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모델들의 헤어&메이크업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또 다른 이름은 ‘페이스 화백’. 이들에게 여자들의 얼굴은 새하얀 캔버스와 같다. 그들의 손길로 완성된 모델들의 얼굴은 컬렉션의 또 다른 볼거리. 우리와 비슷하게 생긴, 아시안 톱 모델들의 헤어&메이크업 연출법을 모았다.
PARK JI HYE
성희가 눈으로 승부했다면, 지혜는 입술로 변신을 꾀했다. 봄, 여름 시즌 마르니 쇼에서는 베이스 메이크업만한 민낯이었다면 다른 쇼에선 본격적인 컬러 플레이가 펼쳐졌다. 드리스 반 노튼 쇼에선 눈에는 라인을 그리지 않은 채 연회색 섀도만 바르고 입술에는 쇼킹 핑크를 발랐고, 하이더 아커만 쇼에선 길게 그린 일자눈썹과 보랏빛 입술이 묘한 조화를 이뤘다. 또 가을 랑방 쇼에선 블랙체리를 한입 가득 베어 문 듯 섹시한 입술로 고혹적인 아름다움을 뽐냈는데, 그리 튀지 않고 잘 어우러져 보이는 이유는 균일한 피부톤과 자연스러운 눈과 눈썹 때문. 평소 인상이 또렷하지 않고 흐릿해 고민이라면, 눈썹과 입술에만 힘을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KIM SUNG HEE
수많은 빅 쇼는 물론, 프라다 지면 광고로 세계적인 톱 모델로 인정받은 김성희. 그녀의 홑꺼풀 눈매는 아이라인의 위치와 굵기에 따라 이미지 변신의 극과 극을 보여준다. 런던에서 열린 버버리 프로섬 가을 쇼가 민낯에 가까운 청초한 모습이라면, 마이클 코어스에선 전혀 다른 모습. 짙은 언더라인과 굵은 눈썹을 강조했고, 은은하게 번지는 ‘스머지’ 효과를 더해 시선이 오롯이 눈으로만 향하게 했다. 홑꺼풀 눈이라면 지금 바로 도전해볼 것! 또 밀라노 돌체앤가바나 쇼에선 눈꼬리를 길게 위로 뺀 ‘캣츠 아이’와 빨간 입술을 매치해 한층 요염한 모습이다. 이때 언더라인은 눈앞머리 쪽엔 그리지 않는 것이 요령. 머리는 가운뎃가르마로 단정하게, 정수리에 볼륨을 넣어 고혹적인 모습을 완성했다. 눈 사이가 멀어 고민이라면 제레미 스캇 쇼를 살짝 참고할 것. 이렇게 튀는 펑크 룩을 해보라는 뜻이 아니라, 눈앞머리에 라인을 그려 눈이 길어 보이게 하는 ‘앞트임’ 효과는 시도해볼 만하다.
LIU-WEN
에스티 로더의 뷰티 모델로도 활동 중인 가장 성공한 아시안 모델, 리우 웬. 그녀의 백스테이지 이미지를 찬찬히 살펴보면 가르마 위치에 따라 이미지가 확 바뀌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이번 시즌 아크리스 쇼에선 ‘2:8 가르마’로 우아한 매력을 뽐냈고(세련돼 보이려면 오렌지 립스틱을 더하자!), 휘 드 마이 쇼에선 옆머리를 꼬아 만든 앞머리와 형광 핑크색 입술로 청순한 듯 어려 보인다. 반면, 가르마 없는 올백머리를 하고 번지는 언더라인의 엘리 사브 가을 쇼에서는 성숙한 리우 웬, 미니멀한 메이크업과 정직한 가운데 가르마의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쇼에선 ‘청담동 며느리’ 같은 그녀를 만날 수 있다.
SOO-JOO
탈색한 플래티넘 골드 헤어가 트레이드마크인 수주는 눈썹 또한 노랗게 탈색해 국적 불명의 신비로운 매력을 풍긴다. 그런 눈썹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싶다면 수주의 백스테이지 메이크업에 주목할 것! 이번 시즌 엠포리오 아르마니 쇼에선 골드 섀도를 발라 은은한 눈매, 눈썹은 굵고 선명히 그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완성한 반면, 가을 시즌 로에베 쇼에선 밝은 브라운 눈썹과 누드 베이지 입술로 한층 성숙해 보인다. 뭐니 뭐니 해도 탈색 눈썹이 빛을 발한 건 레드 립을 강조한 잭 포즌 쇼! 눈썹 색이 밝을수록 강렬한 포인트 메이크업이 돋보인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때 잔머리를 자연스럽게 내려 묶은 포니테일로 과유불급의 미덕까지 보여주었다. 올여름 블론드 헤어와 탈색 눈썹을 시도한다면 팔색조 같은 수주의 메이크업 룩을 꼭 참고할 것!
FEI FEI SUN
넓은 이마와 오똑한 콧날이 동서양을 믹스해 놓은 듯한 마스크의 페이페이. 지난해 아시안 모델 최초로 이태리 <보그> 표지를 장식하며 제대로 ‘뜬’ 그녀의 백스테이지 메이크업에선 어떤 테크닉을 배울 수 있을까? 먼저 이번 시즌 존 갈리아노 쇼부터. 화이트 라인을 이용해 눈이 시원하게 보이는 착시 효과를, 눈두덩 전체엔 브라운 섀도를 펴 발라 눈이 깊어 보이는 효과를 연출했다. 한편, 가을 시즌 DVF와 캐롤리나 헤레라 쇼에선 선홍색 립스틱으로 입술을 강조해 영화 <색계>의 탕웨이 못지않은 요부로 변신했으며, 디젤 쇼에선 언더라인 한 줄과 손으로 넘긴 듯한 촉촉한 머리로 보이시하고 싱그러운 매력을 뽐냈다.
- 에디터
- 뷰티 에디터 / 이주현
- 포토그래퍼
- JAMES COCHR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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