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6 F/W 파리 패션위크 – 인도로부터 더 넓은 세계로
두 가지 점이 마니시 아로라가 인도에서 벗어나 국제적인 세계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었다. 첫 번째로는 막 기사 작위를 수여 받은 디자이너가 프랑스의 레종 도뇌르를 의미하는 붉은 리본을 자랑스럽게 달고 관객들을 맞이 했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이 국제적인 성공신화가 독일의 사진작가 엘렌 본 운베르트와 전형적인 파리의 디자이너인 샹탈 토마스를 설득해 자신의 쇼에 모델로 서도록 했다는 점이다. 이번 쇼는 마니시의 파리 자택 근방의 프랑스식 카페에서 열렸다. 지난 해 테러 공격이 발생했던 지역이었다.
최근 컬렉션들이 서구식으로 보이려 애쓰는 인도 의상들의 발리우드식 패러디처럼 보였다면, 이번 쇼는 거친 서부로 나아가 승리를 거두었다. 밝은 컬러와 패턴의 믹스는 나라 전체가 풍기는 흥미진진한 색조와 함께 여전히 인도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러나 의상들은 이해하기 쉬웠고 패턴들은 잘 통제됐다. 모델들이 카우보이 부츠를 신고 걸어 나올 때 스타일리시한 긴 줄무늬와 함께 즐거운 느낌이 살아있었다. 패셔너블한 액세서리였던 보라색으로 염색한 포메라니안을 떠올려보라.
보디라인은 단연코 서구의 돌리 파튼이었다. 서로 다른 패턴의 톱과 스커트로 허리라인을 구분하고 가죽과 메탈 벨트로 허리를 단단히 동여맸다. 재단이 더 루즈하게 들어간 경우에는 이 디자이너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디지털 프린트가 여백을 좌우했다.
밀랍으로 프린트한 패브릭과 디자이너의 말에 따르면 “부족의 자수” 등 몇몇 요소들은 심지어 아프리카에서 따왔다. 그러나 그는 테마를 바탕으로 생각했다. 예를 들어 미국 극서부와 서구세계의 주요 문물이라 할 수 있는 데님이 벨티드 웨이스트 코트나 엘렌 본 운베르트의 길고 긴 주름치마처럼 끊임없이 사용되었다.
한 대륙의 문화에서 다른 문화로 옮겨가는 것은 디자이너에게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나는 매니시가 이를 잘 해냈다고 인정한다. 마지막에 흘러나온<귀여운 여인(Pretty Woman)>의 주제가는 디자이너가 “프레리 고즈 팝(Prarie goes pop)”이라 이름 붙인 이번 쇼의 절제된 풍요로움을 잘 요약해준다.
라훌 미쉬라: 테크노 핸드워크 – 사랑을 담아
나는 역사적인 패션 아이콘 다이애나 브릴랜드가 무뚝뚝하게 던진 “핑크는 인도의 네이비 블루”라는 말이 유효한 패션 아이덴티티를 정립하려는 아시아 대륙의 노력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믿는다.
인도를 떠올려보라. 핑크를 떠올려보라. 그리고 오렌지나 인도, 특히 특정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다른 비비드한 색깔을 떠올려보라.
그러나 여기엔 좀더 눈여겨볼 부분이 있다. 그리고 나는 라훌 미쉬라가 주로 네이비와 화이트로 구성해 선보인 파리의 컬렉션을 보면서 내적인 즐거움을 느꼈다. 슬림 드레스는 허리 부분이 쏙 들어갔고 톱에는 풀 스커트가 매치되었다.
그러나 의상의 강렬한 인상은 고요한 컬러에서 오는 것이 아니었다. 쇼의 컬러는 마침내 인도에서는 주로 남성들의 색이라 할 수 있는 크림 베이지와 하얀색으로 변화했다. 이는 디지털적으로 창조된 놀라우리만큼 디테일한 핸드워크였고 라훌이 2014년에 인터내셔널 울마크 프라이즈에서 수상한 이유였다.
“인도 텍스타일이 지닌 이야기 들려주기. 몇 세기 동안 내려오던 기술의 복잡함과 수공예 분야의 깊은 부의 바다에 대해 설명하기 -이 여정은 다양하고 영향력 있으며 시간을 초월하는 전통을 끌어들인다.” 쇼 노트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우리는 홀치기 염색과 반다니(bandhani, 홀치기 염색의 일종) 같은 모든 테크닉을 보유하고 있어요.인도의 전통적인 수공예죠.저는 지금과 같은 기술의 세계에서 왜 어떤 사람들은 그런 작업을 하는지 궁금해한 적이 있었죠.” 디자이너가 말했다.
그러나 라훌이 나에게 백스테이지에서 작업을 가까이 살펴볼 수 있도록 해주자, 나는 이 핸드워크에는 또 다른 측면이 존재함을 깨달았다. 바로 손으로 자수를 놓을 때 어떤 비율로 줄어들 것인지 판단하는 것과 같은 기술에 대한 정신노동 말이다.
“우리는 이를 미리 계산해야 해요.그리고 바느질을 했을 때 눈에 보이는 유착이 없을 거고 완벽하게 이어질 거라고 확신합니다.”
이 훌륭한 컬렉션은 테크노와 사람 손이 인도를 위해 새로운 패션 세계를 만들고 가고 있다는 걸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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