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 JOHN GIORNO
팔레 드 도쿄는 위치상 파리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16구(75116)에 위치해 있다. 센 강의 오른쪽 에펠 탑 바로 건너편에 위치해 있어 여름이면 바로 옆 모던 아트 뮤지엄과의 사이에 있는 야외 카페에서 아페리티브를 즐기며 파리에서 가장 매력적인 위치에서 사진 한 컷 찍기 그만인 곳! 물론 그 속에는 에펠 탑이 보이고. 그 외에도 바로 건너편에 팔레 갤리에라 (Palais Galliera), 옆에는 파리 모던 아트 뮤지엄, 또 걸어서 오 분 거리에 아시안 아트 내셔널 뮤지엄(Muse national des arts asiatique)이 있어 한 번에 여러 뮤지엄 투어가 가능한 황금의 사각지대다.
이왕 온 김에 지하철역 알마 마소(Alma Marceau)에 있는 다이애나 비가 사고로 죽은 바로 그 현장에 세워진 기념비도 한 번 방문하고 아시아 박물관을 지나 있는 유명한 트로카데로(Trocadero) 광장도 가보길 권한다. 때마다 다른 치장을 한 에펠 탑의 엽서 사진이 바로 여기서 대부분 찍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지인들에게 유명한 쇼핑 거리 ‘Rue de passy’도 이 근처에 위치 해있다. Passy거리는 프렌치 브랜드 Maje, Tara Jamon, Agnes B, Repetto, Zadig &Votaire, Anne Fontaine등 대부분의 브랜드가 걷기 좋은 분위기로 형성돼있고 예쁜 카페와 식당도 많다. 그야말로 하루 빼곡히 걸리는 만족스러운 일정이 될 법한 코스다.
존 지오노(1936)는 미국 근대(대표시기1950-1960) 문화를 대표하는 시인, 퍼포먼스 아티스트, 음성 시와 Cut Up Art의 창시자이다. 팔레 드 도쿄의 이번 전시에서 미국 근대 아트를 대표하는 앤디 워홀과 로버트 로젠버그, 재스퍼 존스등과 ‘뉴욕 아트 신’의 배경이 된 존은 그의 친구이자 연인 ‘우고 론디논(Ugo Rondinone)’의 아트 디렉팅으로 재탄생했다. 한 개인의 아트를 숭배하는 자의 시각은 그 개인의 작업뿐 아니라 일생조차 미적, 도덕적 맹신의 눈으로 우리에게 강렬한 메세지를 전하는데 헌신을 다한다. 그리고 그 헌신은 이 질문에서 시작된다.
‘존 지오노는 누구인가?’ 친구, 뮤즈, 연인, 인간, 영혼의 지도, 욕망의 대상, 호기심의 딸, 언어로 만들어진 벽, 명상가, 게이, 액티비스트, 꽃다발, 바브라 스트라 이젠트의 크리스마스 송, 자유 여신상의 귀신… 그가 말했듯이 존은 현재를 사는 우리 모두의 미로 같은 삶을 가장 원초적 표현으로 언어화 음성화, 시각화했다. 언어가 음악이 될 수 있듯이 언어가 시각화가 되어 벽에 걸렸을 때의 메시지의 강렬함은 어느 비주얼 아트 못지않다. 몇 천 개의 시가 색색의 종이에 타이핑 되어 붙은 길고 엄청나게 높으며 둥근 커브로 이어진 엄청난 크기의 통로는 과히 시각과 언어를 분별하는 정신 능력 어느 곳에도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의 말대로’ 일어난 것은 상황이 아니라 그것을 처리하는 방법에 있다’라는 그 표현이 적합한 전시다. 시가 주는 의사 전달 그 자체보다 그것을 보는 환경에 더 지배되는 순간이다.
그 외에도 앤디 워홀이 그를 모델로 해 제작한 비디오 영상관, 음성시의 창시가 된 Dial-A-POEM을 재현한 방, 그를 친애하는 아티스트 베르네 도슨(Verne Dawson), 엘리자베스 페이톤(Elizabeth Payton) 빌리 설리번(Billy Sullivan)의 존의 초상과 사진가들의 사진이 전시된 방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돼있다. 그가 써온 방대한 양의 언어의 이차원 삼차원화의 거대한 규모가 신선하고 팝 아트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전시장 중앙 전자 메시지 판 앞에 배치된 전화기를 통한 메시지를 진지하게 듣느라, 숨조차 못 쉬는 소년의 모습, 갓 난 아이와 함께 편안하게 쿠션 의자에 앉자 전시 내용을 듣고 있는 사랑스런 아빠의 모습 등 자유로운 참관 분위기 또한 존이 추구하는 현대인의 일상의 한 편린이 아닌가 싶어 한 컷 한 컷 담고파진다.
파리에서 전시를 보는 기쁨은 바로 전시 자체도 있지만 진지하고 열성적이며 아트를 삶의 기쁨으로 즐기는 파리지엥들의 모습을 훔쳐보는 기쁨 또한 만만치 않다. 존은 부디스트, 명상가로도 유명하다. 그가 칠십 세 생일을 기념해 제작한 퍼포먼스 비디오 ´Thanks 4 Nothing’. 턱시도에 보우 타이를 맨 댄디한 차림의 그가 세상에 감사와 조롱의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는 동안 그의 양복 컬러는 블랙에서 화이트로 변하듯 영상처리된다. 순간 카메라가 그를 비추이는데… 그는 맨발로 무대 위에 서있었다. 미국인으로 태어나 다양한 아티스트, 액티비스트로 활동하며 부디스트였던 그의 모습을 이보다 더 아이러니하게 표현하는 방법이 또 있을까? 지성이 감성과 시소 위에서 팽팽한 균형감을 늦추지 않고 에너지를 발산하는 그 순간이 바로 이 전시의 광경이었다.
- 글/ 사진
-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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