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성형 이야기
피부과 시술만이 안티에이징의 해답은 아니다. 누렇게 변색하고 부식된 치아만 재정비해도 지금보다 딱 열 살은 어려 보인다. 젊음의 비밀이자 동안의 키워드로 떠오른 치아 성형 이야기.
지금껏 치아에 대한 관심은 제로에 가까웠다. 오히려 통통한 체형이 불만스러워 다이어트가 일상이요, 날씬한 보디라인이 아름다움의 최우선 조건이라 여겨왔다. 그러던 어느 날 맨해튼에서 치과 의사로 일하는 낸시 로젠 박사의 생각을 듣게 됐다. “당장 칙칙한 머리색을 밝게 물들이고 푹 꺼진 얼굴에 보톡스와 필러를 맞을 수 있어요. 하지만 정작 입안 관리에 소홀하다면 그 어떤 시술을 받더라도 효과는 잠깐, 금세 열 살은 더 늙어 보일 겁니다.” 지금 당장 처지고 주름진 피부에 대한 걱정에 앞서 그것을 지지하는 방호 기관, 즉 치아에 관심을 돌려야 한다는 소리.
음식물을 씹어 먹을 때는 물론 어금니를 꽉 깨무는 순간에도 치아는 끊임없이 손상되고 있다. 강력한 힘을 지닌 턱에 의해 치아는 조금씩 갈리면서 덩어리가 작아진다. 위아래 합이 맞지 않은 치아는 입안에서 비스듬히 움직이고 서서히 기울어지기 때문에 밥을 먹을 때마다 입 모양은 균형을 잃는다. 뉴욕의 피부과 의사인 리사 에어랜 박사는 입 모양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 자신을 찾기 전에 치과부터 찾아가보라고 조언한다. “필러로 푹 꺼진 입 주위의 형태를 바로잡기 위해선 무엇보다 치아와 턱뼈의 상태가 중요해요.”
최근 미용 시장에 초호화 치아용품과 미백 서비스가 확산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듯 치아를 예쁘게 가꾸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적지 않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초음파로 치아 사이사이를 아주 깨끗하게 세척하는 전동 칫솔을 구입하고 파란 LED 광선이 나오는 미백 기기를 통해 셀프 화이트닝도 한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어디서나 환하게 미소 지으려면 보다 전문적인 브라이트닝 시술이 절실하다. 덧붙인 치아인 베니어(Veneer)가 그 예. 베니어는 외관을 더 근사해 보이게 만들거나 손상된 본래 치아를 보호하기 위해 치아 표면에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아주 얇고 투명한 도자기를 한 겹 씌우는 것이다. 하지만 베니어 과정에는 치아를 가지런하게 만들기 위해선 치아 표면을 갈아내는 것도 포함된다. 또 필요한 경우 불필요하게 남아도는 잇몸 조직을 2mm 위로 들어 올려 덮어씌운 크라운이 길어 보이도록 만들기 위한 잇몸 수술이 추가될 수 있다.
물론 이런 전문적인 시술을 위해서는 자동차 한 대 값에 맞먹는 어마어마한 돈이 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흠잡을 것 없이 반듯한 치아 덕분에 원래 이렇게 태어난 것처럼, 아주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은 것처럼 보인다면 눈 딱 감고 투자해 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남몰래 예뻐지고 싶다면 오래된 치아와 작별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것.
*이 콘텐츠는 2015년 10월호 기사를 재구성하였습니다
- 글
- 패트리샤 막스(Patricia Marx)
- 포토그래퍼
- INEZ AND VINOO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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