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공 속에서 길을 잃다
피부 온도 감시관
기온이 1℃ 오르면 피지는 10% 증가한다. 온도가 문제라면 냉장고에 넣어놓은 마스크 팩이나 찬물 패팅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의사들은 입을 모아 “페이스 쿨링은 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나은 정도”라고 말한다. AnG 클리닉 안지현 원장은 이렇게 경고한다. “특히 알코올, 멘톨, 캠퍼같이 쿨링 성분이 들어 있는 제품을 사용한 뒤 피부가 조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해도 그건 일시적인 현상일 뿐입니다. 오히려 그 자극 때문에 건조하고 예민해져 피지가 더 많이 분비될 수도 있죠.” 또 지나치게 차가운 물도 피부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와 독이 될 수 있다. 세안하는 물은 적당한 긴장감을 유발하는 10~15℃ 정도, 즉 약간 시원한 물 정도면 족하다.
길 터주는 각질 제거
피지가 나가는 길, 모공. 통행객이 많아지면 병목현상이 일어난다. 린 클리닉 김세현 원장은 각질이 쌓여 길이 좁아지면 피지가 모공 안에 정체되고 결국 모공이 넓어지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한다. 각질 제거가 곧 모공 케어라는 얘기다. 우리가 그토록 고민하는 블랙 & 화이트 헤드 역시 과한 각질이 원인. “문제는 이것이 한번 생기면 정상적인 경우보다 각질이 네 배나 더 빨리 생긴다는 겁니다.” We 클리닉 조애경 원장의 설명이다. “악순환의 시작이죠. 여기 세균이 침투하면 바로 여드름으로 발전하는 만큼 피지가 고이지 않게 미리 케어해야 해요.” 피지량이 많아지는 여름엔 AHA, BHA 같은 각질 제거 성분이 함유된 저자극 제품으로 길을 터주는 작업을 게을리하지 말길.
꼼꼼한 딥 클렌징
‘딥’한 클렌징이니 모공 속까지 닦아주는 건가 싶겠지만 모공의 크기는 불과 0.02~0.05mm, 우리 힘으로는 닦을 수 없을 정도로 작다. 그러니 딥 클렌징은 그냥 ‘좀더 꼼꼼한 클렌징’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극세사 글러브나 브러시 세안법도 각질 케어에 가까운 딥 클렌징). 효과 좋은 딥 클렌징법이 궁금하다면 조애경 원장의 노하우를 따라 해보자. “한번 생긴 화이트헤드는 화장품 바르고 세안한다고 해서 잘 없어지지 않아요. 먼저 스팀 타월로 각질을 불리세요. 수증기 상태의 물 분자는 피부 속까지 침투하는 능력이 높아질 뿐 아니라 기체 상태라 자극도 적습니다. 그런 다음 손가락에 거즈 감아서 화이트헤드를 살포시 밀어냅니다. 손가락을 V자로 밀어 올리듯이 움직이세요.” 사실 깊이 박힌 묵은 피지는 딥 클렌징으로도 해결되지 않는다. 힘주어 문지르면 오히려 각질의 케라틴이 밀려 나와 유분과 섞이고 이것이 모공을 막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코 팩이나 정기적인 딥 클렌징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두꺼운 각질은 클리닉을 찾아 한번 시원하게, 제대로 녹여내는 게 낫다.
SOS 모공 프라이머
모공 프라이머는 내려놓으면 득, 욕심부리면 독이 된다. 영리하게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이런 프라이머에 들어 있는 실리콘은 백탁도 적고 발림성이 뛰어나 모공을 매끈하게 잘 가려주죠. 하지만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건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김세현 원장의 조언이다. 모공 프라이머는 그 제품의 태생상 물과 땀에 쉽게 지워지지 않는 만큼, 클렌징이 덜 되면 오히려 모공을 막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성이라 넘치는 피지를 주체 못할 지경이라면? 프라이머의 도움을 받아 여분의 피지를 컨트롤해주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는 것도 팩트. 매우 얇게 발리면서 스킨케어 효과까지 겸한 제품을 선택하길.
궁극의 탄력 관리
사실 모공에는 젊은 모공과 늙은 모공,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전자는 피지 분비의 양이 많아 모공의 지름이 늘어난 것이고 후자는 노화로 인해 아래로 처져 긴 타원형 모양을 하고 있다. “모공을 쫀쫀하게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콜라겐 섬유입니다. 노화가 시작되어 탄력섬유가 감소하면 크기가 커지고 늘어질 수밖에 없죠.” 김세현 원장의 설명이다. 건성 피부도 나이가 들면서 모공이 눈에 띄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만약 이때 지성 피부에 모공 관리하듯 피지를 걷어내는 방법을 사용하면 오히려 노화로 인한 모공이 더 눈에 띈다. 늙은 모공에는 안티에이징 케어가 답. 서마지, 고주파 등 탄력의 허리층을 강화해주는 안티에이징 시술도 도움이 된다. 피부과 전문의이자 CNP차앤박화장품 이동원 대표이사는 메조톡신과 같은 보톡스 요법을 권한다. “모공은 털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구멍이기도 하기에 그 속에는 체모를 바짝 세우는 기모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근육을 컨트롤해 모공이 좁아 보이도록 할 수 있는 거죠”
스트레스 프리 라이프
야근 다음 날 혹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화장이 잘 받지 않고 피부가 더 나빠 보이는 것 또한 피지 분비가 늘어나서이다. “스트레스 받으니 술 마시고,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 습관은 피지도 더 많이 돌게 만들죠.” 안지현 원장의 설명이다. 그러니 힘들 때일수록 라이프스타일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생활 전반을 정돈하도록. 조애경 원장은 이렇게 조언한다. “비타민 C를 섭취하고 밀가루 음식을 자제하면서 최대한 내추럴한 식단을 유지하세요. 아로마 오일을 떨어뜨린 따뜻한 물에 반신욕하면 순환을 촉진하고 정서적인 안정을 꾀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 에디터
- 백지수
- 포토그래퍼
- HWANG IN 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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