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인스타 월드에서 ‘IG 스타’되는 비법

2016.03.17

by VOGUE

    인스타 월드에서 ‘IG 스타’되는 비법

    바야흐로 모두가, 모두를 위해, 모든 것을 공유하는 시대!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고 필터를 골라 편집한 후 업로드하면 끝나는 인스타그램 덕분이다. 인스타 월드에서 일명 ‘IG 스타’가 되기 위한 비법.

    절경과 맞닥뜨린 순간, 둘이 먹다가 둘 다 죽어도 모를 만큼 맛난 것을 먹는 순간, 영혼이라도 팔고 싶을 만큼 어여쁜 구두를 쇼핑하는 순간 등등. 함께 다니다 보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 친구들이 있다.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이 촬영 후 사진 파일을 불러들여 간단한 설명과 함께 업로드하는 방식이었던 반면, 2010년 10월 출시된 인스타그램은 하나의 애플로 사진을 찍는 동시에 편집과 공유까지 가능하다. 그야말로 즉각 공유하고 즉각 피드백 받는 시스템. 별것 아닌 듯 보이지만 인스타그램은 발상의 전환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2조원 정도에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페이스북 측의 발표에 따르면, 매달 평균 사용 건수는 무려 1억5,000만 건! 이 엄청난 사진들 중에는 올라오는 순간 수백, 수천 건의 ‘like’를 받아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컷들이 있다. 가장 확실한 비법은 얼굴이 명함인 팝스타가 되는 것.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인 그들의 인기는 인스타그램 세계에서도 변함없다. 인스타그램 사용자 중 가장 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인물은 바로 저스틴 비버(@justinbieber). 1,200만여 명이 그가 올리는 사진을 지켜보고, 새 사진이 올라오자마자 60~70만 건의 ‘like’가 더해진다. 2위는 킴 카다시안(@kimkardashian), 리한나(@badgalriri), 비욘세(@beyonce) 등등.

    하지만 팝스타가 되기란 쉽지 않은 법. 그렇다면 패션 피플이 되는 건 어떤가. 패션을 향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패션계 구성원들 역시 인스타그램 세계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패션 피플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이는 316만 명이 따르는 모델 카라 델레바인(@caradelevingne). 인스타그램 전체 사용자 중 30위다. 올리비에 루스테잉(@olivier_rousteing), 리카르도 티시(@riccardotisci17) 등 평소 말을 아끼는 디자이너들부터, 모델 미란다 커(@mirandakerr), <럭키> 매거진 편집장 에바 첸(@evachen212)도 패션계의 인스타그램 스타. 또 패션 블로그를 통해 이미 많은 인기를 얻은 파워 블로거 린드라 메딘(@manrepeller), 미로슬라바 듀마(@miraduma), 수지 버블(@susiebubble) 등의 인스타그램 역시 수십 만 명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지켜본다.

    이름만으로 관심을 끌면서 팔로워를 보장받는 패션 피플이 아니라면 인스타그램 스타(IG 스타)가 될 수 없는 걸까? 그렇지 않다. 가령 길리(@gheely)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자칭 ‘엄마 패셔니스타(momista)’인 어느 여성은 1년 만에 1만6,000명이 넘는 팔로워가 생겼다. 평균 사용자들이 100~200명쯤 팔로워를 기록하는 일도 힘든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그렇다면 유명 인사도 아닌 그녀가 올리는 사진에 수천 명이 공감하는 이유는? 슈어홀릭인 그녀는 루부탱 구두를 같은 디자인으로 ‘깔별’로 구입하는가 하면, 발맹, 마놀로 블라닉, 샬롯 올림피아 등의 값비싼 구두를 하루가 멀다고 사들인다. 또 모든 아이템을 쇼핑백, 신발 박스 등과 함께 예쁘게 세팅해 촬영한 뒤 공유! 또 다른 IG 스타로 떠오른 밀란 로(@milan_law)는 루부탱 매장에서 한 번에 12켤레를 구입하고 4만 달러를 지불하는가 하면, 파리 에르메스 매장에 들러 10개도 넘는 크고 작은 오렌지색 봉투를 들고 나온다. 그녀가 색깔별로 몽땅 갖고 있는 켈리 백들을 나란히 전시한 드레스룸을 공개했을 때는 사상 최고의 ‘like’가 달릴 수밖에. 결국 IG 스타가 되기 위해선 에르메스, 루부탱 등 하이패션 브랜드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사실. 더 호사스러운 아이템을 선보일수록 더 많은 ‘like’가 달리고 이런 아이템을 더 자주 선보일수록 더 많은 팔로워가 생긴다는 불편한 진실은 덤이다.

    이렇다 보니, ‘자랑하다(brag)’라는 단어를 붙여 ‘브래그스타그램(bragstagram)’이라는 별명까지 생길 정도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사진들 중에서 호사스러운 사진들만 골라 소개하는 ‘인스타그램의 부유한 아이들(richkidsofinstagram.tumblr.com)’이란 블로그도 등장했고, 여기에 자주 등장하는 비벌리힐스 멋쟁이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역시 방영 준비 중이다. 그들의 일상이 이토록 관심의 대상이 되는 이유? 하이패션이 광고나 잡지 지면에서 튀어나와 인스타그램 필터를 통해 친숙한 이미지로 변신하는 순간, 대리만족 심리를 적절히 자극하는 건 아닐까? 또 직접 ‘브래그스타그램’을 올리는 입장에서는 익명성이 완벽히 보장되기에 아무런 죄책감 없이 과시하고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듯하다.

    이런 방법들이 비현실적이라고 실망하긴 이르다. 순수하게 패션을 좋아하고 예쁜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IG 스타가 될 수 있는 비법이 남았다. 하나, 사생활을 적당히 공개하되 지인들끼리만 아는 내용보다 모르는 사람들도 흥미로워할 만한 것으로 선별할 것. 인스타그램이 ‘인스타스팸’이 되는 순간 인기가 떨어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니까. 둘, 태그를 현명하게 활용할 것.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모든 사진들 중 가장 많이 태그 되는 건 바로 ‘사랑’. #love를 단 사진은 무려 3억 장이 넘는다. 그 밖에도 나르시시즘이 극대화된 SNS답게 #me를 달고 있는 사진 역시 1억6,000장이 넘고, #cute, #girl, #beautiful, #fashion과 같은 단어들이 뒤를 잇는다. 다만 아무리 욕심이 나도 5개 이상 태그를 달아 찾아보기 불편하게 만드는 건 금물! 셋, 가만히 기다리지 말고 먼저 다른 사람들의 인스타그램을 찾아 ‘like’도 달고 댓글도 남길 것. 전 세계 3,000만 명 이상이 쓰고 있는 인스타 세계에는 새롭게 교류할 친구들이 무궁무진하다. 넷, 무엇보다 중요한 건 누가 봐도 예쁜 사진을 올려야 한다는 것. 우리가 인스타그램에서 기대하는 건 지나치게 솔직한 현실보다, 어느 정도 포장된 아름다운 세상이니까.

      에디터
      패션 에디터 / 임승은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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