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남자들의 주얼리

2016.03.15

by VOGUE

    남자들의 주얼리

    남자들의 스타일에 작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손쉽게 멋낼 수 있는 최상의 선택. 남자들이 주얼리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왼쪽 약지 링은 투델로(2Dello), 새끼손가락 실버 링은 티파니(Tiffany&Co), 두 가지 금색 메탈 뱅글은 애프터투(After Two), 실버 뱅글은 티파니, 검정과 실버, 흰색의 구슬 팔찌는 모두 애프터투, 실버 체인 팔찌는 H.R, 오른쪽 중지 링은 먼데이 에디션(Monday Edition), 약지의 실버 링은 불레또(Bulletto), 새끼손가락의 링은 H.R, 로즈 골드 뱅글은 까르띠에(Cartier), 체인 팔찌는 위부터 투델로, 불레또, H.R, 맨 아래 실 꼬임 팔찌는 에르메스(Hermès), 가느다란 체인 목걸이는 불레또, 굵은 체인 목걸이는 H.R, 십자가 펜던트 목걸이는 투델로, 셔츠는 디올 옴므(Dior Homme), 검정 수트는 생로랑(Saint Lauren), 타이는 H&M.

    왼쪽 약지 링은 투델로(2Dello), 새끼손가락 실버 링은 티파니(Tiffany&Co), 두 가지 금색 메탈 뱅글은 애프터투(After Two), 실버 뱅글은 티파니, 검정과 실버, 흰색의 구슬 팔찌는 모두 애프터투, 실버 체인 팔찌는 H.R, 오른쪽 중지 링은 먼데이 에디션(Monday Edition), 약지의 실버 링은 불레또(Bulletto), 새끼손가락의 링은 H.R, 로즈 골드 뱅글은 까르띠에(Cartier), 체인 팔찌는 위부터 투델로, 불레또, H.R, 맨 아래 실 꼬임 팔찌는 에르메스(Hermès), 가느다란 체인 목걸이는 불레또, 굵은 체인 목걸이는 H.R, 십자가 펜던트 목걸이는 투델로, 셔츠는 디올 옴므(Dior Homme), 검정 수트는 생로랑(Saint Lauren), 타이는 H&M.

    주얼리 스타일링 하면 요즘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뭔가? 블링블링한 뱅글을 손목에 찰랑이게 찬 멋쟁이 아가씨? 길게 늘어지는 목걸이를 한 여인? 모르긴 몰라도, 갖가지 실버 주얼리와 끈 팔찌를 자유롭게 스타일링한 멋쟁이 남자들의 모습일 것이다. 팔목은 시계 하나, 뱅글 하나 정도로 깔끔하게 마무리했지만, 대신 가느다란 끈 팔찌와 체인 팔찌, 커다란 반지 여러 개를 착용한 남자들이 요즘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보그> 편집실 남자 에디터 세 명 역시 비슷한 스타일링을 즐긴다.

    심플한 실버 뱅글부터 다분히 록적인 분위기의 목걸이까지 과감한 믹스매치를 즐기는 패션 뉴스 디렉터부터 발목이 드러나는 타이트한 팬츠에 발찌를 즐기는 피처 에디터까지. 뱅글과 팔찌로 손목을 치렁치렁 감싸는 스타일이 유행의 꼭짓점에 오른 지는 꽤 됐지만, 이젠 남자들까지 털이 듬성듬성 난 손목과 손가락을 주얼리로 마구 채우고 있다.

    “작년 론칭한 T 컬렉션의 커프와 링은 남성 고객들의 구매나 제품 문의가 많아요. 직접 착용하기도 하지만 커플 아이템으로도 인기가 좋습니다.” 미니멀한 디자인의 티파니 T 컬렉션은 요즘 남자들 사이에서도 인기라고 티파니 하우스는 전한다. 에르메스 매장에서도 팔찌를 구매하는 남성 고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인기 많은 여성용 주얼리는 남성용 사이즈로 소개되기도 해요. 특히 에나멜 뱅글 ‘클릭H’는 남성 고객들이 많이 찾는 편이죠.” 특히 심플한 검정 뱅글은 시계나 다른 액세서리와도 무난히 어울려 남성들이 부담없이 연출할 수 있다고 에르메스 측은 덧붙였다. “남자들은 여자들에 비해 패션 아이템 종류가 턱없이 부족해요. 액세서리를 잘 활용하면 누구보다 돋보일 수 있죠.”

    실제로 팔찌는 여름철 짧은 티셔츠나 셔츠 소매를 접어 입을 때 한두 개씩 연출하면 멋스럽다. <삼시세끼>에서 밀가루 반죽을 치대는 이서진의 탄탄한 팔목에 걸친 가느다란 은팔찌가 섹시해 보였던 것처럼. 패션 뉴스 디렉터는 뱅글이나 팔찌가 ‘시계 전 단계’ 액세서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남자들에겐 대부분 시계가 ‘멋 내기’의 전부죠. 고가의 시계가 부담스럽다면 주얼리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요즘 팔찌만큼이나 그의 관심을 끄는 건 반지다. “구찌 크루즈쇼에는 파격적인 반지 스타일이 등장합니다. 남녀 모델이 열 손가락 가득 반지를 낀 모습이 무척 신선하더군요. 특히 옷차림이 심플한 계절엔 주얼리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제 남성들에게도 시계나 구두보다 손목이나 손가락에 무게중심이 실린 시대가 도래한 걸까? “여성용 주얼리를 남자들이 즐기는 걸 보면 확실히 시대가 달라진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분더샵 주얼리 바이어는 에디 보르고나 마르지엘라 주얼리는 남성 고객들에게도 인기라고 설명한다. “미니멀한 주얼리가 절대적인 유행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심플한 디자인의 주얼리는 남녀 모두에게 부담 없으니까요.” 커스텀 주얼리 브랜드 먼데이에디션의 김사라 또한 요즘 남자들은 주얼리 치장에 많은 공을 들인다고 말한다. 먼데이에디션의 경우 아예 작년부턴 남성 전용 라인을 선보이기 시작했는데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심플한 디자인에 검정으로 도금 처리한 블랙 라인부터 실버 라인까지 선보였어요. 그런데 마치 기다렸다는 듯 남성 고객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죠. ‘과연 될까?’라고 생각했던 저 역시 놀랐어요.”

    ‘댄디’ ‘베이식’ ‘미니멀’에 집착하던 남성들이 왜 갑자기 주얼리의 매력에 푹 빠진 걸까? H.R의 박혜라는 크고 심플해진 요즘 주얼리 트렌드와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예전엔 남자들이 주얼리로 멋을 낸다는 게 굉장히 어색한 일이었죠. 그런데 요즘은 평범한 남자들도 외출할 때 팔찌 한두 개는 꼭 챙기더군요.” 박혜라는 이런 주얼리의 유행엔 패셔너블한 셀러브리티의 영향도 작용했다고 덧붙인다. “여전히 튀지 않는 디자인을 선호하지만, 이젠 스트리트 스타일이든 정장이든 자유롭게 주얼리를 매치합니다.”

    확실히 주얼리 트렌드는 남자 쪽으로 바늘이 움직이고 있다. “여자들이 주얼리를 걸치면 패셔너블하게 보이는 것처럼 남자들도 주얼리를 잘 연출하면 멋져 보이죠.” “나이가 들면서 취향도 변해요. 주얼리로 시선을 분산시킬 필요도 있죠.” “흰 티셔츠에 까르띠에 골드러브 뱅글 하나만 착용한 20대 남자를 봤는데 꽤 스타일리시해 보이던걸요.” 주얼리 착용을 즐기는 남자들의 의견이다. 한편 남자들은 액세서리를 착용했을 때의 느낌 그 자체를 즐긴다. “여자들이 멋을 위해 과감한 디자인을 선택한다면 남자들은 주얼리를 착용했을 때의 느낌을 중시하죠. 가령 마음에 드는 반지를 끼면 손과 놀고 싶어지죠. 노트에 손글씨로 메모를 하거나 피아노를 치거나.” 발찌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 남자들을 따라 해봤는데 평소엔 잘 쳐다보지도 않았던 제 발목에 자꾸 눈길이 가더군요. 그 느낌이 좋았어요.” 발찌를 애용하는 <보그> 피처 에디터 이야기다.

    <보그> 패션 뉴스팀의 또 다른 남자 패션 에디터는 주얼리가 꼭 필요한 룩에 적절하게 즐기라고 조언한다. “답변을 가득 채워 넣어야 하는 시험지처럼 손목을 팔찌들로 마구 채워 넣어선 안 되죠. 그건 오히려 역효과를 냅니다.” 그에게도 반지 두 개가 심플하게 연결된 레포시의 베르베르 골드 링, 에디 보르고의 황동 반지, 단정한 르 그램(Le Gramme)뱅글은 매력적으로 보인다. “목걸이는 팔찌나 반지보다 조심스러운데, 각기 다른 크기의 세 가지 닻이 펜던트처럼 장식된 필립 크란지의 가느다란 체인 목걸이 정도는 해볼 만해요.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면 셔츠 안에 밀어 넣고 살짝 보이게 하는 거죠.”

    남자 친구가 주얼리 초보자라면 이렇게 시작하면 된다. “피부 톤과 손 모양을 고려해야 합니다. 짧고 뭉툭한 손가락에 볼드한 링은 버거워 보이고, 새까만 피부 톤에 순금 주얼리는 촌스럽게 느껴지니까요. 요즘 무난한 스타일링은 가느다란 메탈 뱅글에 실 팔찌 등 다른 소재를 믹스하는 것. 캐주얼부터 세미 정장까지 잘 어울리죠.” 핸드메이드 주얼리 애프터투 곽승훈은 남자들에겐 주얼리 착용감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는 오래전부터 착용해왔던 것 같은 주얼리를 고객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여자들과 달리 남자들에겐 매번 꼈다 빼야 하는 팔찌나 반지가 귀찮게 느껴질 때가 많기 때문이죠.”

      에디터
      손은영
      포토그래퍼
      HYEA W. KANG
      모델
      이요백
      스탭
      헤어 / 원종오, 메이크업 / 이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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