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업은 스스로에 대한 위로와 격려다

보는 눈, 숨 쉬고 냄새 맡는 코, 먹고 말하는 입. 얼굴에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관이 모여 있다. 하지만 여자에게 얼굴은 생존 이상이다. 메이크업으로 스스로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것이다.

데이비드 보위 그 이상의 페르소나가 된 붉은 번개의 시작은 다음과 같다. 그는 새 앨범을 세상에 내놓으며 “이 사람은 ‘지기 스타더스트’라는 화성에서 온 외계인”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는 풀 메이크업을 한 채 사진가 브라이언 더피의 카메라 앞에 섰다. 메이크업은 피에르 라로슈의 몫. 무지개처럼 다채로웠던 그의 예술 인생에 있어 메이크업과 그루밍은 단순한 치장 그 이상의 의미였을까? 여러 개의 인격으로 변신하고 이입하기 위한 일종의 의식으로서 그는 거울 앞에 앉았을지 모른다.

“위대한 예술가들이라면 더더욱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가끔 메이크업이 마음을 조종하는 것 같다고 생각할 때가 있는걸요.” 데이비드 보위를 추모하는 <보그> 메이크업 화보 촬영장에서 모델 박세라가 말했다. “직업상 거의 매일 다른 메이크업을 받는데 그게 그날의 애티튜드에 엄청난 영향을 미쳐요. 메이크업하는 동안 거울을 통해 점점 자신의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오늘의 나’는 어떤 사람이어야 할지, 어떻게 앉고 얼마만큼 웃어야 할지 감이 오죠.”

일본의 뇌과학자 온조 아야코 박사가 발표한 <거울과 화장을 통한 자기 인식>이라는 연구 논문을 살펴보면 화장의 의미는 더 흥미진진해진다. 우리의 뇌는 타인과 커뮤니케이션할 때, 특히 상대방과 아이 컨택할 때 기쁨의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 분비되는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눈과 마주칠 때도 역시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재미있는 건 우리의 뇌가 화장 전과 후의 얼굴 중 맨 얼굴에 더 기쁨을 표한다는 것. “이제 곧 예뻐질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에요.” 화장을 기대하는 뇌라니, 참으로 귀엽지 않나! 결국 화장의 1차적 쓸모는 나 스스로를 기쁘게 하는 것.
최신기사
- 에디터
- 백지수
- 포토그래퍼
- CHA HYE KYUNG, INDIGITAL, COURTESY PHOTOS
- 모델
- 박세라
- 헤어
- 김승원
- 메이크업
- 류현정
추천기사
-
아트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마라 마들렌 피엘러와 나눈 '실험적 오페라'에 관한 대화
2025.12.27by 김나랑
-
패션 뉴스
패션만이 옷을 입힐 수 있다, 패션계가 영화에 발을 들이는 이유
2025.12.30by 하솔휘
-
패션 뉴스
플립플롭, 라부부, 오아시스 버킷 햇! 2025년을 대표하는 아이템 15
2025.12.25by 황혜원, Laia Garcia-Furtado
-
패션 뉴스
도쿄에서 열리는 라프 시몬스의 특별한 아카이브 이벤트
2025.12.23by 오기쁨
-
아트
아이디어 뮤지엄, 만지고 감각하라!
2025.12.19by 김나랑
-
셀러브리티 스타일
한국적인 아름다움으로 2025 MMA 장악한 제니
2025.12.22by 오기쁨
인기기사
지금 인기 있는 뷰티 기사
PEOPLE NOW
지금, 보그가 주목하는 인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