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S/S 시즌 백스테이지는 ‘뒤끝’이 좋았다. 앞보다 뒷모습이 더 예쁜 헤어 스타일링 아이디어로 가득했으니까.
당신이 대접받고 있는 여자일수록 뒷모습 보일 일은 많아진다. 그는 자꾸 ‘레이디 퍼스트’라며 문을 열어 당신을 먼저 들여보내고, ‘치마가 짧네’라며 계단 뒤를 지켜주려 한다. ‘들어가는 거 보고 갈게’라며 당신의 뒷모습이 사라지길 기다려주는 건 기본. 눌리고 갈라진 뒷머리로 인해 언제까지 상궁마마 앞에서 물러나는 무수리처럼 뒷걸음칠 순 없다. 고맙게도 이번 시즌 백스테이지에는 볼륨 ‘빵빵’하고 사랑스럽기 짝이 없는 장식의 뒷머리 아이디어가 흘러넘쳤다.
텍스처로 볼륨 업 먼저 타월 드라이 후 약간 젖은 머리카락에 볼륨 에센스를 바른다. 그런 뒤 뿌리를 위로 쳐올린다는 기분으로 블로 드라이할 것. 모발 부분을 손으로 구기듯 쥐면서 말리면 텍스처가 더 잘 산다. 무심한 듯 시크하던 마이클 코어스 액세서리를 참고하는 것도 좋다. 크게 섹션을 뜬 머리를 대충 말아 실핀으로 고정한 다음 그 사이로 비녀를 척 꽂아 넣으면 완성.
로맨틱 포니테일 질끈 묶어 꼬리를 남긴다고 죄다 포니테일이 되는 게 아니다. 헤어 스타일리스트 권영은은 뒤통수에 볼륨을 주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설명한다. “머리가 살짝 젖은 상태에서 모발 전체에 볼륨 에센스를 바르세요. 그런 뒤 허리를 접은 채 머리를 거꾸로 늘어뜨리고 블로 드라이합니다.” 전체적으로 볼륨을 살려놓은 상태에서 두상의 형태에 따라 가라앉힐 곳은 가라앉히고 살릴 곳은 백콤을 넣어 띄우면 된다.
로맨틱 포니테일 샤넬을 위해 양 갈래로 묶은 머리를 하나의 긴 핀으로 집어 놓은 듯한 샘 맥나이트의 연출은 정말 ‘굿’이었다. 패션 액세서리 활용도 아이디어다. 크리스토퍼 케인의 히트작 ‘케이블 초커’를 헤어 초커로 활용한 귀도처럼 쁘띠 스카프로 목과 머리카락을 한 번에 묶거나 메탈 반지를 포니테일 시작점에 겹쳐 끼우면 된다.
트위스트 퀸 J.W. 앤더슨, 퍼블릭스쿨 등에선 유난히 꼰 머리가 많이 눈에 띈다. “트위스트한 머리카락이 한 올의 흐트러짐도 없이 튼튼한 밧줄처럼 보여야 해요” 프로엔자 스쿨러의 키 헤어 아티스트 안소니 터너의 포인트 레슨에 귀를 기울일 것. 잔머리가 많거나 뻣뻣한 머리카락의 소유자라 매끈한 ‘밧줄’이 연출되지 않는다면? 젤보다 매트한 왁스를 선택해 고정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