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네일
여자들의 손끝에서 계절의 변화가 읽힌다. 밋밋한 티셔츠에 청바지만 입어도 초라해 보이지 않을 수 있는 비법은 단 하나, 손끝에 가을이 살포시 내려앉은 네일이다.
“컬러, 고르셨어요?” 고개를 푹 숙인 채 큐티클 관리에 열중하던 네일숍 언니의 기습 질문에 머릿속이 새하얘진다.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노랑, 초록, 파랑 등 총천연색만 눈에 들어오더니 어느새 톤 다운된 차분한 컬러에 이끌리는 걸보면 확실히 가을은 가을인가 보다. 이렇듯 계절의 변화에 따라 손끝을 물들이는 행위는 여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자 지루한 일상의 작은 일탈이다. 여기에 센스 있는 컬러를 곁들이면 전체적인 스타일 지수가 높아지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 그렇다면 올가을 어떤 컬러를 발라야 멋질까? 국내외 톱 네일리스트의 3스텝 노하우만 숙지하면 실패는 없다.
Step 1. Fall in Color
뉴욕 진순네일의 최진순 원장은 이번 시즌 네일 트렌드를 ‘내추럴 앤 리치’라 정의한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우아한 매력의 누드 컬러와 더불어 어두운 보라색과 벽돌색처럼 리치한 색상이 유행할 전망입니다.” 에밀리아 윅스테드, 로다테, 비오네 쇼에 선 모델들의 손끝은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누드 빛깔 일색. 자연스러운 것도 좋지만 이왕 바를 거 티 나게 바르고 싶다면 할리우드 베이스의 톱 네일리스트 데보라 립만의 조언에 귀 기울여보자. “누드 컬러라고 해서 연약하고 청순한 우윳빛이 전부는 아니랍니다. 올가을엔 회갈색처럼 시크한 뉴트럴 컬러에 도전해보세요.” 런던을 대표하는 매니큐어 브랜드 네일잉크의 대표 테아 그린은 연기에 그을린 듯한 부드러운 색조에 한 표 던진다. “톤 다운된 그레이, 스모키 카키, 딥 플럼을 추천해요. 이런 딥한 컬러는 누드 컬러와 매치해도 아주 멋지죠.” 가을 하면 떠오르는 컬러로 카키색을 빼놓을 수 없다. 아닌 게 아니라 2015 F/W 프린과 버버리 쇼 백스테이지를 수놓은 매니큐어도 바로 카키색. 콘데나스트 뷰티 디렉터 캐시 필립스도 올 가을·겨울 뷰티 트렌드로 카키 네일을 예찬했다.
Step 2. Medium & Roundish
누드, 스모키, 리치. 가을맞이 손톱 컬러를 정했다면 이젠 손톱 길이와 모양을 다듬을 차례! 가을 유행 컬러와 어울리는 네일 셰이프는 라운드, 혹은 스퀘어에서 모서리만 살짝 갈아낸 라운디시 스퀘어다. 길이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미디엄 기장이 무난하고, 컬러가 진할수록 아예 짧은 쇼트 네일도 멋지다. “라운드 셰이프는 짧은 손톱에 가장 잘 어울려요. 시크한 스모키 컬러를 드러내기에 제격이죠.” 테아 그린의 조언이다.
Step 3. Be Simple!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어른들의 말씀은 올가을 네일 연출에도 유효하다. 복잡한 네일 아트로 인해 전체적인 균형이 흐트러질 수 있으니 올여름을 강타한 유리 조각 네일이나 번쩍이는 파츠 장식은 잊어도 좋다. “꼭 화려한 네일 아트 없이도 컬러만으로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어요. ‘병 속의 아트(Nail Art in a Bottle)’란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데 글리터 매니큐어나 특수 톱코트만 잘 이용해도 충분히 멋스럽죠.” 다시 말하지만 올가을 네일 아트 트렌드는 첫째도, 둘째도 단순함이 생명! 화려한 아트 장식 대신 톱코트 활용을 적극 추천한다. 올가을 당신이 기억해야 할 키워드는 ‘반짝이거나 매트하거나’. 특히 매트 톱코트만 잘 이용해도 센스 있는 가을 네일은 떼어놓은 당상이다. 먼저 딥 퍼플, 딥 플럼, 딥 레드처럼 무게감 있는 컬러에는 글로시한 톱코트로, 누드나 뉴트럴 컬러에는 매트한 톱코트로 마무리해주면 한 끗 차이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원한다면 리버스 프렌치는 어떤가? 손톱 끝이 아닌 큐티클 라인에 포인트를 주는 연출법으로 의외로 짧은 손톱에 아주 잘 어울린다.
- 에디터
- 이주현
- 모델
- 안주리
- 네일
- 최지숙(브러쉬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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