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야수

제멋대로 헝클어진 곱슬머리, 유령 같은 검은색 옷, 감기
걸린 듯한 목소리. 필립 글래스는 ‘현대음악의 거장’보다는 (구체적인 연주 기법과 발매
연도 같은 것도 기억하는) 오래된 음반 가게의 터줏대감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마침 필
름 오페라  서울 공연을 위해 열린 기자회견장에 그는 낡아 보이는 플란넬
셔츠를 입고 와 그런 이미지를 부추기는 데 일조했다.

필립 글래스를 듣는다는 것

필립 글래스 음악을 들을 때 온전한 정신을 유지한 적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음악을 듣는 건 우리에게 지루하리만큼 고요한 공간을 선사해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