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패션계에 새로움을 선사한 디스럽터들

2016.04.28

패션계에 새로움을 선사한 디스럽터들

패션 시스템에 혼란을 일으키고, 고정관념을 교란시키는 새로운 패션 디스럽터들. 이들 사이엔 중요한 요소가 있다. 패션 친구들과 나눈 우정에서 비롯된 에너지를 세상과 공유한다는 사실.

패션 시스템에 혼란을 일으키고, 고정관념을 교란시키는 새로운 패션 디스럽터들. 이들 사이엔 중요한 요소가 있다. 패션 친구들과 나눈 우정에서 비롯된 에너지를 세상과 공유한다는 사실.

지난 4월 10일 파리의 팔레 드 도쿄에서 는 2박 3일간 논스톱 예술 잔치가 벌어졌다. 뮤지션 공연부터 퍼포 먼스, 비디오 전시 등등. 전 세계에서 몰려든 80여 팀이 금요일 저 녁 6시부터 일요일 밤 8시까지 쉴 새 없이 새로운 시대의 에너지를 뿜어냈다. 이벤트의 이름은 ‘Do Disturb’. 굳이 우리말로 바꿔보자 면, “혼란시켜라!”.

지난 4월 10일 파리의 팔레 드 도쿄에서는 2박 3일간 논스톱 예술 잔치가 벌어졌다. 뮤지션 공연부터 퍼포먼스, 비디오 전시 등등. 전 세계에서 몰려든 80여 팀이 금요일 저녁 6시부터 일요일 밤 8시까지 쉴 새 없이 새로운 시대의 에너지를 뿜어냈다. 이벤트의 이름은 ‘Do Disturb’. 굳이 우리말로 바꿔보자면, “혼란시켜라!”.

익숙한 시스템, 일반적 질서를 교란시키는 사람들은 일명 ‘디스럽터(Disrupter)’로 추앙받 는다. 편견과 선입견을 깨부수는 이들을 가리키면서 실리콘밸리에 서 시작된 이 말이 패션계에까지 퍼졌다. 미국 는 올 3월호 를 통해 뎀나 바잘리아, 올리버 셰인 등을 디스럽터라 칭하며 새로 운 패션 세계의 도래를 선언했다. 2016년 패션을 정의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그들의 친구들과 함께한다는 사실이다.

익숙한 시스템, 일반적 질서를 교란시키는 사람들은 일명 ‘디스럽터(Disrupter)’로 추앙받는다. 편견과 선입견을 깨부수는 이들을 가리키면서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이 말이 패션계에까지 퍼졌다. 미국 <보그>는 올 3월호를 통해 뎀나 바잘리아, 올리버 셰인 등을 디스럽터라 칭하며 새로운 패션 세계의 도래를 선언했다. 2016년 패션을 정의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그들의 친구들과 함께한다는 사실이다.

우정과 패션이 만나 새 에너지가 탄생하는 시대. 그 서막을 연 건 지난 2월 15일. 뉴욕의 젊은 디자인 듀오, 엑하우스 라타 (Eckhaus Latta)는 늦은 시간 패션 위크의 소음이 가득한 맨해튼 이 아닌 롱아일랜드에 자리한 PS1(뉴욕 MoMA의 별관 정도)에서 쇼를 선보였다. 트랜스젠더 아티스트인 줄리아나 헉스 테이블(Juliana Huxtable)의 뒤를 이어 건축가 미기 후드(Miggi Hood)가 걸어 나오고, 전문 모델이 그 뒤를 잇는 방식. 디자이너인 마이크 엑하우스와 조이 라타의 친구, 아티스트 그리고 직업 모델이 섞여 나온 풍경은 지금 젊은 세대가 바라는 동시대적 이미지 그 자체였다.

우정과 패션이 만나 새 에너지가 탄생하는 시대. 그 서막을 연 건 지난 2월 15일. 뉴욕의 젊은 디자인 듀오, 엑하우스 라타(Eckhaus Latta)는 늦은 시간 패션 위크의 소음이 가득한 맨해튼이 아닌 롱아일랜드에 자리한 PS1(뉴욕 MoMA의 별관 정도)에서 쇼를 선보였다. 트랜스젠더 아티스트인 줄리아나 헉스테이블(Juliana Huxtable)의 뒤를 이어 건축가 미기 후드(Miggi Hood)가 걸어나오고, 전문 모델이 그 뒤를 잇는 방식. 디자이너인 마이크 엑하우스와 조이 라타의 친구, 아티스트 그리고 직업 모델이 섞여 나온 풍경은 지금 젊은 세대가 바라는 동시대적 이미지 그 자체였다.

흘러간 세대 속 디자이너들은 작업실 벽 한쪽에 자신이 바라는 뮤즈의 사 진을 붙여 넣고 영감을 기다리곤 했다. 오드리 헵번, 마리사 베렌슨 혹은 케이 트 모스 등이 전통적 패션 뮤즈. 하지만 2016년 디스럽터는 친구들의 사진을 붙인다. 런던의 마르케스 알메이다는 친구들의 사진을 바라보며 그들이 입을 법한 혹은 어울릴 만한 옷을 디자인한다. 함께 맥주를 마시고 패션에 대해 대 화하는 사진가, 패션지 어시스턴트, 에디터 등을 위해 옷을 디자인하고, 실제로 2월 쇼에도 그들을 무대에 세웠다.

흘러간 세대 속 디자이너들은 작업실 벽 한쪽에 자신이 바라는 뮤즈의 사진을 붙여 넣고 영감을 기다리곤 했다. 오드리 헵번, 마리사 베렌슨 혹은 케이트 모스 등이 전통적 패션 뮤즈. 하지만 2016년 디스럽터는 친구들의 사진을 붙인다. 런던의 마르케스 알메이다는 친구들의 사진을 바라보며 그들이 입을법한 혹은 어울릴 만한 옷을 디자인한다. 함께 맥주를 마시고 패션에 대해 대화하는 사진가, 패션지 어시스턴트, 에디터 등을 위해 옷을 디자인하고, 실제로 2월 쇼에도 그들을 무대에 세웠다.

런던의 몰리 고다드 역시 친구들의 손을 잡았다. 60년대 일본 영화 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세트를 준비한 디자이너는 친구들을 무대에 올 렸다. 그 속에서 현실적 외모의 아가씨들은 자유롭게 얘기하고 손잡은 채 포즈 를 취하며 웃었다. 9등신 모델 대신 거리에서 만난 아가씨들, 함께 패션을 공부 하던 친구들을 내세운 이유? “이번 컬렉션은 모던 꾸뛰르에 대한 연구입니다. 새로운 소재와 볼륨을 선보이는 거죠. 하지만 이런 옷을 현실의 여자들에게 입 히고 싶었습니다.”

런던의 몰리 고다드 역시 친구들의 손을 잡았다. 60년대 일본 영화 <동경 방랑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세트를 준비한 디자이너는 친구들을 무대에 올렸다. 그 속에서 현실적 외모의 아가씨들은 자유롭게 얘기하고 손잡은 채 포즈를 취하며 웃었다. 9등신 모델 대신 거리에서 만난 아가씨들, 함께 패션을 공부하던 친구들을 내세운 이유? “이번 컬렉션은 모던 꾸뛰르에 대한 연구입니다. 새로운 소재와 볼륨을 선보이는 거죠. 하지만 이런 옷을 현실의 여자들에게 입히고 싶었습니다.”

이런 경향의 정점에는 베트멍의 뎀나 바잘리아가 있다. 지난 시즌, 디자이 너 고샤 루브친스키를 무대에 세웠던 그에게 친구들이야말로 오늘날 패션의 발원지이다. 스타일링을 맡은 로타 볼코바가 무대에 오르거나 쇼 음악을 맡는 DJ 클라라 3000이 무대에 오르는 것 역시 그래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 뒤에 는 억지스러운 변명이나 대단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지 않다. 그저 자신이 좋 아하는 친구들이 자기 옷을 입는 것뿐이다. “우린 피팅할 때마다 실제로 우리 옷을 입는 아가씨들을 초대합니다. 그리고 늘 이렇게 묻죠. ‘이 옷 입을 것 같아 요? 어떻게 입을 거죠?’”

이런 경향의 정점에는 베트멍의 뎀나 바잘리아가 있다. 지난 시즌, 디자이너 고샤 루브친스키를 무대에 세웠던 그에게 친구들이야말로 오늘날 패션의 발원지이다. 스타일링을 맡은 로타 볼코바가 무대에 오르거나 쇼 음악을 맡는 DJ 클라라 3000이 무대에 오르는 것 역시 그래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 뒤에는 억지스러운 변명이나 대단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지 않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들이 자기 옷을 입는 것뿐이다. “우린 피팅할 때마다 실제로 우리옷을 입는 아가씨들을 초대합니다. 그리고 늘 이렇게 묻죠. ‘이 옷 입을 것 같아요? 어떻게 입을 거죠?’”

물론 디자이너들이 친구들을 쇼에 세우고 친구들에게서 영감을 얻는 건 오래된 관습이다. 이번 시즌만 해도 마크 제이콥스 쇼에선 레이디 가가가 워킹 했고, 구찌의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뉴욕의 사진가 페트라 콜린스를 쇼에 캐스 팅했다. 심지어 릭 오웬스는 2년 전 자신의 직원들을 무대에 세웠다. 하지만 지 금 신세대의 방식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건 그 방식 가운데 자연스러움이 담겨 있어서다.

물론 디자이너들이 친구들을 쇼에 세우고 친구들에게서 영감을 얻는 건 오래된 관습이다. 이번 시즌만 해도 마크 제이콥스 쇼에선 레이디 가가가 워킹했고, 구찌의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뉴욕의 사진가 페트라 콜린스를 쇼에 캐스팅했다. 심지어 릭 오웬스는 2년 전 자신의 직원들을 무대에 세웠다. 하지만 지금 신세대의 방식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건 그 방식 가운데 자연스러움이 담겨있어서다.

함께 클럽에 다니던 댄서 친구를 무대에 올리는 후드 바이 에어, 이 웃 여성들을 프레젠테이션에 초대하는 레이첼 코미 등이 젊은 패션 팬들에게 공감을 얻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래서인지 아름다운 할리우드 배우와 함께 파 티를 즐기며 #Family, #Gang, #Squad 등의 해시태그를 더하는 식으로 우정 을 과시하는 건 이제 철 지난 방식처럼 느껴진다.

함께 클럽에 다니던 댄서 친구를 무대에 올리는 후드 바이 에어, 이웃 여성들을 프레젠테이션에 초대하는 레이첼 코미 등이 젊은 패션 팬들에게 공감을 얻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래서인지 아름다운 할리우드 배우와 함께 파티를 즐기며 #Family, #Gang, #Squad 등의 해시태그를 더하는 식으로 우정을 과시하는 건 이제 철 지난 방식처럼 느껴진다.

“백미러만 보며 운전할 순 없죠.” 발렌시아가 백스테이지에서 뎀나 바잘리아는 이렇게 말했다. 과거만 바라보면서 미래로 나아갈 순 없다는 얘기다. 그리고 지 금 패션의 운전석에 앉은 젊은 디자이너들은 앞은 물론 조수석의 친구들을 유 심히 바라보고 있다. 길고 험한 패션의 길을 홀로 떠나기는 너무 외로우니까.

“백미러만 보며 운전할 순 없죠.” 발렌시아가 백스테이지에서 뎀나 바잘리아는 이렇게 말했다. 과거만 바라보면서 미래로 나아갈 순 없다는 얘기다. 그리고 지금 패션의 운전석에 앉은 젊은 디자이너들은 앞은 물론 조수석의 친구들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길고 험한 패션의 길을 홀로 떠나기는 너무 외로우니까.

    에디터
    손기호
    포토그래퍼
    JAMES COCHRANE, INDIG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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