고 제안했다. 나는 곧 그 말이 호텔을 돌아보자는 의미라는 걸 깨달았다. “점점 더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애더럴(Adderall)도 복용하고 있어요.” 애더럴은 ADHD 치료를 위해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각성제이다. 스물 한 살인 비버는 “지금까지 약 1년 동안 그것을 복용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애더럴을 먹으면 불안해지는 것 같아서 끊을까 생각 중이에요.” 나는 다른 것으로 대체할 생각인지 아니면 각성제를 완전히 끊을 생각인지 물었다. “평소에 잠을 푹 자지 못해요. 그래서 낮 시간 동안 집중하기 위해 애더럴이 필요합니다. 잠을 잘 때 우리 몸은 엔도르핀을 생성하고, 이런저런 것들을 만들어내죠. 그런데 잠을 자지 못하면…” 비버는 수면 부족이 자신의 면역 시스템 전체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점차 애더럴을 끊고 ‘뭔가 자연적인 것’으로 대체하고 싶어요. 천연 수면제 같은 것 말이에요. 그래서 뉴욕에 가
    려고 합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호텔 주차장에서 열렸다. 비버의 실수로 우리는 더 낮은 층으로 내려온 것이다. 그리고 그와 나는 곧 비아그라 색처럼 파란 그의 페라리 458 이탈리아와 마주하게 되었다. 비버는 “주문 제작한 일본 보디 키트를 추가해서 변형한 차”라고 신나게 말했다. 나는 그에게 보디 키트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그것을 그냥 ‘보디 키트’라고 묘사했다. 나는 자동차에 대한 그의 기쁨을 퇴색시키지 않으려고 조심했다. 그래서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내려는 시도를 그만두었다. 그는 그 페라리가 “라이트닝 맥퀸(Lightning McQueen)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나는 그것이 만화영화 <카(Cars)>에 등장하는 자동차라는 걸 알기 전까지 60년대 영화 속에서 스티브 맥퀸이 급커브를 돌 때 작동시키는 위협적인 수동 변속기를 언급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비버는 이 차를 곧 경매로 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동안 어떤 차도 더 사지 않을 거라고 덧붙였다. 아마도 아직 받지 않은 새 차들이 잔뜩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섯 대 정도 될 거예요”라고 그는 현재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에 대해 말했다. 그 외에도 그는 오래전에 주문한 한정판 라페라리(LaFerrari)가 입고되길 기다리고 있다.

    “헤일리 내 방에 있어요?”라고 비버가 보디가드에게 물었다. 헤일리는 스티븐의 딸이자 알렉의 조카인 헤일리 볼드윈을 의미한다. 그녀는 새해 첫날을 비버와 함께 보냈고 그의 여자 친구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대부분의 스물한 살들은 헤일리에게 문자로 어디에 있는지 물을 테지만 비버는 문자를 보내지 않는다. “사람들이 저와 그렇게 쉽게 접촉할 수 있다고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요”라고 그는 나중에 팝 스타의 개인 전화에 대한 논리를 물었을 때 말했다. 극소수만이 그의 번호를 알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번호를 외우는 수고마저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6개월마다 번호를 바꾸기 때문이다. 비버의 가장 사랑스러운 점 중 하나는 나와 함께 있는 동안 한 번도 휴대폰을 쳐다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헤일리는 그의 방에 있었다. 우리가 들어갔을 때 헤일리는 검정 크롭트 톱과 타이트한 검정 팬츠를 입고 아주 깨끗하게 정돈된 침대 위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TV를 보지도, 책을 읽지도, 전화나 컴퓨터도 하지 않았고, 음악도 듣지 않았으며, 유화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지도 않았다. 그녀는 예쁘고 예의 바른 열아홉 살이다. 헤일리는 내게 물었다. “무슨 일이죠?” 그녀가 샤워기가 틀어진 욕실에 숨지 않은 건 인상적이다. 만약에 나라면 아주 유명한 남자 친구가 한낮에 기자와 함께 아무 예고 없이 나타났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스위트룸은 근사했다. 그러나 내가 상상한 것보다 작고 덜 호화로웠다. 내부는 동틀 녘 동굴처럼 조명이 켜져 있었다. 헤일리와 나는 저스틴이 어쿠스틱 기타를 배우는 동안 둥근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이 점을 상기하기 바란다. 이곳은 비버의 집이다. 책상 의자가 책상에 고정되어 있고 그 옆으로 값비싼 스니커즈가 줄줄이 정리되어 있는 호텔 스위트룸. 욕실에는 작은 무료 샴푸가 정기적으로 채워진다. 발코니에서는 안뜰과 파파라치들이 내려다보인다. 그들은 비버가 사는 곳을 알고 있다. 강아지 침대와 어쿠스틱 기타, 그리고 켄달 제너와 쇼핑을 갈 수도 있었지만 그의 옆에 앉아 그가 ‘뜯는 법’을 배우고 있는 걸 들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젊은 여자. 그는 내게 다음 집은 자신에게 ‘독특하고 아주 특별한 곳’이 되길 바라며 직접 집을 지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아니다. 1년 반 동안 전 세계 투어를 하면서 다른 호텔에 투숙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비버는 현재 작업 중인 ‘Insecurities’라는 신곡을 연주했다. 가사는 한 여인의 불안함을 잠재워주는 내용이다. 그는 내게 마음에 드는지 물었다. 마음에 들었다. 훅 부분인 ‘오, 오… 오, 오… 당신의 모든 불안함을 잠재워’가 며칠 동안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비버와 나는 헤일리를 스위트룸에 두고 호텔 안뜰로 향했다. 나는 두 사람이 사귀는지 물었다. 그는 내가 자신의 방에 있는 젊은 여인과 사귀고 있다고 추측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다는 표정을 지으며 단호하게 머리를 흔들었다. 그는 그녀와 키스하는 모습이 사진에 찍히기도 했다. 나는 키스한 그녀가 단순히 친구인지 물었다. “어, 아마 그럴 거예요”라고 그는 말했다. 나중에 비버는 헤일리에 대해 “제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의 대답을 정정했다. “우리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냅니다.”

    로맨스와 관련해 비버는 자신의 평범하지 않은 삶에 대해 극도로 현실적이다. 그는 언젠가 결혼을 “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자신이 젊고 바쁜 저스틴 비버라는 점을 강조했다. 세계를 돌고 있는 지금 정착하려는 시도는 분명 재앙으로 끝날 것이다. 갇혀 있다는 기분때문에 파트너에게 화를 내고 싶지 않고, 속박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다 미움을 받는 것도 피하고 싶다. 그가 얽매이고 싶지 않다고 말한 것은 ‘아주 숭고한 인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먼 미래를 내다본 정직한 발언이다.

    “누군가 저를 자기만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싫어요. 결국 상처만 받을 테니까요. 현재는 어디에도 얽매이고 싶지 않아요. 제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책임질 것이 많지요. 사랑하는 여자를 책임이 하나 더 추가된 것처럼 느끼고 싶지 않아요. 예전에 제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순간적으로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해 진심이 아닌말을 했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좀더 미래를 내다보려고 합니다. 헤일리가 결국 제가 결혼할 여자라면 어떡할 거냐고요? 제가 무언가를 성급하게 결정한다면 서로 상처를 받게 될 겁니다. 저는 그녀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을 뿐입니다.”

    비버는 평생 동안 딱 한 번 끔찍한 이별이 있었다고 말한다. <퍼포스(Purpose)>에 실린 ‘많은’ 곡에 영감을 준 셀레나 고메즈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그들의 관계를 “좋다”고 말한다. “자주 대화를 나누지는 않지만 사이가 좋아요. 그녀에게 무언가 필요하면 저는 기꺼이 그녀 곁에 있을 겁니다. 제게 무언가가 필요하면 그녀도 제 곁에 있을 거고요.”

    요즘 비버는 부모님과 약간 사이가 멀어진 듯 보인다. 스물한 살 청년에게 가능한 얘기이다. 그의 어머니 패티 말레트는 열일곱 살에 저스틴을 낳았다. 그녀는 마약상이었고 달려오는 트럭에 몸을 던져 자살을 시도했으며 정신병원에서 영적인 깨달음을 얻었다. 말레트는 비버가 성장할 때 그의 주 양육자였지만 2014년경에 사이가 틀어졌다. 거의 같은 시기에 비버는 범인 식별용 상반신 사진 ‘머그 샷’에 등장하기 시작했고 어머니와 대화를 중단했다. 그들은 머뭇거리며 화해했지만 그녀는 현재 카우아이에 살고 있다. 비버는 “원하는 만큼 어머니를 자주 만나진 못한다”고 말한다. “어머니보다는 아버지와 훨씬 가까워요”라고 그는 부모님과의 관계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제레미 비버는 언론에 부재중인 아버지로 묘사되어왔다. 아들에 대한 관심은 저스틴 비버의 명성과 함께 커갔다. 제레미는 저스틴이 태어났을 때 곁에 없었다. 감옥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스틴 비버가 2014년 마이애미에서 체포되었을 때는 그의 곁에 있었다. 타블로이드 신문이 종종 “나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그런 부모이다. 제레미는 온타리오에 살고 있고 아들은 그를 드문드문 만날 뿐이다.

    다음 날 내가 뉴욕에서 비버를 만났을 때 “서서히 애더럴을 줄여나가겠다”는 계획은 급진전되어 있었다. 우리가 교통 체증 때문에 조용한 레인지로버에 앉아 있을 때 비버는 갑자기 “오늘은 제가 애더럴을 끊은 첫날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분이 좋았고, 병원에서 ‘천연 수면제’를 처방 받았다고 덧붙였다. “점점 불안해졌어요. 그것이 애더럴을 중단한 이유예요. 그렇지 않았다면 중단하지 않았을 거예요. 왜냐하면 그 약을 좋아했거든요.” 비버는 의사 칼론 콜커(Carlon Colker)를 ‘천재’ ‘내과의’ ‘보디빌더’로 묘사한다. 콜커박사가 ‘아주 민첩한 운동선수들’과 ‘몸과 마음에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들’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그가 자격이 있다는 것을 열심히 설명했다. 그러나 콜커 박사를 추천해준 사람이 누구인지 묻자 비버는 입을 닫았다. “의사에 대해 모든 걸 기사화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당신이 이해해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나는 그의 반응에 놀랐다. 왜냐하면 그 얘기를 먼저 꺼낸 건 비버였기 때문이다. 나는 누가 의사를 추천해주었느냐는 질문이 지극히 평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 애더럴을 복용한다고 말했다. 마치 비타민을 먹는다고 말하는 것처럼 가볍게 말이다. 그런데 꼬치꼬치 캐묻는 표현이라든가 목소리 톤은 곧바로 그의 입을 닫게 만들었다. 어쨌든 우리에겐 애더럴 관련 대화를 마무리할 시간이 부족했다. 목적지인 아케이드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아케이드 안에서 저스틴 비버는 모든 걸 잘했다. 그는 마리오 카트에서 나를 이겼다. 에어 하키에서도 이겼다. 게임 크레디트를 주는 플라스틱 카드를 기계에 대는 방법을 나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팝-어-샷(Pop-A-Shot)에서 나보다 세 배 높은 점수를 땄다. 그가 구멍에 공을 넣으려다 실패했을 때 나는 그를 살짝 놀렸다. “구멍에 그걸 넣어야 한다고요”라고 내가 말했다. 나중에 내가 실패하자 그는 똑같은 농담을 하면서 이렇게 물었다. “그거 당신 남자 친구가 하는 말이에요?” 나는 그에게 내 남자 친구가 그런 말을 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아케이드는 우리를 위해 문을 닫았다. 그리고 90분 정도 그 곳은 비버를 위한 완벽한 공간이 되었다. 머리를 식혀줄 오락거리가 가득하고, 사람들이 없고, 로켓 발사대보다 시끄러웠다. 그래서 인터뷰하기가 힘들었다. 나가기로 약속한 시간이 됐을 때 우리는 안전 문제에 직면했다. 길 잃은 10대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카메라 렌즈를 창에 바짝 붙였다. 비버는 정문으로 나갈 수 없었다.

    열다섯 살에 비버는 말끔한 외모 때문에 이름을 날렸다. 반짝이는 머리카락과 멋진 치아를 갖고 있었고 첫사랑에 빠질 소녀를 원한다고 노래했다. 그는 말끔한 외모 때문에 거부당하기도 했다. 모든 것이 그저 그랬다. 그래서 그는 덜 말끔해졌다. 문신을 하고 전과를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이웃집을 화나게 한 사건과 브라질 매춘부 옆에서 조는 사건 사이에 그는 ‘위험한 녀석’을 지나 평범한 ‘악동’이 되어 있었다. 이제 그는 재평가받고 있다. 그는 악동으로 인정받았고, 자신이 쿨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죽여주는 앨범을 발표했으며, 더 잘하겠다는 맹세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어릴 때 이후 처음으로 얼간이나 괴물 취급을 받지 않고 있다. 그리고 대중으로부터 잠정적인 존경과 끝없는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월드 투어를 앞두고 있다. 물론 투어를 하면서 많은 것이 잘못될 수도 있다. 그는 이제 겨우 스물한 살이니까.

    그의 운전 기사와 보디가드가 탈출 계획을 조율하는 동안 비버는 팝-어-샷 기계로 돌아갔다. 쾅쾅 울리는 케샤의 음악에 맞춰 골대에 공을 집어넣었다. 외부와 단절된 채 즐거운 척하며 그 시간을 최대한 이용했다. 몇 분 후 그는 뒷문으로 빠져나가 주차장에 나타난 똑같은 검정 레인지로버 중 한 대에 탑승했다. 뉴욕에 온 지 24시간도 안 됐지만 이제 그가 살고 있는 호텔로 돌아갈 시간이 된 것이다.

      케이티 위버(Caity Weaver)
      포토그래퍼
      ERIC RAY DAVIDSON
      헤어
      조니 사퐁(Johnnie Sapong)
      메이크업
      쿠미 크레이그(Kumi Craig)
      세트 디자인
      롭 스트라우스(Rob Strauss)
      프로덕션
      보위 프로덕션(Bauie Produc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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