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6 F/W 뉴욕 패션위크 마르케사와 DKNY: 여성스러움이 거침없음을 만나다
90년대에 주파수를 맞춘 두 쇼가 여성에 대해 서로 다른 조명을 비췄다. 새로운 DKNY를 이끌고 있는 듀오가 1990년대 톰보이 섹슈얼리티에 초점을 맞춘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에 반해 마르케샤는 1890년대 회화의 풍성한 광도에서 영감을 얻었다.
마르케샤: 자율적인 여성성
“오늘날의 여성들이 여성성을 과시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라일락 빛 실크, 금빛 레이스, 그리고 꽃 장식들이 흘러 넘치고 반짝이는 보석으로 휘감은 모델이 런웨이를 걸어 나오던 마르케샤의 쇼가 끝난 후 나는 백스테이지에서 물었다.
“그러길 바랍니다.” 조지나 채프먼과 케런 크레이그가 입을 맞춰 대답했다.
“심지어 우린 더욱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성들은 여성스러움을 약점으로 보지 않거든요.” 조지나가 덧붙였다.
이것이 아마도 존 싱어 사전트의 회화가 보여주는 진실인지도 모른다. 이번 패션쇼는 유럽 상류층 여성들의 초상화를 과감하게 그려낸 이 미국 출신 화가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거친 손으로 경솔하게 만들어낸 넘치는 풍요로움이 오늘날에 적절한지를 판단하는 건 좀더 어려웠다.
그러나 패션을 판타지로 받아들인다면(그리고 최근 한차례 돌아간 시상식에서 스타배우들이 입었던 드레스들을 생각해보건데) 마르케샤 쇼는 그저 사랑스러웠다.
풍성한 볼 가운을 만들어내던 초창기 시절부터 갈고 닦은 실력으로 드레스는 슬림하고 그림자처럼 몸을 감싸면서도 바삭거리는 샹티 레이스와 오간자로 만든 꽃, 그리고 라일락 같은 구슬장식으로 또 다른 차원의 눈요기를 더했다. 칵테일 드레스로는 짧은 플레어 스커트가 등장했다.
섬세한 장식과 함께 나에게 충격을 준 것은 30벌이 넘는 드레스 중 뷔스티에 톱은 오직 하나였다는 점이다. 포트레이트 네크라인도 있었지만 긴 소매가 다 드러낸 살갗과 균형을 이뤘다.
나에게 레드카펫은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한 이래 점점 흥미롭게 과감해지고 있다. 이번 마르케샤 쇼는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현재에 적합한 매혹적인 드레스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DKNY: 이게 당신이 정말 정말 원하는 것일까?
디자이너 다오이 초와 맥스웰 오스본은 DKNY 쇼노트에서 “톰보이 같은 느낌으로 섹시함을 보여줄 수 있던 1990년대의 강한 걸그룹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나는 스파이스걸스를 떠올렸지만 이 듀오는 재기 발랄한 방식으로 ‘해체, 테일러링, 그리고 핀스트라이프’를 포함해 여자들만의 친밀한 순간 이상으로 나아간 듯 보였다.
그 효과는 공격적이었지만 그저 그런 브랜드를 뭔가 강력한 브랜드로 되돌려놓고 싶은 이 디자이너들에겐 반드시 나쁜 아이디어만은 아니었다. 주로 다뤄진 건 형태와 텍스처였다.
대부분은 오버사이즈였고 새틴 드레스나 투명한 메쉬, 뷔스티에 스웨터가 등장했다. 다양한 마감과 텍스처로 다뤄진 블랙 사이에서 두드러지는 컬러는 보라와 빨강, 그리고 꼼 데 가르송의 레이카와쿠보와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실질적으로 저작권을 행사하던 펑크적인 체크(Punk Plaids)였다.
DKNY의 디자이너 듀오가 이 브랜드를 어디로 끌고 가려는 지 보기는 쉽지 않다. 물론 90년대를 뛰어넘어 현재의 젠더 뉴트럴 무대로 옮기려 하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여자로서 나는 도나 카렌의 여성친화적인 ‘일곱 개의 쉬운 품목들(Seven Easy Pieces, 여성들이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입기 편한 아이템 7가지)’ 이 2016년, 그리고 그 이후에 걸맞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았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이 있다.
- 글
- 수지 멘키스
- 포토그래퍼
- INDIG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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