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6 F/W 밀라노 패션위크 – 베르사체의 강한 여성
“스포티하네요!” 고리처럼 매달린 조명 아래 둥그런 무대를 경쾌하게 걸어가던 모델들의 워킹을 모두 본 후 나는 백스테이지에서 도나텔라 베르사체에게 말했다.
“그들은 강한 여성들이예요. 여성들은 강해야만 하죠!” 도나텔라가 말했다. 내가 가죽 디테일과 지퍼 장식이 들어간 스키니한 수트, 또는 스트레치 팬츠와 슬림 스커트를 입고 과감하게 걸어오는 모델들에 대해 그저 스포츠웨어라기 보다는 좀더 의미를 부여 했어야 했다는 듯이.
아마도 나는 밀라노의 모던한 빌딩 꼭대기에 있는 넓은 공간에서 쇼가 열린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었던 것 같다. 아니면 스포츠를 아젠다로 삼았으나 섹슈얼리티로 향했던 베르사체 아뜰리에의 꾸뛰르 쇼를 떠올렸을 지도 모른다.
통제된 여성상은 이 앞으로 행진해 나가는 모델들이 투영하고 싶었던 이미지인 것처럼 보였다. 모델들이 입은 아이스 블루의 색감은 때론 푸른 색이 점점 하얗게 옅어지는 풍성한 퍼 코트에서와 마찬가지로 은하계의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우주로의 여행이었을까?
그러나 도나텔라는 좀더 현실적인 제안을 가지고 있었다. 현대세계에서 만날 수 있을만한 럭셔리하면서 스포티한 의상을 입힌 것이다. 실크로 된 슬립 드레스가 여럿 등장했고 어떤 드레스는 모델이 런웨이에서 몸을 돌리자 가슴을 드러내 버리는 사고를 치기도 했다. 기대와 다른 속살 노출은 의도를 가지고 드러낸 어깨와는 다른 경우였다.
대부분 옷들은 낮을 위한 거였다. 일부 롱 드레스들만이 이번 주말 열릴 아카데미 상 시상식을 암시하고 있었다. 베르사체가 언제나 강력한 도전자로 등장하는 레드카펫 행사 말이다.
나는 도나텔라가 격식 차린 드레스들을 포기하길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이를 위한 아뜰리에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일부 레디 투 웨어 의상에는 길거리에서 분명 시선을 모으고 밤에 빛을 발할 예술적인 소용돌이와 지그재그가 들어가 있었다.
그리하여 이번 컬렉션에는 신선한 활력이 넘쳤다. 영국의 디자이너이자 이전 베르사체 팀의 멤버였던 크리스토퍼 케인이 이야기했듯, 여전히 “매우 도나텔라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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