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2015 Vogue St – 아쉬브 거리의 브라세리, 시바리스

2016.03.17

#2015 Vogue St – 아쉬브 거리의 브라세리, 시바리스

브라세리 시바리스의 전경

어시스트 셰프인 크레멩

문을 연지 얼마 안 된 레스토랑이지만 분위기가 내공이 느껴지는 아담한 바

조리의 과정을 집 부엌처럼 들여다 볼 수 있는 오픈 키친

브라타 치즈와 건조된 대구 알소스

소금으로 절여진 생선요리(Gravlax)생선의 짠 맛, 베리 소스의 단맛의 조화

얇게 져민 래디쉬를 올린 흰 살생선(Barvue)와 오징어 먹물에 절인 배

45도의 온도로 두 시간 삶은 고기 요리

셰프가 추천하는 오가닉 와인도 한 잔

아쉬브 거리(Rue des archive)는 마레를 남북으로 잇는 중앙부에 위치한 거리다. 이 길을 따라가면 북쪽 마레를 동서로 연결하는 브르타뉴 가(Rue Bretagne)를 만난다. 브르타뉴 거리에 다가갈수록 전통 프렌치 레스토랑과는 입구부터 다른 새로운 컨셉트의 작은 레스토랑들을 발견할 수 있다. 시바리스(Sybaris)는 붉고 푸른 그리스의 고대 도시를 상징하는 문장이다. 그 문장이 새겨진 유리 문을 통해 실내를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내게 미남자 프렌치가 비니를 허술이 눌러쓴 채 들어오라는 손짓을 한다.

이제 막 문을 연 마레의 뉴페이스 시바리스(Sybaris)는 BC 8-5세기 그리스의 지배하에 있던 이태리 북단의 비옥한 항구 도시로 향락과 성찬의 상징이었다. 어원과는 상반되게 군더더기 없는 실내를 들어서자 분위기만큼 상큼하고 쾌활한 에너지가 심상치 않다.

팔에 문신이 가득한 장난꾸러기 오너 셰프 폴과 그의 어시스트 미남자 크레망, 둘이 함께 요리하고 식탁으로 나르며 웃고 떠든다. 마치 젊은 파리지앵의 집에 초대라도 된듯한 분위기가 맛 못지 않게 정겹다. 이런 저런 주방 용기가 용도에 맞춰 정연히 정리된 선반 위 흑판엔 오늘의 메뉴가 적혀있다. 산지에서 직접 배달되는 싱싱하고 독특한 유기농 재료와 와인, 제철 재료를 쓰기 위해 메뉴를 이 주마다 재구성한다.

작은 규모의 레스토랑은 6~7개의 사인 용 식탁이 들어선 홀, 그 공간을 함께 마주보는 오픈 키친이 다다. 언뜻 보면 별것 아닌 듯 해도 용기 하나 하나에 손과 눈, 혀를 단련시킨 감각이 베여있다. 훔쳐 보는 재미에 열중이던 중 들어오는 입구에 있는 두 개의 커다란 찜통으로 눈이 갔다.

바로 이 찜통에서 재철 야채와 생선, 고기가 특수 랩에 싸여 각 재료에 적합한 온도로 정확히 계산된 시간에 요리된다. 본래의 맛과 영양 손실이 최소화된 본 재료는 알랭 뒤카스에게서 사사 받은 수준 높은 입 맛과 절제된 코디네이션 기술로 소스와 가니시 단계에 들어간다.

각 요리는 좋은 재료와 단순한 조리 과정, 두 상반되는 맛의 조화로운 배합으로 신선하게 입 맛을 자극한다. 미각적 시각적으로 세련되면서도 기본이 충실하다. 메뉴는 두 개의 에피타이저, 두 개의 메인, 두 개의 디저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점심 시간에는 좀더 저렴하고 간단한 코스가 제공된다. 음식과 맞게 셰프에 의해 선택된 20여종의 오가닉 와인도 이미 ‘맛쟁이’들의 화두에 오르는 키 아이템 중 하나. 마레의 중심가를 구경하고 메르씨 매장을 향해 아쉬브 거리를 따라 걷다가 보이는 정원에 잠시 앉자 호젓한 도심 속 휴식처에서 숨 한번 돌린 후 점심 식사를 하는 코스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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