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가슴을 지켜라!
여자들의 젖가슴 사이즈는 점점 커지고 가슴이 나오는 나이도 점점 어려지고 있다. 유방암 발병률은 높아만 가고 모유에는 산업 첨가물과 화학 유기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젖가슴은 유해 물질을 빨아들이는 스펀지다
나에게 젖가슴은 손톱, 발톱과 딱히 다르지 않았다. 때론 가꾸고 부각시키고 때론 감추는 내 몸의 일부분. 그런데 임신을 하고 젖가슴에 대한 관점이 달라졌다. 나의 젖가슴에 대한 인식은 아이에게 수유할 무척 고귀하고 성스러운 존재로 변신했다. 그 즈음 후배 기자가 내민 한 권의 책 <내 딸과 딸의 딸들을 위한 가슴 이야기> 속 내용은 충격적이었다.내가 40여 년을 함께해온 젖가슴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저자 플로렌스 윌리엄스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는 포유동물이 모유를 통해 모체의 화학물질을 새끼에게 넘겨버린다는 기사를 읽고 충격에 빠졌기 때문이다. 다 자란 암컷 줄무늬돌고래와 큰돌고래는 몸속의 화학물질을 새끼, 특히 처음 낳는 새끼에게 아주 효과적으로 최대 91%까지 넘겨버린다. 어미는 그렇게 정화된다(아이를 낳고 나면 몸속에 나쁜 것들이 빠져나가 산모가 건강해진다는 선조들의 말은 사실이었다!).
해양 포유류의 젖은 사람에 비해 지방 함유량이 훨씬 높기 때문에 오염 농도는 훨씬 높다. 따라서 새끼 사망률을 보면 첫째가 70%로 뒤에 태어난 새끼 사망률 40%보다 훨씬 높다. 충격을 받은 플로렌스는 자신의 젖을 독일에 보내 난연제 분석을 의뢰했고, 그녀의 수치는 유럽 여성들에 비해 10배에서 100배가량 높았다. 전자 제품, 가구, 식품에 노출된 결과다.
어떻게든 피할 수 있을까
경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이덕희 교수는 “화학물질이란 관점에서 보면 분유보다 모유가 더 오염된 것이 맞습니다. 그렇지만 인체에 필요한 성분 조성의 관점에서 보면 모유가 당연히 우월합니다. 즉 모유가 최선은 아니지만 현재로선 대체할 수 있는 것도 없는 상황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플로렌스의 선택은 최대한 환경호르몬, 화학물질을 피하는 것이다. 그녀는 슈퍼마켓에서 사서 쓰던 화장품과 샴푸(흔히 프탈레이트가 함유된)를 바꾸고, 난연제와 프탈레이트가 가득한 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비닐과 플라스틱으로 포장된 식품 대신 근교에서 재배하고 만들어 종이에 포장된 식재료와 빵을 구하고, 유리 용기를 들고 다니며 포장을 했다. 캔 음료와 통조림을 끊고 채식을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일주일 후 평균보다 10배였던 그녀의 수치가 10분의 1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계속 생활하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니다. 사실상 현대사회에 살면서 한 개인의 노력으로 완벽하게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지방이 많은 우리의 젖가슴은 푹신한 스펀지처럼 이런 독소와 오염 물질을 계속 빨아들인다.
피할 수 없다면 배출시켜라
이덕희 교수는 현미밥에 채식과 운동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동물성 식품 자체가 문제라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공장식으로 키워진 동물의 지방층에는 POPs가 많을 수밖에 없으니 가능한 자제하라는 거죠. 그리고 주식을 현미로 바꾸고 최대한 채소와 과일을 챙겨 먹는 겁니다. 식이섬유와 식물성 식품 안의 파이토케미컬은 체내 POPs를 대변으로 빠져나오게 하고 몸의 재흡수를 막을 뿐만 아니라 체내 시스템도 활성화시킵니다.” 그녀는 많은 여자들이 임신을 하고 나서 그때부터 음식을 가려 먹고 조심하지만 그건 이미 늦은 선택이라고 잘라 말한다. 신생아 태변에서 엄청나게 높은 농도의 POPs가 검출된다는 건 이제 놀랍지도 않다.
“최소한 모유 수유를 하는 동안은 살을 빼려는 노력을 포기해야 합니다. 살을 빼면 엄마의 지방 속에 축적돼 있던 화학물질이 급격히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죠. POPs는 지방 안에 있을 때는 그나마 안전한데 이것이 혈중으로 나오면서 유동적이 돼 모유로 흘러 들어갑니다.” 모유 안에 들어 있는 독성 물질은 지능지수 하락, 면역력 저하, 행동 문제, 암과 관련된다. 그리고 이는 아이들의 성조숙증을 유발하고, 사춘기를 앞당기며, 암에 걸릴 위험성을 높인다.
가슴을 지켜라
난 당장 유리 저장 용기를 구입하고, 화장품의 성분 표시도 한층 꼼꼼하게 확인했으며, 현미밥에 채식 위주의 식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플로렌스 윌리엄스가 책에서 언급한 가짜 유방도 구입했다. 맘마케어(MammaCare)라는 회사에서 만든 이 모형은 단순한 가짜 가슴이 아니다. 진짜 유방에 있는 결절을 모방하는 덩어리와 돌출부가 들어 있고, 또 종양 여러 개가 다양한 깊이에 박혀 있다. 이를 가슴팍에 올려두고 CD를 보면서 정확하게 유방 자가 검진을 할 수 있도록 연습할 수 있다. 쉽진 않았지만 제대로만 하면 특히 50세 미만의 여성들에게 유방 자가 검진은 유방조영술만큼이나 정확하다.
브래지어도 새로 구입했다. 캡도 와이어도 없는 그야말로 ‘가슴 덮개’라고 부르는 것이 나을 정도의 브래지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조산사이자 모유 수유 전문가인 김옥진 원장은 여자들이 모유 수유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가 브래지어라고 강조했다. “가슴은 흔들리고 움직여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여자들은 봉긋한 가슴을 위해 꽉 동여매고 다니죠. 아무런 준비 없이 당연히 모유가 나올거라 기대하는 건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기저부 마사지를 하고 아이에게 어떻게 젖을 물려야 하는지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엄마도 아이도 고생을 덜합니다.”
우리 스스로가 환경 의식을 가지고 행동하고, 외적인 아름다움만큼 내면의 건강에 신경을 쓰는 삶을 선택하는 건 정말 중요하다. 이제 나에게 젖가슴은 단순히 성적 매력 포인트를 높이는 요소로 보이지 않는다. 가슴을 가꾼다는 게념도 완전히 바뀌었다. 우린 바뀌어야 한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부터 말이다.
*이 콘텐츠는 2015년 3월호 기사를 재구성하였습니다
- 에디터
- 뷰티 에디터 / 이화진
- 포토그래퍼
- HYEA W.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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