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6 F/W 밀라노 패션위크 – 마르니: 저무는 낭만파
“로맨틱해요. 하지만 모던하죠.” 콘수엘로 카스틸리오니는 마르니 모델들이 둥그런 귀걸이의 끈이 흔들리는 모양에 따라 고개를 치켜드는 모습을 보며 말했다.
그러나 그 귀걸이와 커다란 암홀의 드레스만이 콘수엘로가 ‘균형을 잃었다’라고 표현한 컬렉션에 어울리는 유일한 아이템이었다.
사실, 패션 작품들이 극대화되고 드라마틱한 만큼 때론 우스꽝스럽기까지 했던 몇 시즌이 지나고 난 후 이번 시즌, 그 형상은 쪼그라들었지만 상상력은 그렇지 않았다.
나는 디자이너가 죽 늘어진 색연필과 작도 도구, 삼각자와 컴퍼스가 놓인 작업대 앞에 앉아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도구 하나로 그녀는 아마도 빨간 드레스의 둥그런 어깨와 소매를 그렸을 것이다. 또 다른 도구로 헐렁한 톱과 팬츠의 물결무늬 패턴을 그렸을 것이다. 그리고 나서 액세서리를 만드는 즐거운 작업이 이어졌으리라. 메탈 스트립이 들어간 레그 스패츠 밑으로는 구두 굽이 달렸다. 그리고 기하학적 원이 사방으로 흔들리는 귀걸이들은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그 커다란 시퀸은 어떠한가 – 납작한 모양으로 반짝이거나 가슴팍을 가로지르며 좀더 예술적으로 장식된 그 시퀸 말이다.
여전히 오버사이즈한 요소들도 등장했다. 특히 팔꿈치와 손목 사이에서 풍선처럼 부풀어오른 커다랗고 위풍당당한 소매가 그랬다. 이 옷들은 역사적인 로맨스의 느낌과 함께, 이 디자이너에 대한 묘사라 할 수 있을 제멋대로인 예술가의 느낌도 주었다.
마르니가 더 이상 모기업의 출발점인 퍼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해도 가슴을 꼭 감싼 컬러 퍼 케이플릿은 흥미롭고도 역사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번 쇼는 오늘날 마르니의 존재를 강력한 버전으로 보여줬다. 두드러지고 왜곡된 로맨티시즘이 더해졌지만 조용하면서도 확고한 마르니 만의 시그니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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